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는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작품입니다. 시청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으나 시트콤 드라마의 강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성공적인 시즌제를 이어나갈 수 있었고, 이번에도 마니아층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으며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확인하는 게 가능했어요.
다만 시즌2가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즌1에 출연했던 배우들 6명 중 5명은 만나볼 수 없게 되었고, 유일하게 이준기 역의 이이경만 자리를 지켰다는 점이 초반에는 조금 아쉬웠어요. 하지만, 새롭게 캐스팅된 배우들의 열연이 훌륭했기에 이로 인한 감동과 여운이 마음에 깊이 남았답니다. 덧붙여, 시즌1의 경우에는 방영 당시 과거의 좋은 기억만 간직하며 현재를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와이키키 게스트 하우스는 이준기와 준기의 고등학교 동창인 차우식(김선호), 국기봉(신현수), 세 사람을 중심으로 준기의 친구 김정은(안소희), 우식의 누나 차유리(김예원), 그리고 후암고 여신이자 세 친구들의 첫사랑인 한수연(문가영)이 머물게 되면서 요절복통 코미디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도왔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노력이 여전히 돋보여서 좋았고, 동갑내기 세 친구들의 케미는 물론이고 이들과 얽힌 수연, 정은, 유리의 캐릭터적 개성이 도드러져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이 가능했어요.
다만, 총 16회로 이루어진 작품 속 에피소드가 이전 시즌과 꽤 많이 닮아 있어서 이 점은 좀 아쉬웠습니다. 스토리 전개만 따져 보면, 전작을 뛰어넘을 만큼 기상천외한 이야기는 마주할 수 없었기에 재미가 좀 덜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배우들만 달라졌을 뿐이지 때때로 시즌1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한 분위기가 풍겨오는 장면이 존재함으로써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었던 시간을 여러 번 마주하게 됐으므로, 자기복제의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똑같은 배경음악을 활용하는 것까진 이해가 가능한 부분인데, 그 장면에서 연상되는 분위기마저 똑같다면 이 점은 생각을 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참고로 시즌1의 OST가 시즌2에서 흘러나오던 장면은 제외하고 이야기하는 것임을 밝힙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에피소드 대신, 기존에 많이 알려진 작품의 패러디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인해 예전보다 웃음도, 눈물도 많이 줄어든 상태로 시청을 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습니다.
그래도 장점도 참 많았어요. 우식과 유리의 남매 케미를 두 사람의 웃음 소리가 독특한 데서 찾을 수 있어 흥미로웠고, 아무래도 누나와 남동생이라서 우식이 버럭하긴 하지만 유리의 분노를 감당 못할 때가 많아 이로 인한 전세역전의 찰나가 도드라졌답니다.
덕택에 유리의 시원스런 성격 속에서 빛나던 카리스마와 배려가 인상깊게 다가왔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사고뭉치 누나임을 부정할 수는 없었지만요. 털털함으로 무장한 정은의 세심함과 번뜩이는 통찰력 및 추리력도 극적 요소를 더했음은 물론입니다.
준기는 여전히 배우를 향한 꿈을 놓지 않으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었는데, 악령에 빙의된 연기가 특히나 일품이었어요. 야구만 할 줄 알던 바보가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변화하는 과정을 멋지게 보여준 기봉 역시도 눈길을 사로잡았음을 물론입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가장 아꼈던 캐릭터는 차우식입니다. 돈 되는 일이면 가리지 않고 생계형 가수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음악을 놓지 않는 인물이자 첫사랑 수연만을 향한 일편단심이 눈에 쏙 들어왔던 순정남으로, 일단 분노가 폭발하면 감당이 불가능하지만 평소에는 보조개와 함께 드러나는 부드러운 미소가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은근한 반전을 자아냈습니다.
이와 함께, 수연을 향한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1분이라도' 차우식 버전이 저는 정말 좋았어요. [으라차차 와이키키2]에서는 딱 한 번, 수연이 방에 들어갔다가 우식이 만들고 직접 부른 노래를 재생시켰을 때에만 조금 길게 감상이 가능했는데 풀버전을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우식의 연기 중에선 자신이 만든 노래 '1분이라도'를 다른 가수가 아닌 본인이 직접 불러 싱글앨범으로 내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은 이후, 눈에는 기쁨의 눈물을 가득 머금은 채로 활짝 핀 보조개로 미소를 지으며 행복해 하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모습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순간에 우식이가 느낀 감정을 저 역시도 절절히 공감하는 것이 가능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현대극과 사극에 이어 코믹한 연기까지 완벽하게 해냄으로써 팔방미인의 면모를 선보인 배우 김선호의 차기작도 그런 의미에서 기대해 보려고 합니다.
차우식 다음으로 애정이 많이 갔던 캐릭터는 한수연이었어요. 학창시절에 많은 남학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던 여학생이었던 것도 잠시, 지금은 파혼과 더불어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난한 백수 신세였기에 일을 구하는 것이 급선무인 한 명의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었던 수연이 리포터로 일하면서 새로운 꿈을 찾게 된 모습이 눈부셨고, 끊임없이 노력함에 따라 프로그램 기획에서까지 능력을 선보이며 일취월장하는 성장기가 아름답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저 예쁘게 보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문가영의 열연도 최고의 몰입감을 경험하게 했음은 물론입니다.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 에피소드 중 우식에게 노래 레슨을 받을 때 선보였던 음치 연기가 여전히 머리 속에 저장되어 있다지요.
캐스팅 소식이 발표됐을 때부터 두 배우의 케미가 기대됐는데 역시나였습니다. 하지만 음악적 자부심이 강한 우식에게 음치 수연의 노래 실력은 인내를 필요로 하는 시간일 수 밖에 없었으므로, 이로 인해 터져 나오는 에피소드도 많은 웃음을 전했음을 이야기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우식의 작업실에서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댄스와 함께 무대를 장악하던 수연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는데, 그게 또 의외로 귀여웠어요.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서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시간이지만 자아도취되어 열창하는 모습은 압권이었답니다.
