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함께 정해진 끝을 향해 가게 마련인 것이 드라마지만, 그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마음에 남아 많은 의미를 전해주곤 합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드라마에 등장했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해요.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회에서 진아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던 규민에게 둘의 사이가 곤약 같다는 말로 이별을 선고 받은 후, 울분을 달래고자 절친 경선과 음주의 시간 속에 빠져듭니다. 만나기 전부터 낌새를 눈치챈 진아가 경선의 조언에 힘입어 예쁜 옷차림으로 무장한 채 끝없이 터져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들로 막아보려 했으나 역부족이었고, 결국 입 안에 남은 것이라고는 알콜보다 더 씁쓸한 헤어짐의 맛이 전부였지요.
술을 마신 후 진아는 노래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나 경선은 친구를 말려요. 그리하여 노래방이 아닌 밖에서 시작된 둘만의 거리 공연은 함께 부르던 노래 가사로 인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주인공 윤진아가 보여줄 삶을 예견하게 도왔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노래는 바로, 자우림의 하하하쏭!
"모든 게 그대를 우울하게 만드는 날이면 이 노래를 불러보게 아직은 가슴에 불꽃이 남은 그대여 지지 말고 싸워주게"라며 하하하쏭이라는 제목과 달리 다소 비장하게 느껴지는 노랫말은 "라라라라 후회는 저 하늘에 날리고 라라라라라라라라 친구여 새롭게 태어나게"라는 가사로 이어지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비굴한 인생은 그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네 당당히 고개를 들게 친구여 지금이 시작이라네"였어요. 1회를 기점으로 진아가 보여줬던 인생이 노래 속 얘기와 같이 비굴함으로 가득 찼다가 어느 순간 변화하는 순간들이 존재해 더 인상깊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신나게 라라라를 외치다 마지막엔 "하! 하하! 하하!"를 부르짖으며 하하하쏭다운 구절을 선보이는 자우림의 명곡은 직장인들이 겪는 애환을 보다 가까이에서 위로하며 힘이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비단, 직장인들만이 그런 것은 아니라는 건 우리가 모두가 잘 알지만 오늘은 드라마 위주로, 우리 윤진아를 중심으로 써내려가는 것이니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회부터 진아(손예진), 경선(장소연)의 오래된 우정이 빛을 발했던 장면이기도 했는데, 이 또한 미래를 위한 복선이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요. 드라마의 결말 또한 확인한 지 오래니까요.
어떤 마무리가 지어지든, 진아와 경선이 예전처럼 하하하쏭을 나눠 부르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화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제 바람이 이루어진 게 맞은 걸까요? 사랑에 울던 진아가 일로 인해 다시금 울 수 밖에 없었을 때 다시금 떠올랐던 자우림의 하하하쏭. 이 노래를 잊지 않음으로써 우리 삶에도 밝은 빛이 오랫동안 머물기를 소망합니다. 노래의 마지막 구절을 힘차게 불러 제끼며 웃을 수 있도록 말이죠. "라라라라 마음에 가득히 꽃피우고 라라라라라라라라 친구여 마음껏 웃어보게 하! 하하! 하하! 하! 하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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