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연 작가가 집필한 [연적]은 한 여자를 사랑한 두 남자의 기상천외한 여행기를 그려낸 소설입니다. [망원동 브라더스] 이후에 만나게 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었는데, 역시나 독특함이 묻어나는 이야기 속에서 예상치 못한 여운을 전해받게 돼 흥미로웠습니다.
제목처럼 한 여자를 사랑했던 두 남자는 연적이었는데, 그들이 죽은 연인의 1주년 기일에 우연히 마주하게 됨으로써 벌어지는 사건이 주된 내용을 이룬 것이 특징이었어요. 연인의 뼈가 담긴 유골함과 떠나게 된 두 남자의 예측불허 여행기는 상상을 초월하기에 충분했답니다.
한창 젊은 나이에 꿈을 이루지 못한 채로 세상을 떠난 옛 여자친구 재연을 위한 여행은, 그녀가 살아있을 때 좋아했던 장소를 찾아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우유부단함의 극치로 불리는 민중과 행동파 근육맨 앤디가 재연의 죽음 이후에도 연적이 되어 사랑하는 이를 좋은 곳으로 보내주고픈 여행을 함께 하는 순간들이 놀라운 에피소드를 탄생시켜 울고 웃었던 시간을 경험하는 것이 가능했어요.
이와 함께, 끊임없이 이어지는 말싸움과 몸싸움으로 티격태격하면서 조금씩 정을 쌓아나가게 됨에 따라 연적에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놀라움을 자아냈던 책이 바로 [연적]이었답니다.
그리고, 사랑은 일상이 될 수 없단 말과 가장 하고 싶은 건 못하면서 살아도 가장 하기 싫은 건 안 하며 살기 위해 노력해 왔단 민중의 말이 특히 와닿았습니다. 저도 노력은 하는데 잘 안돼서 말이죠.
민중의 연적이었던 앤디, 그들이 사랑했던 재연, 우연히 만나게 된 미수를 포함한 작품 속 모든 캐릭터가 읽는 내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져서 작가 특유의 센스가 역시나 돋보이는 것이 재밌었던 책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두 사람이 제주에서 마주하게 된 미수라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을 뿐인데 그게 점점 힘들어져서 새로운 곳을 찾아 헤매게 된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몰입하게 되는 순간이 있었거든요.
요절복통 기막힌 여행의 종착지와 더불어 민중과 앤디, 두 사람이 맞닥뜨린 결말이 궁금하다면 김호연 작가의 [연적]을 통해 직접 마지막 페이지를 덮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함과 동시에 여행에 대한 갈증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읽어보기 괜찮은 도서이니 시간 날 때 첫 페이지를 넘겨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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