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
tvN 토일 드라마로 주말을 책임져 왔던 퓨전 판타지 로맨스 사극 [환혼]이 20부작으로 종영했습니다. 그러나 시즌2를 예고하며 마무리가 되었으므로, 남은 이야기에 대한 엔딩을 기대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왜냐하면, 마지막회에서 스토리의 매듭을 짓는 게 아니라 떡밥만 한가득 뿌리고 끝났으니까 말이죠.
참고로, 드라마 [환혼] 시즌1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대호국 최고의 술사로 명성이 자자했던 천부관 관주 장강은 왕(박병은)의 요청으로 환혼술을 통하여 잠시 동안 서로의 영혼을 바꾸게 됩니다. 병약했던 왕은 이 기회를 틈타 장강의 몸으로 그의 아내와 관계를 맺어 아들을 남기고, 장강은 그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장욱(김재욱)이 태어나자마자 기문을 막히게 만들어 술법을 쓸 수 없게 조치한 뒤, 본인은 홀로 떠도는 삶을 살아가요.
한편, 대호국 4대 술사 가문으로부터 멸문당한 후 살수로 키워져 악명을 떨치던 낙수(고윤정)는 송림 총수 박진과의 대결에서 위험에 노출됨에 따라 살아남으려 환혼술을 사용해 몸을 바꿉니다. 다만 본인이 점찍어 둔 여자가 아닌 눈이 먼 무덕이(정소민)의 몸에 불시착하게 되면서 뜻밖의 운명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장욱은 막혀버린 기문을 열어줄 스승을 찾는 과정에서 무덕이가 환혼인이며 진짜 정체가 살수 낙수임을 확인하고 몸종으로 데려와 곁에 두면서 제자가 되어 수련을 시작하며 사제지간 로맨스와 더불어 액션 활극을 선보입니다. 장욱은 막힌 기문을 뚫어 술법을 익히기 위해, 무덕은 예전의 기력을 되찾아 낙수로 되돌아가기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말이죠. 허나 그 속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가 벌어짐으로써 결말에 다다라서는 파국을 맞이하게 돼 안타까웠다지요.
참고로 낙수의 영혼이 들어간 무덕이의 정체는 진씨 집안의 장녀 진부연으로 얼음돌의 힘으로 탄생된 아이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으나 신력이 뛰어난 신녀로 진요원 원장 진호경이 애타게 찾아 헤매는 중이었어요. 이와 함께 단향곡에서 만났던 낙수가 무덕이임을 알아 본 서율(황민현)의 순애보와 똥무더기라는 애칭을 선사하며 무덕이에게 빠져들던 세자 고원(신승호)의 모습도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영혼을 바꾸는 환혼술은 사술로 금지된 술법이었으나 천부관 관주 진무는 이를 사용하여 권력을 손에 쥐려 애썼고, 송림 총수 박진은 이를 막아서려 했기에 그로 인한 대립이 어마어마했습니다. 환혼술을 위해선 녹지 않는 얼음돌이 만들어내는 추혼향을 사용해야 했는데, 오래도록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얼음돌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자마자 그 안에 도사린 거대한 힘을 얻기 위한 추악한 욕망이 표출되며 쟁탈전이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퓨전 판타지 로맨스 사극으로 치밀한 서사와 감칠맛나는 대사 및 배우들의 열연에 화려한 CG로 무장한 [환혼]은 매력적인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무덕이와 세자를 포함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대표하는 천하사계로 4대술사 가문의 후계자인 진초연(오마이걸 아린), 박당구(유인수), 서율(황민현), 장욱을 중심으로 대호국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젊은 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동안 박진(유준상), 김도주(오나라), 진호경(박은혜), 진무(조재윤), 허염(이도경) 등의 중견 배우들이 탄탄하게 균형을 맞춰져서 이에 따른 카리스마가 도드라졌어요. 마의 이선생으로 등장한 임철수의 활약도 인상깊었고 말이죠.
