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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게이고'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23.02.17 히가시노 게이고 [화이트 러시] :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리소설의 긴박감
  2. 2021.05.07 히가시고 게이고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 가볍게 읽기 좋은 작가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
  3. 2021.03.17 히가시노 게이고 [왜소 소설] : 출판계를 둘러싼 요절복통 블랙 코미디
  4. 2020.04.17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의 파수꾼] : 따뜻한 감동이 녹아든 판타지의 울림
  5. 2019.07.09 히가시노 게이고 [인어가 잠든 집] : 뇌사를 소재로 풀어낸 휴먼 미스터리의 절정
  6. 2017.09.05 히가시노 게이고 [가면산장 살인사건] : 놀라운 반전의 연속을 보여준 엄청난 미스터리 소설
  7. 2013.03.3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기적은 있다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3. 2. 17. 05:30

히가시노 게이고 [화이트 러시] :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리소설의 긴박감

최근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화이트 러시]는 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추리소설의 긴박감이 흥미로움을 선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소설 [백은의 잭]을 잇는 설산 시리즈 두 번째 작품으로 스키장에서 패트럴 대원으로 근무하는 네즈와 스노보드 선수 치아키가 재등장하며 반가움을 전하고도 남았다지요. 

 

 

참고로, 작품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연구소에서 비밀리에 실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탄저균, 일명 K-55는 생물학무기와 다름 없는 상태인데 해고된 연구원 구즈하라가 반출하여 스키장에 묻은 뒤, 돈을 담보로 거래를 제안했으나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며 뜻밖의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또다른 연구원 구리바야시 가즈유키는 아들 슈토의 도움을 받아 K-55가 묻힌 장소를 찾기 위해 사토자와온천 스키장으로 향합니다. 

 

그 속에서 K-55를 손에 넣으려 고군분투하는 또다른 빌런의 음모와 더불어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한 아이에 대한 슬픔을 간직한 부모의 이야기 또한 마주하게 돼 인상적이었고요. 스키장 직원 및 그곳에 방문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얽히고 설켜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구즈하라가 죽기 전에 보낸 사진 속 스키장의 곰인형이 단서였는데, 이에 따른 에피소드 역시도 긴장감을 더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때가 있었음은 물론이에요. 

 

이와 함께 슈토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며 확인할 수 있었던 서사의 흐름 속에 녹아든 성장 스토리도 감동을 자아냈던 것이 사실이에요. 어른들이 인지하지 못한 아이들의 섬세한 감수성과 정의로움이 감명깊은 결말을 일깨워줘 만족스러웠습니다. 덕택에 서먹했던 구리바야시와 슈토, 부자지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겨 감명깊었다지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필력도 어마어마하거니와 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작가인데, 그런 의미에서 [화이트 러시]의 출간이 흡족함을 전해줬음을 밝혀 봅니다. 설산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겨울에 읽기 안성맞춤이었던지라 계절감이 걸맞는 소설이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미스터리함이 돋보이는 추리소설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고 말이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이 반영된 소재를 활용한 점도 잊지 못할 거예요. 

 

매번 다양한 시리즈물과 장르물로 읽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추리소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제 기준으로, 지금까지 접한 작가의 책을 머리 속에 떠올리며 순위를 매겨 봤을 때 [화이트 러시]는 상위권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하긴 힘들지만 안 읽어 볼 수는 없는 작품임은 분명하니까 한 번쯤 만나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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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1. 5. 7. 12:57

히가시고 게이고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 가볍게 읽기 좋은 작가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하나야 보석점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참고로 주인공 교코는 부자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인물로써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고객들을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컴패니언을 직업으로 가진 것이 특징이랍니다.

 

그리하여 교코가 컴패니언으로 참여했던 하나야 보석점 고객 감사파티가 끝나고 난 뒤, 직장동료 에리가 호텔 밀실에서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교코는 자신이 마음에 둔 부동산회사 전무 다카미가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옆집으로 이사 온 담당 형사 시바타를 통해 얻게 된 정보로 가까운 사이로 나아가려 애써요. 

