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스릴러,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은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양한 소재를 자신만의 필력으로 맛깔나게 버무려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선사하는 순간을 책 속에서 경험할 때마다 놀라지 않을 수 없어요.
이번에 손에 쥔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읽느 내내 놀라운 반전과 더불어 팽팽한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작가와 독자 사이에 펼치게 만들어서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도모미는 아버지 소유의 별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작은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를 꿈꿨으나 꿈을 부주의한 운전으로 인해 절벽에서 추락해 사망하게 됩니다. 사건은 꿈을 이루기 일주일 전에 발생, 약혼자였던 다카유키는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모미의 아버지로부터 별장에 와서 묵으라는 제안을 받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사랑했던 여인의 죽음 이후에도 그녀 가족과의 인연을 이어갔기에 기꺼이 초대를 수락한 다카유키는 도모미의 부모를 포함한 7명의 친인척과 함께 며칠 동안을 함께 보내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경찰에 쫓기고 있던 2인조 은행 강도가 그들이 머물기로 한 별장에 침입해 8명 모두를 감금하고 인질로 삼은 채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계속되는 탈출 시도는 실패로 끝나고 인질과 강도 사이에서 끊임없이 신경전이 벌어지는데요, 인질 가운데 한 사람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강도가 아닌, 인질들 사이에 의심이 싹트게 되고 그 속에서 범인 찾기를 통해 놀라운 진실이 펼쳐집니다.
가면산장이라는 제목은, 별장의 문 위에 설치된 가면으로 인해 탄생된 제목이었고 이것이 결국은 이야기의 전부를 말해주는 키포인트가 되었다고 봐도 될 듯 해요. 가족들 간의 조촐한 모임이 예상치 못한 사건을 불러 일으키게 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석연치 않은 도모미의 죽음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과정 속에서 파생된 것이나 다름 없고, 강도에게 협박을 당하는 상황 속에서 몸을 자유로이 움직이지 못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 뿐이라 자연스레 8명이 알고 있는 공통주제로 그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거예요.
추리소설의 대가답게 촘촘한 여러 개의 트릭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놓음으로써 반전에 이르기까지 놀라움을 전해주는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이야기는 역시나 대단했습니다. 나름대로 충격적인 반전의 연속을 보여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속에 담긴 안타까운 사랑과 인간의 어두운 이면까지 드러내며 생각할 거리 또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여러 종류의 형사 시리즈는 물론, 과학적 탐구와 더불어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모든 책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었지만 읽을 때마다 감탄을 전해주는 작가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읽은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리고, 책을 발매하는 속도 또한 엄청나서 이 또한 경탄을 자아냈다는 사실! 아직도 그의 머리 속에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감춰져 있을 것 같아 기대해 봅니다. 책 읽는 재미를 선사하는 작가인 만큼, 또다른 작품으로 흥미로움과 놀라움을 다시 경험하고파요.
무작정 집어들었을 지라도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깊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매력. '가면산장 살인사건'으로 직접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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