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다녀온 곳은 삼년산성입니다. 보은 삼년산성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축산성으로써 신라가 서북 지방으로 세력을 확장시키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초기지로 사용된 것이 특징이라고 해요. 이와 함께 삼국사기에 축성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완성됨으로써 삼년산성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기록을 통하여 이름의 유래까지 만나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산성의 둘레는 1,680m에 달하며 최고 높이는 22m, 폭은 8~10m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현재 동서남북 4개소에 문지와 다수의 건물터가 남아 있고, 산성 인접 지역에 약 1,700여 기의 대규모 고군분이 분포한다는 사실도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볼 수 있는 삼년산성 서문입니다. 사적 제235호 삼년산성 전체배치도를 통하여 이곳의 대략적인 모습을 확인하고 움직이면 도움이 되니까 참고하세요.
이 와중에 삼년산성이 반원형 치성과 성내 배수를 위한 수구 등 특이한 축성 양식과 축성 및 수리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존재해서 우리나라 고대 축성법 연구에 중요한 산성으로 평가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돼 신기했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거대한 규모를 보유했던 만큼, 둘러보는 내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할 때가 있었답니다.
납작한 모양을 가진 돌을 사용하여 쌓았다고 알려진 삼년산성의 성벽이 견고함을 자랑하고 있어 이 점도 기억에 남았음은 물론입니다. 성을 쌓는데 쓰여진 돌이 1천만 개를 훌쩍 뛰어넘는다는 얘기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죠. 특히, 기록상 신라시대에 발생한 수많은 전투 속에서 한 번도 함락된 적이 없다고 해서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다만, 서문을 중심으로 자리잡은 성벽은 복원을 통하여 현재의 모습을 구축한 거라고 하니 이 점을 기억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원형이 보존된 다른 곳과의 차이점을 직접 보면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하여 삼년산성을 걷다 보니 저 멀리서 보은사의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보은사는 산성 안에 있는 작은 사찰로써 대웅전과 미륵전 두 채가 전부라고 해요. 이중에서 미륵전 안에 석조여래입상이 모셔져 있다고 하니 온 김에 들러 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는 삼년산성을 걷는 것만으로 지쳐 버려서 따로 방문하진 않았답니다.
잠시 후 만날 수 있었던 남문지는 남쪽 성벽 서쪽 끝에 위치함으로써 남서쪽 모서리에 설치된 성위에서 적을 감시하거나 공격하기 위하여 지은 치성이 방향을 북쪽으로 회전하며 서쪽 성벽과 연결된다고 합니다. 문 밖으로 작은 계곡부가 있어서 이를 중심으로 양쪽의 능선부로 이어지는 성벽에는 반원형의 치성이 설치되어 남쪽으로 접근하는 적들을 쉽게 공격하게끔 구성되었다고 해서 흥미로웠어요.
문의 형식은 사다리를 이용하여 오르내리는 현문식으로 두세 차례 개축하다가 문 입구를 폐쇄했고, 남문지 부근의 성벽도 두세 차례 개축했다고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삼년산성에는 대야리 고분군을 한눈에 살펴보는 것이 가능한 전망대와 같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잊지 말고 발걸음을 해보세요. 이 고분군은 삼년산성을 중심으로 동쪽 지역인 보은읍 어암리, 대야리, 성주리, 길상리, 풍취리, 강신리와 탄부면 평각리에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성벽을 타고 존재감을 뽐내던 초록 넝쿨도 반가움을 전했습니다. 덕분에 뜻밖의 멋진 사진 한 장을 마주할 수 있어 감명깊었어요.
여기는 동문지로 산성에서 가장 긴 동쪽 성벽의 중앙에 있으며, 성벽을 관통하는 수구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동문지의 원래 모습은 성벽의 안쪽 약 절반 정도가 다른 곳보다 북쪽으로 돌출되어 'ㄹ'자형으로 돌아야만 통행이 가능한 형태였다는데, 두 차례의 발굴조사 결과에 따르자면 이 구조는 후대에 문지 조성 과정에서 축조된 건축물이었다고 해서 그전에는 어떤 생김새를 지니고 있었을지 문득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걷는 내내 삼년삼성이 각기 다른 개성을 선보여서 이를 만나는 즐거움도 남달랐습니다. 하늘 아래 새하얀 구름과 맞닿은 초록의 푸르름이 싱그러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거든요.
다음으로 맞닥뜨리게 된 북문지는 성문 밖으로 차단벽이 설치되어 북문으로 접근하는 적들을 쉽게 방어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의 성문 양식으로 보였으나 발굴 조사 결과 차단벽으로 추정된 시설이 후대에 축조된 치성으로 밝혀졌으며, 현재의 성문은 조선 시대에 조성된 것이라고 해서 신라 시대에는 어떤 모양을 갖추고 있었을지 궁금증이 커졌습니다. 처음 쌓았던 성벽이 붕괴된 이후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변화가 이루어진 부분이 적지 않아서 역시나 호기심을 갖게 되었음을 밝혀 봅니다.
서문 터와 성곽을 따라 놓인 계단을 밟으며 내려갈 땐 아치 형으로 구축된 모양새가 시선을 사로잡았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전쟁에서 단 한 번의 패배도 용납치 않음으로 말미암아 철옹성이라고 불리는 삼년산성의 위엄을 직접 걸으면서 확인할 수 있어 감동적이었어요.
일찍 와서 사람이 거의 없는 건 좋았는데, 한 바퀴를 둘러보는데 있어 소요시간이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려서 예상치 못한 아침운동을 하게 돼 뜻밖이었던 한때였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삼년산성을 요리조리 잘 보고 갈 수 있어 만족스러웠어요.
그렇게 우리의 마지막 발걸음은 삼년산성의 주 출입문으로 추측되는 서문지로 오게 되었습니다. 산성 문지 중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지만 성벽이 안쪽으로 휘어 있는 데다가 계곡부의 중앙에서 북쪽으로 약간 비껴난 지점의 북쪽 경사면에 존재하여 성 밖에서 문의 위치가 확실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봐도 무방해 보였습니다.
삼년산성을 내려와 차를 향해 가던 길목에서 나무에 맺힌 연두빛 호두열매를 볼 수 있었던 시간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습니다. 호두나무에 열려 있는 호두열매를 직접 보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충북 보은 가볼만한 곳으로 삼년산성을 꼽으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해 봅니다. 산성을 한 바퀴 둘러보며 역사적 건축 여행을 즐기기 안성맞춤이었어요. 충북 보은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을 벗삼아 걷는 일이 동반됐던지라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행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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