 

 

화려한 파티의 밤에 발생한 호텔 밀실 사건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진실이 정체를 드러낼수록 놀라움을 자아냈고, 교코와 다카미의 합동 수사로 인해 펼쳐지는 러브 라인도 적당히 흥미로웠어요. 그러나 1980년대에 집필한 작가의 초기 소설이었던 만큼, 최근에 발매된 다른 작품에 비해 몰입감은 좀 떨어졌습니다. 

 

스토리 라인 안에 설정된 캐릭터 역시도 진부한 감이 없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책표지에서 복고 미스터리라는 단어의 의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 아니기에 붙여진 타이틀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김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와 함께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책 제목마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지요.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말을 가져다 썼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서 아쉬웠어요.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에는 [교코의 꿈 : 컴패니언 살인사건]이었다가 [윙크로 건배]라는 타이틀로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판은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라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덧붙여, 책표지 디자인도 마찬가지였음을 밝힙니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그것만은 참 좋았어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에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킬링타임용 도서로 남게 된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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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1. 3. 17. 07:35

히가시노 게이고 [왜소 소설] : 출판계를 둘러싼 요절복통 블랙 코미디

히가시노 게이고의 [왜소 소설]은 기존에 읽어 왔던 작가의 미스터리, 스릴러, 추리물과는 전혀 다른 장르로의 결을 선보이며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킨 작품이었습니다. 대환장 웃음 시리즈 제4탄으로 그에 앞서 [괴소 소설], [독소 소설], [흑소 소설]이 발매된 것이 특징이에요. 

 

그리하여 가장 최근에 출간된 [왜소 소설]은 출판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경험사는 일이 가능했답니다. 책 속에서 출판계의 민낯을 마주하는 동안, 요절복통 블랙 코미디의 진수를 확인하게 돼 재밌었어요.

 

 

이 소설에는 총 12개의 단편이 담겨 있었는데요, 출판과 직원과 작가들의 애환을 중심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스토리 전개 안에서 드러나는 반전과 묘미가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왜소 소설]의 시작을 알린 첫 번째 에피소드 '전설의 편집자'는 규에이 출판사 서적 출판부에서 단행본을 책임지고 있는 시시도리 편집장이 베스트 셀러 작가에게서 원고를 받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일상이 스펙타클하게 펼쳐져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팔리는 얘기를 쓸 줄 아는 인기 작가들과의 집필 계약으로 책을 출판하는 것이 목표인 시시도리의 활약은 그야말로 고개를 내젓게 만들 정도로 대단했어요. 특히, 작가들의 환심을 사고자 골프 등의 취미생활을 함께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프로포즈까지 해내던 장면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이르렀답니다. 

 

두 번째 에피소드인 '드라마는 나의 꿈'에선 "격철의 포엠"을 통해 신인상을 수상한 아타미 게이스케가 작품의 드라마화를 제안받으면서 만나볼 수 있는 에피소드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최고의 인기 배우를 주인공으로 섭외하고픈 마음으로 가득했던 작가와 소설에 심취해 주인공을 맡고 싶어했던 인기 배우의 엇갈린 타이밍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면서도, 이러한 상황을 통하여 블랙 코미디다운 매력을 확인하게 돼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뿐만 아니라 등단한 지 얼마 안된 로쿠로가 원로 작가들과의 골프 행사에 참여하면서 원치 않았던 시간을 보내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선배 작가들의 격려를 받으며 힘을 얻게 된 '신출내기'도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회사의 부당한 대우로 예기치 않은 인사이동을 받아들여야 했던 주인공이 신인상 최종후보에 오르며 퇴사를 고민하던 '최종후보에 오르다' 역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렇게 책을 계속해서 읽어 나갈수록 [왜소 소설] 특유의 발칙함이 극대화돼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단편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결고리와 배경에 따른 공통점이 상당해서 각각의 독립된 소설보단 연작소설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덧붙여, 히가시노 게이고는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만 특화된 작가 아님을 깨닫게 돼 감탄을 터뜨리게 되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녹나무의 파수꾼]과 같은 휴머니즘 장르의 소설도 괜찮게 읽었는데 블랙 코미디마저 잘 쓴다는 사실을 일깨워줘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어요. 

