넷플릭스를 통하여 공개된 영화 [서울대작전]은 올림픽을 앞둔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카체이싱 액션이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운전 실력 하나 만큼은 끝내주는 동욱을 중심으로 구성된 상계동 슈프림팀이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며 펼쳐지는 이야기가 속도감 넘치는 장면 연출을 통하여 완성돼서 흥미진진했어요.
그리하여 탁월한 드리프트 실력을 뽐내는 최고의 드리프터 동욱(유아인), 음악에 일가견이 있는 스파이 디제이 우삼(고경표), 서울 지리에 있어서 만큼은 모르는 게 없는 인간 내비게이터 맏형 복남(이규형), 바이크 동호회 회장 겸 변신의 귀재이자 동욱의 여동생인 윤희(박주현), 재능 넘치는 엔지니어 막내 준기(옹성우)의 활약이 시선을 사로잡고도 남았답니다.
동욱, 우삼, 복남, 윤희, 준기는 안평욱(오정세) 검사의 리드 하에 VIP의 비자금을 찾는 비공식 수사에 투입됩니다. 이들이 일삼았던 불법행위를 빌미로 당근과 채찍을 선사하며 협조를 요구하는 안검사로 말미암아 예기치 못한 사건에 뛰어든 다섯 사람은 드라이버 고용을 위해 이루어진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강인숙(문소리) 회장의 배달기사가 되는데 성공합니다. 참고로 강회장은 VIP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비선실세로 돈 세탁과 운반을 위한 드라이버가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그리하여 강회장의 수하가 된 다섯 멤버는 돈세탁 조직의 실체를 밝혀냄과 동시에 이를 와해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합니다. 허나 강회장 밑에서 행동대장으로 일하는 이실장(김성균)이 내보이는 의혹의 눈초리를 피해갈 수 없었으므로, 위험천만한 순간을 맞닥뜨리는 일 또한 다반사였습니다.
팀원 중에서 우삼은 클럽 DJ로 음악을 담당함과 더불어 네 사람과는 또다른 스파이 임무를 맡게 됨으로써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였고요. 리더인 동욱과 함께 자신이 도맡은 일을 충실히 해내던 복남, 윤희, 준기의 모습도 인상깊게 다가왔음은 물론입니다.
영화 [서울대작전]은 1988년 서울을 그려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화면에 녹아든 복고풍 감성이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던 의상과 액세서리를 포함한 패션 스타일이 이목을 잡아끌었고, 음악 역시도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도록 해줘서 아련함이 밀려오게 도왔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송골매의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
이와 함께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유아인은 팀을 똘똘 뭉치게 하는 캐릭터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연기적인 밸런스를 맞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요. 박주현은 작전이 실행될 때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선보이며 강렬함을 뽐냈습니다. 옹성우는 없어서는 안될 분위기 메이커로 발랄함을 마주하게 해줘서 보기 좋았어요. 팀원들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은 고경표의 열연도 눈에 쏙 들어왔어요.
젊은 배우 5인이 스토리를 이끌어 나가는 동안 중년의 연기파 배우가 맞닥뜨리게 했던 무게감도 대단했어요. 따뜻한 리더십을 겸비한 오정세와 냉철하기 그지 없었던 김성균의 대비도 영화 [서울대작전]을 통해 확연히 표출돼 뜻깊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계동 갈치팸의 수장 갈치 역으로 연기에 도전한 송민호의 모습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상계동 슈프림팀 동욱의 라이벌로 티격태격하는 일이 다반사였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조력을 마다하지 않던 갈치의 의리가 도드라졌답니다.
게다가 영화 [서울대작전] OST인 'CITY+++'를 열창함으로써 작품에 한층 더 힙한 분위기를 불어넣어줘서 흥미로웠어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피쳐링에 참여한 점도 마찬가지였고 말이죠.
덧붙여 영화 [서울대작전]에서 뜻밖의 일에 발을 들인 5총사 중에서 저는 복남 역 이규형의 연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며 작품에 활력을 더해서 대사를 칠 때마다 묘하게 계속 귀에 감기더라고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날티 나는 캐릭터 특유의 가벼움이 꽤 괜찮았습니다. 헤어스타일과 의상도 진짜 잘 어울렸고 말이죠.
그리고 극장직원으로 깜짝 출연한 배우 이세영의 강렬한 연기도 반가움을 전했어요. 강회장을 위해 비자금 수송을 도울 드라이버를 선정하는 레이싱 대회의 시작을 알리는 인물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으니 할 말 다 한거죠.
그치만 무엇보다도 영화 [서울대작전]의 빌런으로 나선 강회장 역 문소리의 카리스마가 어마어마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소리의 찰진 연기력이 빛을 발해서 등장할 때마다 두 눈이 번쩍 뜨였어요.
대한민국 실세이자 비공식 2인자로써 돈과 권력을 향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의 추함을 담아내려 애썼다는 스타일링도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지요. 악역으로 나선 문소리는 처음 보는 거였는데, 덕분에 새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어 짜릿했어요.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고, 1988년을 표현하기 위하여 공을 들인 점은 영화 [서울대작전]의 백미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포니 픽업, 그랜저 1세대, 쏘나타 2세대, 스텔라, 코티나 등의 자동차가 도로를 질주하며 만나게 해주는 카체이싱의 묘미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게 했어요.
카체이싱 액션 장르를 표방한 작품의 의도답게 이에 따른 풍성한 볼거리가 남달랐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서사의 밋밋함은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었으므로, 킬링타임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영화라는 것이 저의 관람평임을 밝혀 봅니다. 그치만 평소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채로운 볼거리가 곁들여진 범죄 오락 액션영화였는데, 좋아하는 배우들이 출연한다거나 자동차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만 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그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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