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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6.14 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 휴머니즘이 녹아든 제주도 푸릉 마을 이야기
  2. 2019.06.17 드라마 [눈이 부시게] : 오늘,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알려준 따뜻한 작품
드라마 취향2022. 6. 14. 03:33

옴니버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 휴머니즘이 녹아든 제주도 푸릉 마을 이야기

노희경 작가가 집필한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20부작 드라마로,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들이 일깨워준 휴머니즘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제주도 푸릉 마을을 배경으로 배우들의 열연과 탄탄한 시나리오가 인생의 희로애락을 접하게 해줘서 눈여겨 볼만 했다지요.

 

 

그 속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캐스팅이 감탄을 자아내고도 남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마다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진면목을 확인하는 일이 가능했고, 새로운 배우의 발견 또한 어렵지 않아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음을 언급하고 넘어갈게요. 

 

하지만, 모든 에피소드가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0대 청소년의 출산이 원수지간과 다름 없었던 아버지들을 화해로 이끄는 도구로의 역할을 했다는 점, 중학생 선아가 스스로를 망가뜨리려 고등학생인 동석의 친구에게 부탁해 관계를 가지려 했다는 과거의 설정은 고개를 내젓게 만들고야 말았으니까요. 

 

1회부터 20회까지 전회차를 챙겨보는 동안 노희경 작가의 탁월한 집필 실력에 새삼 놀라운 마음이 들었던 반면, 장면 곳곳에 드리워져 있던 자극적인 서사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때가 있었음을 밝혀 봅니다. 깔끔한 마무리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은 사실이나 드라마 전체적으로 봤을 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반면, 영옥 역 한지민의 언니 영희 역으로 존재감을 뽐낸 다우증후군 배우 겸 화가 정은혜와 청각 장애를 가진 별이 역으로 이목을 잡아끌었던 농인 배우 이소별의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캐릭터에 걸맞는 배우를 섭외하여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극대화시킨 점은 칭찬 받아 마땅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와 함께 김우빈의 복귀작이라는 사실이 반가움을 더했고, 정인권 역의 박지환과 방호식 역의 최영준이 선보인 열연도 보기 좋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작품에서 봐왔던 배우들의 익숙한 이미지와 상반된 역할이 맞닥뜨리게 해준 색다른 개성도 기억에 남았어요. 

 

그중에서도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제 마음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바로, 정은희 역 이정은이었습니다. 제주 푸릉마을 지킴이 겸 해결사로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오래간만에 재회한 첫사랑 한수(차승원)의 변화에도 꿋꿋히 우정을 확인시켜준 다부진 면모가 눈시울을 붉히게 도왔고요. 곪아 있던 속내를 터뜨리며 진짜 의리로 똘똘 뭉치게 된 미란(엄정화)과의 해후도 최고였습니다. 

 

 

심금을 울린 에피소드로는 할머니와 손녀의 애틋한 동거를 맞닥뜨리게 했던 '춘희와 은기'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춘희 삼춘 역 고두심은 실제로 제주도가 고향이라는 점에서 정통 제주도 방언을 들려주며 귀를 기울이게 했고, 은기 역 기소유의 연기도 대단했다지요. 여기에 더해 은기의 아버지 만수 역으로 고두심의 친아들인 김정환이 출연해서 이 또한 고개를 끄덕이게 했어요.

 

마지막 에피소드인 '옥동과 동석'에서 모자 사이의 끈끈한 애정을 확인하게 해준 순간도 눈시울을 붉히게 했어요. 특히, 옥동 역 김혜자가 제사에 참석해 울분을 토해내던 찰나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고요. 한라산 중턱에서 눈발 날리는 풍경을 마주한 옥동의 표정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로 우리 모두가 행복을 위해 태어났음을 알려준 마지막 장면이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우리들의 블루스]였습니다. 보는 내내 호와 불호를 오가는 양가 감정이 어마어마했는데, 옥동의 죽음이 선사한 슬픔으로 막을 내리지 않고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체육대회가 벌어지며 여전히 살아가는 이들의 생동감을 통해 삶의 의미를 만나보게 해줘서 뜻깊었습니다.

 

휴머니즘이 녹아든 제주도 푸릉 이야기가 눈부시게 빛났던 봄날이었습니다. 드라마 OST에 참여한 아티스트의 향연도 기대 이상이었는데 저는 김연지가 부른 'Whisky on the rock(위스키 온 더 락)', 임영웅이 열창한 '우리들의 블루스', 보사노바 재즈 풍의 멜로디와 반복되는 가사의 매력이 도드라지던  'Quando, Quando, Quando(꽌도 꽌도 꽌도)'가 작품과 잘 어울렸다고 생각합니다.

 

20부작이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금방 흘러서 마지막회에 다다랐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였습니다. 인생 드라마까진 아니었으나 사건사고가 비일비재한 인간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 전개가 그럭저럭 볼만 했기에 이와 관련된 리뷰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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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드라마 취향2019. 6. 17. 20:21

드라마 [눈이 부시게] : 오늘,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알려준 따뜻한 작품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많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 작품이었습니다.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표방하며 주어진 시간을 잃어버려 하루가 다르게 나이를 먹어가는 혜자와 자신의 삶을 방치한 채 그저 흘러가는 대로 무기력하게 버텨 나가던 준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졌어요.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초반에는 분명히 놀라운 판타지 로맨스가 전개되는 것으로 보여졌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현실을 반영시킨 휴먼 드라마임을 확인하게 만들어줘서 이로 인한 충격이 정말 대단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작가의 기지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이남규, 김수진 작가의 콤비 플레이가 그야말로 눈이 부시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12부작으로 다른 드라마에 비해 분량이 짧았지만 내용상 딱 적당했기에 마지막회까지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 바라볼 수 있었답니다.