다만, 시즌2를 염두해 뒀다는 점에서 [환혼] 시즌1 마지막회는 궁금증만 증폭시키고 끝이 나서 어안이 벙벙해질 때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쯤에서 [환혼] 결말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도록 할게요.
드라마 [환혼] 20회는 무덕이의 몸을 보유한 낙수가 얼음돌의 힘을 포기하고 장욱이 자신의 기력을 전부 소진하여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결계를 풀어낸 뒤 혼인을 약속하며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줘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한때도 잠시, 제왕성을 타고난 장욱의 실체를 밝히며 세자를 구슬리는데 성공한 진무는 당골네 최씨를 왕비의 몸에 환혼시킴으로써 저지른 악행이 들통나자 위기에서 벗어나려 무덕이 안에 깃든 영혼인 낙수를 조종하여 진초연의 아버지 진우탁을 살해합니다. 이로써 박당구와 진초연의 혼례식은 비극으로 끝이 났어요.
뿐만 아니라 진무로 말미암아 기력을 회복한 무덕이의 몸은 폭주가 이루어져 석화가 진행되었고, 그러다 장욱에게 칼날을 겨눔으로써 죽음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도왔습니다. 그 후에 낙수는 환혼인의 무덤으로 불리는 경천대호에 몸을 던져 눈을 감았는데, 물 속으로 가라앉는 도중에 누군가의 힘으로 구조되는 모습을 살짝 엿볼 수 있어 호기심을 자아냈습니다.
여기에 더해 죽은 장욱의 시체를 태우던 불길이 잦아들며 장욱이 살아남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의 서막이 열렸음을 확인할 수 있어 눈이 번쩍 뜨였답니다. 얼음돌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장욱의 몸 안에 있으므로, 얼음돌이 장욱을 살린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 [환혼]을 시청해 온 입장에서 무덕이 역 정소민과 장욱 역 이재욱의 해피엔딩을 바랐던 게 저 뿐만은 아니었을 거예요. 그래서 마지막회를 본 이들이 분노를 쏟아내는 게 이해가 가더라고요. 하지만 무덕이의 영혼이 낙수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자신의 몸을 찾아가는 게 맞는 거라고 보여져 이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긴 했어요.
이러한 이유로 무덕이는 진부연임을 깨닫고 진요원으로 가고 낙수는 자신의 몸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데요, 드라마 초반에 낙수의 시체를 태웠던 걸로 아는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엉킨 실타래를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그리고 얼음돌의 경계에 갇혔을 때 환혼인에게 당해 심각한 부상을 입은 서율을 살리려 자신의 몸 안에 있던 혈충을 넣은 소이(서혜원)로 인한 이야기의 행방도 하루 빨리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혈충으로 인한 통증을 감소시키는 약을 전해받긴 했는데,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드라마 [환혼] 시즌2는 무덕이 역 정소민이 아닌 낙수 역 고윤정이 주인공으로 낙점되었으므로 이로 인해 마주하게 될 새로운 국면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첫회에 살수 낙수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고윤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좋은데, 정소민이 시즌1만 계약을 했다고 해서 무덕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새드엔딩일 것 같아 조금 두려운 마음이 드네요.
예고편을 확인해 보니까 장욱은 물론이고 진초연, 박당구마저 흑화된 모습으로 등장할 거라는 추측이 가능해졌기에 시즌2는 퓨전 판타지 로맨스 사극이 아니라 잔혹 액션 사극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환혼 파트1은 20부작으로 끝이 났는데, 환혼 파트2는 10부작으로 12월에 방영 예정이라고 하니 그때가 얼른 왔으면 좋겠네요. 부디, 모두가 만족할 수 있을 만한 내용으로 결말이 나기를 바랍니다.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가 모두 곁들여진 미친드라마로 자리매김한 [환혼]의 줄거리 및 결말에 대한 얘기는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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