 

블랙 코미디 장르로 명명된 대환장 웃음 시리즈는 가장 최근에 발매된 [왜소 소설]로 첫 만남을 시작했는데, 그전에 출판된 세 편의 책도 만나보고 싶어질 정도였기에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출판 시장의 침체가 이어졌던 2010년 전후를 토대로 탄생된 작품으로써 생존을 위해 애쓰는 문단과 출판계의 내면을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선으로 풀어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출판계의 현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적절히 결합돼 완성된 [왜소 소설]을 읽으며 기상천외한 웃음을 경험해 봐도 괜찮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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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0. 4. 17. 09:17

히가시노 게이고 [녹나무의 파수꾼] : 따뜻한 감동이 녹아든 판타지의 울림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은 따뜻한 감동이 녹아든 휴먼 판타지를 표방한 책으로써 이로 인한 울림이 상당한 작품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상 최초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전 세계에 동시 출간되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가족이라고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제외하면 할머니 한 분이 계시긴 하지만 함께 살지 않는 관계로 고아와 다름없는 삶을 영위하며 평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온 나오이 레이토는, 급기야 절도죄로 유치장에 수감되는 상황에 이르고야 말아요. 그런데 이때 정체 모를 변호사가 나타나 레이토를 그곳에서 빼내주겠다 제안합니다. 뿐만 아니라 석방 후 의뢰인의 명에 따르기만 한다면 변호사 비용까지 전부 다 대주겠다고요.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레이토는 변호사의 도움으로 유치장을 빠져 나와 의뢰인이자 어머니의 배다른 이복자매인 이모 야나기사와 치후네를 만나 녹나무의 파수꾼 자리를 수락하게 됩니다. 월향신사에 존재하는 녹나무를 지키는 것이 레이토의 역할인데요, 신사 주위 청소와 더불어 예약한 이들을 신전이 자리잡은 녹나무로 안내해 기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되는 거였어요.


단, 특별한 능력을 보유한 녹나무의 비밀을 레이토 스스로 깨닫는 것 또한 파수꾼의 임무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그곳을 찾는 다양한 인물들과 엮이며 단서를 추적해 진실로 나아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녹나무를 둘러싼 이야기가 모습을 서서히 드러남에 따라 마주할 수 있었던 울림은, 휴먼 판타지의 매력을 한층 더 극대화시키며 책 속으로 깊이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고도의 긴장감을 갖고 손에 땀을 쥔 채로 몰입해야 하는 스릴러는 아니었지만, 영험한 나무에 담겨지는 인간의 염원이 전하는 온기 가득한 감성적 스토리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강점이 있어 끝까지 몰입하며 재밌게 읽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 속에서 훌륭한 사업가로 성장해 은퇴를 앞둔 치후네와 레이토 어머니의 얽히고 설킨 관계 및 속사정까지 접하게 돼 뜻깊었답니다. 레이토도, 치후네도, 이제 더 이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끈끈한 유대감을 나누는 진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점에서도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 데뷔 35주년으로 작가가 내놓은 소설 [녹나무의 파수꾼]은 휴먼 파타지 장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그 안에서 추리력을 발휘하게 돕는 부분들이 많아 이 또한 놓칠 수 없었던 작품임을 밝힙니다. 


워낙 다작하는 작가라서 이제는 뭐,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에 그리 놀랍진 않더라고요. 다만, 전세계 동시 출간됐다는 사실에는 놀랄 수 밖에 없어서 역시나 서프라이즈를 전하는 인물임을 인정하고 넘어가기로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과 내가 진짜로 바라는 소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히가시노 게이고의 [녹나무의 파수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표지가 참 마음에 들었던 책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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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19. 7. 9. 09:07

히가시노 게이고 [인어가 잠든 집] : 뇌사를 소재로 풀어낸 휴먼 미스터리의 절정


히가시노 게이고는 정말 어마어마한 작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신간을 발매하는데, 출시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니 로봇설이 나도는 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우리가 책을 읽어나가는 것보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글을 써내려가는 시간이 훨씬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만큼 말이죠. 요즘은 그래서 사실, 새로운 소설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어도 그러려니 하고 말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제가 선택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역시나 신간 중 하나이긴 했지만 추리소설은 아니었어요. [인어가 잠든 집]은 휴먼 미스터리를 표방한 작품으로, 자식을 향한 부모의 사랑에 대해 곱씹어보게 만들며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를 전해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읽어볼만 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습니다. 읽은 지 좀 됐는데 지금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거든요. 



