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연작 미스터리인 '나의 오컬트한 일상'은 봄 여름 편에 이어 가을 겨울 편까지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계절이 흘러가는 동안 경험하게 되는 조금은 특별하면서도 독특한 시간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한 작품입니다.
프리랜서 작가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 도재인은 친구의 소개를 통해 새로 창간하는 잡지에서 오컬트를 소재로 한 원고 집필을 청탁 받고, 이를 작성하기 위해 관련된 에피소드에 빠져들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보게 도왔습니다.
우리 주변 가까이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이야기가 오컬트라는 옷을 입어 호기심을 자아냈고, 나름의 로맨스까지 첨가돼 적당한 설렘의 분위기까지 느끼게 해주는 일상 미스터리였어요.
일상 미스터리의 흐름을 잘 이끌어 나가며 평범함 속에서 평범치 않은 이야기를 풀어낼 줄 아는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였는데요, 기대했던 것에 비해서는 오컬트적인 면이 조금 덜 두드러져서 아쉬웠고 로맨스 또한 마찬가지라 이에 대한 허탈함도 없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봄 여름 편 보다는 가을 겨울 편이 좋았고, 흡입력이 더 강했다고 생각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 하고, 일상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마주하게 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큰 점수를 주게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쁜 책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이왕이면 계속해서 연작으로 더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그건 작가 마음이겠죠? 다른 나라의 작가들 같은 경우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시리즈를 써나가고 또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걸 기대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부담없이 가볍게 읽기 좋은 일상 미스터리와의 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나의 오컬트한 일상과의 만남을 주저하지 않으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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