수연과 우식이 함께 있을 때의 투샷 역시 빛났답니다. 꿀이 뚝뚝 떨어지는 우식의 옆모습과 노래하기 위해 조금씩 시동을 거는 수연의 모습은 환상적이었어요. 이와 더불어 수연을 픽업하기 위해 멀리서 레베카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한 우식은 어느새 잠이 들어버렸고, 그런 그를 바라보다 마찬가지로 잠에 빠져든 수연이 서로를 마주보는 상태로 레베카에 자리잡은 이 장면은 저에게 있어 명장면 중 하나로 기억되었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안전벨트를 착용한 모습이 재밌게 느껴졌던 건, 레베카의 상태가 생각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자동차 탑승시 안전벨트 착용은 당연한 건데, 레베카는 멈춰 있을 때도 필수라는 확신이 들었거든요. 하하! 아, 시즌2에서도 역시나 레베카를 만날 수 있어 영광이었어요. 마지막회에서 우식이 레베카를 운전하며 도로를 달리는데 뮤지컬 레베카 OST '레베카'가 흘러나와서 빵 터졌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의 장점을 중점적으로 털어놨으니 이번에는 단점을 좀 언급해 볼까 합니다.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를 만났을 때의 제 심정은 마치 위의 이미지와 같았어요. 분노한 우식의 얼굴 전체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귀에서 김이 났던 순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에피소드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 7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숫자 7은 럭키 세븐인데, 이 작품에선 그게 아니었어요.
7회에서 와이키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던 여성 손님들의 방에 변태가 출몰함에 따라 소동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 준기는 친한 감독님이 잠시 봐달라고 해서 뱀을 담긴 우리를 안고 돌아와요. 그런데 자고 일어난 다음날, 뱀이 우리에서 탈출한 것을 알아채고 게스트 하우스 도미토리 곳곳을 돌며 찾아다니다 소동이 일어났던 여성 손님들 방에서 뱀을 발견합니다.
그리하여 뱀을 포획하고자 침대 밑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방의 주인들이 돌아와 나갈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말아요. 한참 시간이 흘러 손님들이 방을 나갔을 때 겨우 탈출을 감행하나 금방 다시 돌아옴으로 인해 실패한 것도 모자라 이 순간을 포착하고 들어온 변태까지 침대 밑에 숨게 되면서 충격적인 에피소드의 시작을 알립니다.
어쩔 수 없이 좁은 공간에 갇힌 둘이 그리하여 우정을 나누며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초코바를 나눠 먹고, 배우가 꿈이라는 준기를 위해 뱀에게 대신 물리게 되지만 결국에는 경찰에게 잡혀간다는 그런 얘기......
니가 저지른 죄는 절대 해서도 안 되고,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는 준기의 언급이 있었지만 그것만으로 찝찝한 심정이 가시지 않아서 보는 내내 불편했어요. 왜 굳이 이러한 에피소드를 선택했는지 제작진에게 물어보고 싶을 만큼, 옥의 티로 남게 된 에피소드였습니다.
준기의 뒤에서 황당하고 한심하게 바라보는 우식, 유리 남매의 표정이 아마도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하지 않았나 싶네요. 만약 시즌3가 제작된다면, 에피소드 선정에 있어 좀 더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작품을 애정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이 돌아서는 것도 한순간이었음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위에서 이야기한 7회 에피소드 일부분은 정말 안 되는 거였습니다. 바르바르바르른~! 바른 자동차를 타고 나타난 바른 아저씨는 어쩌면 어린이가 아닌, 어른들을 위한 지킴이가 되어야 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바른 아저씨의 유행어인 "안돼요, 안돼~"를 부르짖고 싶었던 순간이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희화하는 옳지 않아요!!!
그럼 이제, 평정심을 다시 되찾은 상태에서 드라마 리뷰 마무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식과 수연의 투샷을 보며 마음을 정화합니다. 두 사람이 즐겨 먹던 호떡집에서의 재회와 결말에 다다라 드디어 진심을 확인한 둘의 키스 장면은 정말 예뻤습니다.
둘이 데이트를 하며 행복한 한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건 섭섭했지만, 호떡과 함께 한 연애의 시작은 아름다웠으니, 충분합니다. 우식이한테 수연이가 호떡 500개 사오라고 할 때 진짜 웃겼거요. 어떤 힘든 일이 있어도 호떡 한 두개면 금방 미소 지을 줄 알던 수연과 수연에 대한 마음으로 호떡을 사먹으며 울고 웃던 우식의 모습은 꽤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리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미지는,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교차했던 감정 상태를 표현한 우식의 얼굴로 대신합니다. 한 마디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의 느낌! 배우들의 활약에 비해 에피소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캐스팅 자체는 흡족함을 전해서 마지막회까지 시청할 수 있었던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2]였습니다.
시즌3가 제작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이는데, 시즌2 멤버가 모두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요. 그럴 바에야 차라리 계속 새로운 배우들을 투입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남자 주인공 셋이서 OST를 부른 것도 좋았는데 말이죠.
집주인이 와이키키 게스트 하우스를 내놓은 걸 보면, 조만간 변화가 생길 것 같긴 합니다. 벽에 걸린 액자의 사진처럼 성공을 거머쥐진 못했으나 그들의 청춘은 여전히 진행 중이니 계속해서 힘내주길 바라요.
그리고 저는, 이 리뷰를 끝으로 시즌2와 시원하게 작별인사를 나누렵니다. 안녕! 멀리 안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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