가즈마사와 가오루코 부부는 딸 미즈호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이혼을 미룬 상태로 살아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딸이 수영장 물에 빠져 의식 불명 상태가 됨에 따라 뇌사 판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하여 의사는 장기 기증에 대한 의향을 묻는데, 가오루코는 이를 거부하고 미즈호를 집에서 돌보기로 결심합니다. 


미즈호를 위한 연명 치료는 가즈마사를 통해 뇌나 경추가 손상돼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가 뇌에서 보내오는 신호로 움직이게 돕는 기술의 개발자 호시노에게 맡겨 진행하게 돼요. 호시노 덕택에 미즈호의 팔다리는 움직이는 게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딸에 대한 엄마의 사랑은 집착에서 광기로 변해갔고, 아들 이쿠토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반항심이 커져가기만 했습니다. 


참고로 뇌사란, 뇌의 활동이 완전하게 정지됨에 따라 회복불능한 상태가 되는 일을 의미한다고 해요. 뿐만 아니라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으므로, 뇌사 판정을 받은 환자의 가족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장기 기증을 통해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으나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고픈 부모는 없기에 미즈호를 곁에 두려는 가오루코의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어요. 첨단 과학 기술에 희망을 걸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던 거겠죠. 하지만 호시노가 개발한 건 뇌가 살아있는 환자들을 위한 것이었기에 가오루코는 결정을 해야만 했다고 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어가 잠든 집]은 뇌사를 소재로 풀어낸 휴먼 미스터리의 절정을 선보이며 장르에 걸맞는 이야기 속에서 고도의 몰입감을 경험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추리 소설로 유명하지만, 다른 분야의 소설 역시도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해 자신만의 필력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재능이 탁월해서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싶었답니다. 


가오루코의 집착을 넘어선 광기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의 감정이 아니었기에 더 마음이 아파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제목이 전하는 의미가 더 깊이 와닿아서 착잡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 


이와 함께, 소설의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장식하는 인물의 정체가 놀라움과 감탄을 동시에 전해줘서 이로 인한 여운도 상당했습니다. 미스터리와 같았던 시작을 깔끔하게 마무리짓는 작가의 능력이 다시금 발휘된 부분이었던지라 역시나 엄지를 척 치켜들게 됐습니다.


500페이지가 넘어가는 분량을 가진 책이라서 끝까지 읽는 일이 만만치 않았으나 작가 특유의 개성이 이 작품에도 스며들어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무사히 잘 읽었습니다. 덧붙여, [인어가 잠든 집]의 경우에는 작가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해 2015년에 발표된 책인데 우리나라에서 조금 늦게 출시가 된 거라고 하니 히가시노 게이고 로봇설은 잠시 넣어두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미 또다른 신간이 나왔으니 조만간 다시 생각날지도 모르겠네요.


추리소설보다 훨씬 더 깊이있게 파고들었던 휴먼 미스터리 [인어가 잠든 집]이었습니다.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 읽는다면 감정 이입이 훨씬 더 심화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한 번쯤은 관심을 갖고 읽어보며 작가가 던져 준 생각할 거리를 놓치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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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17. 9. 5. 08:42

히가시노 게이고 [가면산장 살인사건] : 놀라운 반전의 연속을 보여준 엄청난 미스터리 소설






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양한 소재를 자신만의 필력으로 맛깔나게 버무려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선사하는 순간을 책 속에서 경험할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어요.


