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테 링크의 장편소설 [수사(Die Suche)]는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케이트 린빌의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사건은 영국 북부의 항구도시 스카보로에서 벌어졌고, 케이트는 런던경찰국 소속 형사로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집 처분을 위해 휴가차 내려온 상태라 관할이 아닌 지역의 수사 개입 권한이 없었기에 비공식적으로 일을 진행해 나가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아동 연쇄 실종 사건을 홀로 파헤쳐 나가기 위해 애쓰던 케이트 린빌의 비공식 수사와 스카보로 경찰서 강력반 소속 케일럽 반장의 공식 수사가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통해 마주하게 된 진실과 반전의 묘미가 색다른 재미를전하는 책이었어요. 반면,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추게 된 아이들이 지닌 속사정은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답니다.
이와 함께,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깊었던 샤를로테 링크의 [수사]였어요. 특히 케이트와 케일럽이 완벽한 인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게 도왔습니다. 각기 다른 상처와 아픔을 보유했음을 알게 되자 연민을 갖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저는 특히 케이트가 경험해야 했던 슬픔을 뛰어넘는 잔혹한 가족사와 연애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와중에 케이트와 케일럽의 은근한 러브라인도 맞닥뜨리게 돼 눈을 뗄 수 없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그런데 케이트와 케일럽이 등장한 소설이 [수사]가 처음이 아니라는 걸,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알게 돼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에 출간된 [속임수]가 먼저라고 하더라고요. 참고로, [수사]에서 간략하게 만나볼 수 있었던 중심인물들의 이야기를 [속임수]에서 자세히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고 해서 시간 날 때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어쩌다 보니 거꾸로 읽는 셈이 되어버렸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크게 무리는 없어 괜찮았어요.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은 [수사]에 앞서서 [폭스밸리]로 마주한 게 처음이고 그 이후로도 몇 권을 접했지만, 지금까지 읽어 본 책 중에서는 [수사]가 제일 재밌었어요. 굉장히 속도감 있게 잘 읽히는 책이라 만족스러웠다고나 할까요?
독일에서 범죄스릴러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샤를로테 링크의 다양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꽤 많이 출시되었으니 기회가 될 때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빠르게 읽어나가기 좋은 건 뭐니뭐니 해도 스릴러만한 게 없으니까요.
날씨가 점점 더 쌀쌀해지고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 접어든 만큼, 스릴 넘치는 이야기의 세계를 원하는 분들에게 샤를로테 링크의 소설 [수사]를 권합니다. 단, 이 책을 읽기 전에 [속임수]를 먼저 읽어 보시길 바랄게요. 앞으로 요 시리즈가 계속되기를 바라며, 저는 오늘의 책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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