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마음 아팠지만, 마지막회가 끝난 후엔 눈물과 함께 미소 지을 수 있어 좋았던 드라마.
조인성과 송혜교의 열연이 돋보였던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드디어 섭렵했습니다!
부잣집 딸 오영에게서 돈을 뜯어내기 위해 가짜 오빠 행세를 시작한 오수.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은 남매간의 우애가 아닌 사랑으로 발전해
생각지도 못한 삶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만들었지요.
'사랑따위 필요없어, 여름' 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뭐랄까, 드라마 제목에서부터 묘하게 매치를 이루는 것이 기대감을 한껏 더해주었는데요,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미모를 가진 남녀 배우 캐스팅은 물론이고,
노희경 작가가 대본을 집필해서 저도 방영 전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던 드라마이기도 했어요.
드라마 속에서 성장해 나가는 오수와 오영의 모습에 어찌나 짠하던지.
그리고 송혜교 그녀는, 변함없이 어쩜 그렇게도 예쁘던지...ㅠㅠ
TV 화면 속에 얼굴이 꽉 차는 순간에도 정말이지, 굴욕 따위는 없었다는 게 함정이랄까요;ㅁ;
시각 장애인 연기 또한 멋드러지게 해낸 그녀,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 중 하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군 제대 후 한층 깊어진 연기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았던 조인성 역시 최고였어요.
그가 울 때, 제 마음 또한 미어졌었다는!
롱코트가 엄청나게 잘 어울리는 기럭지와 작은 얼굴, 갬블러와 사기꾼, 착한 오빠 사이를 넘나 드는 연기.
그야말로 굿, 굿이었습니다!
오수와 오영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러블리 그 자체!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실수가 아닐까 싶었던 두 사람의 모습이 아직도 아련하네요.
저는 특히, 오수가 가짜라는 걸 알고 모든 걸 털어놓은 뒤에 오영이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요.
"사랑했어..." 라고 말하던 그녀.
그래서 넌 무죄라고 덧붙이던 그녀.
은근슬쩍 노희경 작가의 책 제목이 생각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명장면은 오수와 오영이
벚꽃 흩날리던 아름다운 봄에 키스를 하던 벚꽃엔딩이겠지요.
다시 만나 사랑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일 수 밖에 없었던 두 사람.
저는, 벚꽃이 흩날리면서 오영이 오수를 찾아가는 순간부터 엔딩이 드러나기 전까지,
그 모든 세상이 오영의 눈으로 바라본 것과 같은 느낌을 줘서 더 좋았어요.
명쾌한 또렷함 대신 희뿌연 세상을 보여주며,
오영의 눈 속 세상을 담은 듯한 카메라의 초점이 맘에 들었달까요.
두 사람에겐 겨울이 가고 봄이 왔지만,
우리에겐 또다시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있고, 짧은 가을이 지나면 다시 또 겨울이 와 바람이 불어대겠죠.
그래도, 마음 속 따스함을 간직하며 가끔 두 사람의 사랑을 기억하다 보면
생각보다 춥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조금은 낫겠죠...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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