참고로 2월에 방송이 시작돼 꽤 오래 전에 종영된 드라마인 만큼, 이제부터는 다량의 스포일러가 포함된 이야기를 할 예정이라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그러니 드라마의 내용을 상세히 알고 싶지 않다면, 여기서 읽는 것을 멈춰 주세요. 





별다른 고민 없이 그냥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던 혜자는 기자 지망생 준하와의 대화를 통하여 자신이 진짜 이루고픈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됨과 동시에 사랑을 예감하며 스물 다섯 청춘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아버지가 교통사고의 위기에 처하자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주운 손목시계로 시계를 돌려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는데, 이로 인해 25세 김혜자(한지민)에서 70세 김혜자(김혜자)의 모습으로 현재를 살아가게 됩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시계를 사용할수록, 돌린 시간 만큼 나이를 먹는 대가를 치러야 했기에 일흔의 노인이 되어버린 거죠. 이로 인해 할머니가 된 혜자는 물론이고 아버지(안내상), 어머니(이정은), 오빠 영수(손호준), 그리고 친한 친구인 현주(김가은), 상은(송상은) 역시도 슬픔에 잠기고 말아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혜자를 포함한 모두는 함께 살아가며 곁에 있는 이의 소중함을 더 깊이 깨닫게 됩니다.


여기에 노치원에서 만난 노인들과 그곳에서 일하는 준하(남주혁)의 삶이 어우러짐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한 모험담까지 눈 앞에서 맞닥뜨리게 됐는데, 정말 충격 그 자체라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어벤져스를 능가하는 노인들의 활약상은 대단했고, 드디어 밝혀진 반전은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며 남은 이야기를 하루 빨리 만나보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드라마를 시청한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혜자는 시간여행자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노인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눈이 부시게]의 반전으로써 10회 엔딩을 통해 드러났지요. 그로 인하여 제작진들은 남은 2회 동안 지금까지 뿌린 판타지 로맨스의 떡밥을 회수해야만 했는데, 이 과정이 그야말로 완벽했기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대적 비극이 내포된 1970년대에 20대 청춘을 살았던 혜자의 과거가 70대 노인이 된 현실 속에서 환상과 적절하게 버무짐에 따라 만나볼 수 있었던 10회까지의 이야기 속 복선이 하나 둘씩 정체를 드러낼수록 감탄만 거듭하게 되었답니다. 덕분에 진짜 잘 만든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거, 인정!


일단 두 작가의 시나리오 퀄리티가 상당했고, 연출적인 부분과 더불어 배우들의 열연이 환상의 하모니를 이뤄서 고개를 절로 끄덕이며 마지막회까지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본 시청자들이 [눈이 부시게]를 인생 드라마로 꼽는 이유도 확실히 깨닫는 게 가능했고요.


저는 생각보다 많이 울지 않았고, 인생 드라마로도 선택하지 않았지만, 이 드라마를 볼 수 있었기에 앞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에는 변화가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웠기에 일단은 현재를 제대로 살아가기로 결심했거든요. 정말 좋은 드라마였어요. 



특히, 70대 김혜자 역의 김혜자는 몸은 노인이지만 실제 나이는 20대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는데 진짜 잘 어울렸어요. 다채로운 유행어 섭렵은 기본, 두뇌를 풀가동시켜 지하실에 갇힌 준하를 구출해내기 위해 결성된 노치원 어벤져스 멤버들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모습까지 최고였습니다. 20대 혜자 역의 한지민과 동일 인물이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어 보였어요. 현주, 상은과의 케미도 좋았고 말이죠.


보는 내내 궁금했던 장치의 역할을 속시원히 알려줘서 흡족했고, 데면데면했던 안내상과 김혜자의 관계와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확인하게 해줘서 절로 수긍이 갔습니다.



그리고 인터넷방송 BJ로 별풍선을 얻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영수TV의 주인공 김영수가 된 손호준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볼만 했다죠. 헌혈하고 받은 상품권을 삼겹살로 바꿔와서 엄마에게 들키지 않고 먹으려고 방에 있는 문이란 문의 틈은 다 테이프로 막아서 병원에 실려갔던 에피소드는 정말 찌질함의 극치였는데 이때의 싱크로율 100%! 


영수에 대한 에피소드와 인물의 정체 또한 굉장히 치밀하게 잘 짜여진 반전이 준비되어 있어 더 놀랐으니 아직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못 본 분들이라면 꼭 만나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영수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 내재된 유머코드도 절묘하고 재밌어서 많이 웃을 수 있어 좋았어요. 



제가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는 동안 가장 인상깊게 남은 배우는 바로 이정은이었습니다. 혜자의 엄마와 며느리로 각기 다른 개성을 선보였는데 이로 인한 카리스마와 온도차가 남달라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식탁에서 영수를 혼낼 때 빨간 조명이 후광효과처럼 빛나서 진짜 무서웠답니다.


각기 다른 캐릭터가 선사하는 삶의 애환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던 인물이었음을 인정합니다. 이정은 배우, 연기 진짜 잘해요. 어떤 캐릭터든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힘이 대단했으므로, 엄지를 척 치켜들어 봅니다. 



12회의 마지막을 빛내준 혜자의 내레이션은 지금도 꾸준히 회자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묻자 특별한 일이 벌어진 한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노을을 바라보던 찰나를 떠올리던 모습은, 우리의 모든 순간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 어떤 날도 눈이 부시지 않은 날은 없었을 거예요.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반짝이며 살아갈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니,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고 기운을 내봐요. 행복한 기억을 떠올린다면 더더욱 좋고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드라마 [눈이 부시게]를 보며 작품의 묘미는 물론이고 삶의 의미 또한 되새겨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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