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에 대해 서서히 알아갈 때쯤, 굉장히 흥미로운 시놉시스를 가진 연극 한편이 저에게 다가왔어요.
'썸걸즈' 라는 이름의 연극이었는데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영화감독이 된 남자주인공이 결혼을 앞두고 자신이 만났던 네 명의 여자를 한 명씩 호텔방으로 초대해
잘못된 관계를 바로잡아 나간다는 내용이에요.
직업과 성격이 다른 네 명의 여자를 대하는 방식은 모두 다르지만,
남자주인공이 나쁜 남자라는 것은 확실히 알겠더라구요.
게다가 나쁜 남자임에도 왜 빠져들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 또한 잘 알 것 같아서 한편으로 씁쓸했어요.
왜 여자들은 나쁜 남자에게 설렘을 느끼는지,
썸걸즈의 남자주인공이 아주 제대로 표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썸걸즈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반전이 꼬리를 잡히자 객석에 있던 관객들에게서 터져나오는 아우성은 정말 뭐라고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저도 그걸 보면서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는데, 나쁜 남자는 정말 나쁜 남자일 수 밖에 없나 싶어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영화감독이라는 그의 직업에 걸맞는 반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용기를 내어 찾아온 옛 연인들에게 몹쓸짓을 한 거죠......어우, 진짜!
특히 남자주인공이 정말 못되게 보였던 건 이석준 배우의 실감나는 연기가 한 몫 했다는 건 꼭 말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요 작품을 통해 이석준 배우를 처음 만났는데,
능글능글하면서도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볼 줄 아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나쁜 남자를 제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직업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따라 변화한다고는 하지만,
이석준 배우의 나쁜 남자 연기는 정말 최고였어요.
거의 3년 전에 본 작품이기도 한데, 여전히 그의 연기와 기막힌 반전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걸 보면,
대단히 인상적인 이야기였음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는 나쁜 남자였지만,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했으니,
역시 우리네 인생과 맞닿아 있는 스토리가 인상이 깊을 수 밖에 없나 봅니다.
그 말은 곧, 사랑과 삶, 사람이 전제가 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는 거,
씁쓸하지만 또다른 삶의 단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볼만했던 연극이었다는 거.
하지만, 현실에선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제 심정이라는 것 밝히고 넘어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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