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말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많은 리뷰입니다 *
JTBC 토일 드라마로 방영된 [모범형사] 시즌2는 16회로 마무리되면서 8.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돌파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습니다. 그리하여 시즌1과는 또다른 사건에 뛰어들며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되새기게 도움으로써 통쾌함을 심어준 추적극의 매력을 경험하는 일이 가능했다지요.
특히, 흰 가운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잡아냄과 동시에 흰 가운 열쇄살인사건으로 위장된 정희주 살인 사건의 실체를 밝히내려 고군분투하던 형사들의 모습이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강도창(손현주), 오지혁(장승조)의 돈독한 케미를 중심으로 새로운 빌런들이 하나 둘씩 출몰하며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해서 흥미롭게 시청하는 일 또한 가능했음은 물론이에요.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인천 서부 경찰서 강력 2팀의 팀워크가 한층 더 빛났습니다. 인천 서부 경찰서장 문상범(손종학)의 지휘 아래서 강력 2팀 팀장 우봉식(조희봉), 권재홍(차래형), 변지웅(김지훈), 지만구(정순원), 심동욱(김명준)이 함께 하니 두려울 게 없어 보였다지요. 범인을 잡기 위해 발로 뛰다 부상을 당하거나 가족이 음모에 휘말리는 등 위험 천만한 상황이 없지 않았지만 정의를 구현하려 힘을 합치니 금상첨화 그 자체였습니다.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2는 티제이 그룹 직원이었던 정희주가 거대 기업을 손에 쥔 권력자들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 전개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티제이 그룹을 상대로 형사들의 고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이러한 이유로 티제이 그룹 천성대 회장의 딸이자 이사로 어마어마한 야심을 품은 천나나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게 사실입니다. 아버지와 이복 오빠를 고발하여 감옥에 수감시키는 것도 모자라 남편까지 죽음으로 내몰며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한 욕망을 표출하던 모습이 공포감을 자아내서 깜짝 놀랐어요.
혼외자로 멸시받으며 살아왔던 인생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게 사실이지만, 이를 보상받기 위해 살인을 서슴지 않던 모습은 잔혹함 그 자체였어서 죄값을 달게 받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었어요. 좋은 머리를 악행을 일삼는데 낭비해 버리는 걸 볼 때마다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게 되기 일쑤였답니다. 우아한 겉모습 뒤로 생존하려 발버둥치던 속내가 수면 아래서 쉴 틈 없이 두 발을 휘젓는 호수 위의 백조를 연상시킬 때가 대부분이었다지요.
하지만 그로 인하여 최강 빌런 천나나 역을 맡은 김효진의 열연이 남다르게 전해져 와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광기가 도드라지던 열연이 감탄을 자아냈고, 목소리를 낮게 내리깐 채로 이야기를 할 때 묘한 위압감이 느껴져서 소름이 오소소 돋는 순간이 존재했음을 밝혀 봅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해서 보는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천나나는 김효진의 인생 캐릭터로 한 획을 그었다고 봐도 될 듯 합니다.
아무래도 수사망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던 천나나의 탁월한 계략이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던 순간이 상당했어요. 그러나 정희주를 죽음으로 이끈 장본인인 천나나를 체포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던 강력 2팀의 끈질긴 사투가 결실을 맺게 돼 이 점이 굉장히 짜릿했습니다.
이외에 천나나 남편 우태호 역 정문성, 천나나 이복오빠 천상우 역 최대훈의 모습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태호 같은 경우에는 천나나의 악한 심성을 도드라지게 만드는 역할로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천상우는 천나나와는 전혀 다른 악질로 분노를 유발시켜서 이에 따른 대립이 흥미진진했어요.
그리고 문상범의 딸 문보경 역 홍서영과 정희주 역 하영도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2를 통하여 강렬한 여운을 선사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보경은 오지혁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버리며 짝사랑 모드를 이어가던 것도 잠시, 티제이 그룹에 입사하여 일하다 불의를 참지 못하고 사직서를 던지던 장면은 아버지를 쏙 빼닮았음을 확인하게 해줘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희주는 일찌감치 천나나에게 살해당했지만, 사건의 실체를 알아나가기 위하여 추적을 거듭하는 형사들로 말미암아 자주 모습을 드러내서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희주의 할아버지 정인범 역으로 출연한 박근형의 모습도 잊지 못할 거예요.
강도창은 [모범형사] 시즌1에서 억울하게 사형 선고를 받고 유명을 달리한 이대철 사건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로 이대철의 딸 이은혜(이하은)와 같이 살아가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드라마 초반에 강력반을 그만둘까 망설이던 순간이 이해가 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은혜로 인해 마음을 다잡고 강력반 2팀에서 최선을 다하게 돼 다행스러웠습니다.
오지혁은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2에서도 여전히 부내나는 캐릭터로 부러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카드한도가 없는 부자의 삶을 영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티제이 그룹 사건을 잘못 건드려 모두가 잘리는 상황이 온다면 강남의 빌딩을 똑같이 8등분을 해서 나누겠다는 말을 던져서 웃음이 빵 터지고야 말았답니다. 그 말에 저까지 괜히 솔깃해지더라고요.
계급도 높고, 학력과 외모 그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데다가 돈까지 많으니 이 세상에 무서운 게 없어 보였던 오지혁이었습니다. 다만,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살해한 살인범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떠올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감당하기 힘든 트라우마를 감내해야 했다는 점이 심금을 울렸답니다.
오지혁과 천나나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죽음을 눈 앞에서 맞닥뜨렸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각기 다른 길로 나아가기를 선택함으로써 형사와 범인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지라 그로 인한 대립이 더욱 치열해 보였습니다. 천나나의 의중을 꿰뚫는 오지혁의 통찰력이 대단했다죠.
강도창과 오지혁은 감성과 이성을 각각 앞세움으로 인하여 예상치 못한 충돌을 반복하다가도 금방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전환하며 사건의 진상을 찾아내는데 일조함으로써 환상의 파트너 그 이상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이로써 같은 경찰임에도 사리사욕을 채우려 빌런에게 붙어먹던 최용근(박원상), 장기진(이중옥)을 응징하며 속시원한 엔딩을 만나게 해줘서 흡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2는 권선징악으로 통쾌함을 심어준 추적극이었으며, 빌런 천나나로 등장한 김효진의 출중한 연기력이 감명깊었던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음을 인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Davely Nate의 'Good Times'가 유쾌한 OST의 묘미를 극대화시켜서 보고 듣는 즐거움도 상당했습니다.
시즌2는 끝이 났지만, 시즌3 가능성이 없지 않아서 새로운 이야기를 또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일단 손현주가 시즌3에서 인사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고, 장승조도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으니 기대를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매 시즌마다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인 만큼, 드라마 [모범형사] 시즌3 제작 소식도 빠른 시일 내에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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