이번에 손에 쥔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읽느 내내 놀라운 반전과 더불어 팽팽한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작가와 독자 사이에 펼치게 만들어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도모미는 아버지 소유의 별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를 꿈꿨으나 꿈을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해 절벽에서 추락해 사망하게 됩니다. 사건은 꿈을 이루기 일주일 전에 발생, 약혼자였던 다카유키는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모미의 아버지로부터 별장에 와서 묵으라는 제안을 받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 이후에도 그녀 가족과의 인연을 이어갔기에 기꺼이 초대를 수락한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부모를 포함한 7명의 친인척과 함께 며칠 동안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찰에 쫓기고 있던 2인조 은행 강도가 그들이 머물기로 한 별장에 침입해 8명 모두를 감금하고 인질로 삼은 채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계속되는 탈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인질과 강도 사이에서 끊임없이 신경전이 벌어지는데요, 인질 가운데 한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강도가 아닌, 인질들 사이에 의심이 싹트게 되고 그 속에서 범인 찾기를 통해 놀라운 진실이 펼쳐집니다.



가면산장이라는 제목은, 별장의 문 위에 설치된 가면으로 인해 탄생된 제목이었고 이것이 결국은 이야기의 전부를 말해주는 키포인트가 되었다고 봐도 될 듯 해요. 가족들 간의 조촐한 모임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불러 일으키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은 도모미의 죽음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과정 속에서 파생된 것이나 다름 없고, 강도에게 협박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몸을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 뿐이라 자연스레 8명이 알고 있는 공통주제로 그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거예요. 


추리소설의 대가답게 촘촘한 여러 개의 트릭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놓음으로써 반전에 이르기까지 놀라움을 전해주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이야기는 역시나 대단했습니다. 나름대로 충격적인 반전의 연속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안타까운 사랑과 인간의 어두운 이면까지 드러내며 생각할 거리 또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여러 종류의 형사 시리즈는 물론, 과학적 탐구와 더불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모든 책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읽을 때마다 감탄을 전해주는 작가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책을 발매하는 속도 또한 엄청나서 이 또한 경탄을 자아냈다는 사실! 아직도 그의 머리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감춰져 있을 것 같아 기대해 봅니다. 책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인 만큼, 또다른 작품으로 흥미로움과 놀라움을 다시 경험하고파요.


무작정 집어들었을 지라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매력.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직접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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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13. 3. 30. 11:00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처럼, 기적은 있다

 

 

 

 

저는 서점을 참 좋아해요. 책은 사서 두기보다는 읽는 것이 중요한 거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서점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가끔은, 서점에 서서 혹은 자리를 잡고 앉아서 책 한 권을 섭렵하기도 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정말 오랜만에,

서점에서 완독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저에게도 의미가 있는 책이랍니다~

 

나미야 잡화점은 30년 동안 비어 있던 가게인데요,

그곳으로 삼인조 도둑이 숨어들어 의문의 편지에 답장을 해주기 시작하면서

발생하는 판타지적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에요.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떠오르는 장르는 추리소설이 대부분인데,

오랜만에 이렇게 따뜻한 소설을 만나게 해주어서 참 좋았어요.

 

요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시간여행과 디지털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서

잊혀져 갈 수 밖에 없는 인간적인 따뜻함을 동시에 느끼게 해줘서 즐거웠답니다.

 

장난처럼 보내온 편지에도 그 사람이 써내려갔을 시간과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답장을 쓰던 나미야 잡화점 주인 아저씨의 마음을 저는 왠지 알 것 같아요.

 

원하던 답이 아닐지라도 편지에 대한 답장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이 된다는 것,

저도 아주 잘 알거든요.

 

제가 가진 고민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일어났던 순간처럼

언젠가는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어나기 위해 존재하는 단어니까요.

 

행복을 위해 기적을 믿고,

기적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생이기에 힘들어도 참을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지금, 스스로 힘들다고 느껴진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통해

삼인조 도둑과 그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연의 주인공들과 함께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할아버지를 만나보세요.

 

얽히고 설킨 인연은 우연을 필연으로,

고민을 행복으로 바꾸어줄 거예요.

 

그러니까 힘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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