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남자친구]는 배우 송혜교와 박보검이 주연으로 캐스팅됨에 따라 방영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몰고 온 작품입니다. 내용 또한 그에 못지 않았는데요, 동화호텔 대표 차수현과 이곳에 입사한 사회초년생 김진혁의 러브 스토리가 중심을 이룸으로써 신선함을 전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봐왔던 재벌가 남성과 평범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뒤집은, 일명 성별 반전 로맨스의 매력이 극대화된 작품이었음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거든요.
한 마디로, 작가의 섬세한 감성과 디테일한 연출이 환상적인 영상미 속에서 잔잔하지만 굳게 이어지는 사랑의 결실로 나아가는 과정이 아름다웠던 작품이었어요. 스토리 전개 자체는 식상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상하지 않은 얘기가 펼쳐져서 흥미진진했던 것도 사실이랍니다.
특히 차수현 역의 송혜교와 김진혁 역의 박보검이 선사하는 커플 케미가 완벽했어서 보는 내내 절로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두 배우로 인해 드라마 [남자친구]의 존재감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쿠바의 멋진 풍경과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들이 잘 어우러져서 1회부터 보는 재미가 상당했던 것도 사실이고 말이지요.
이와 함께, 드라마 [남자친구]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면면도 눈여겨 볼만 했어요. 사랑했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수현을 지켜주고자 했지만 너무 늦어버린 정우석(장승조), 동화호텔의 홍보팀 부장으로 커리어 우먼의 좋은 예를 확인하게 도와준 김선주(김혜은), 수현의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보살피며 의리를 뽐낸 남명식(고창석), 수현의 유일한 친구이자 든든한 비서로 존재감을 전달한 장미진(곽선영), 오래도록 짝사랑했던 진혁의 마음을 응원해준 조혜인(전소니) 등등, 곳곳에서 씬 스틸러를 만나보는 것이 가능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굉장히 재밌었던 점은 계속 미워해야 하는, 이로 인해 극도의 분노를 일으키는 악역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어요. 수현과 진혁의 사랑이 깊어짐에 따라 찾아 온 위기는 그리하여 두 사람의 현명함으로 극복해 나가기에 충분했기으므로, 이로 인한 강점이 돋보였던 작품이기도 했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따져봤을 때, 드라마 [남자친구]는 착한 드라마 반열에 드는 작품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착해서 진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어요. 게다가 성별 반전으로 이루어진 로맨스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었던 만큼, 결말까지 확인하고 나니 마음이 따뜻해졌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위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위하여 진심을 내보이고 미소 지을 줄 알게 된 수현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진혁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니까요.
이와 함께 눈부신 연출력과 더불어 카메라, 책, 음악 등을 소품으로 활용해 감각적인 포인트와 명장면을 탄생시킨 점도 인상적이었던 드라마였음을 인정합니다. 그림으로 가득한 미술관과 예술작품 또한 마찬가지!
우리 차수현 대표님, 이제는 김진혁 사원과 함께 손잡고 행복한 길만 걸었을 거라 확신할 수 있어 제 마음이 다 놓였습니다. 드라마 [남자친구] 속 명장면으로는 최종화인 16화의 진혁이 찍어준 흑백사진 한 장을 골라봤는데, 예쁘네요:) 절절한 감정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 가끔씩 생각이 날 듯 해요.
덧붙여,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나 자신을 뒤로 한 채 행하는 무조건적인 희생은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으니 이 또한 기억해 주셔야겠습니다. 수현과 우석의 잘못된 결혼으로부터 시작된 파장은 그들의 부모에게 인과응보를 경험하게 만들었으니까요.
반면에 아들의 사랑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엄마를 사랑으로 감싸 안으면서 수현 역시도 포기하지 않았던 진혁의 진면목은 배워 둘 가치가 있었으므로, 오래도록 기억해 두려 합니다. 부모에게 있어 착한 아들임과 동시에 자신의 사랑을 믿고 다른 이들을 설득한 줄 아는 진혁의 굳은 진심은 존경받아 마땅해 보였답니다.
여러모로 많은 깨달음을 전해줬던 드라마 [남자친구]였습니다. 의외성과 진부함이 결합된 스토리 라인 안에서 배우들의 열연으로 인해 제작진이 전해주고팠던 사랑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아, 그리고 절대 빼놓아서는 안될 이야기! OST도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중에서 이소라의 '그대가 이렇게 내 맘에'가 들려올 땐 저도 괜히 눈물이 주르륵 나더라고요. 감성적인 드라마와 잘 어울렸던 이소라의 목소리와 멜로디, 가사까지 오래도록 이 작품을 기억하게 해주는 요소로 남을 거예요. 잔잔해서 아름다웠던 로맨스와의 시간, 잊지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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