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개봉한 영화 [렌트]는 1996년에 초연된 뮤지컬 [렌트]를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가난한 예술가 8명이 중심이 됨으로써 그들의 삶을 통해 뜨거운 에너지와 애틋한 사랑, 꿈을 향한 열정까지 경험하는 것이 가능한 이야기가 뮤지컬 영화 [렌트]에 존재했습니다.
밀린 집세로 인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보헤미안들의 인생이 귀를 사로잡는 노래와 삶의 희로애락이 녹아든 스토리 전개로 뻗어나가며 놀라운 감동과 여운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영화였어요. 특히, 성별의 구분없이 다양한 인종과 계층을 보여주며 파격적인 흐름을 마주하도록 도운 점이 인상깊었답니다.
각본 없는 다큐멘터리 촬영을 모토로 어디든 카메라를 갖고 다니기 바쁘던 마크(안소니 랩), 힘겨운 삶을 살아나가면서도 사랑과 꿈을 향한 열정을 놓치 않았던 뮤지션 로저(아담 파스칼), 클럽 댄서 미미(로사리오 도슨). 퍼포먼스 위주의 예술을 하는 모린(이디나 멘젤)과 변호사 조앤느(트레이시 톰스), MIT 교수 콜린스(제시 L. 마틴) & 드랙퀸 드러머 엔젤(윌슨 저메인 헤르디아) 커플의 치열한 일상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다만 베니(타이 딕스) 만큼은 부잣집 딸과 결혼해 건물의 소유주로 거듭남에 따라 보헤미안으로 살았던 과거와 청산하고 다른 이들을 위험에 빠뜨리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연장 내부에 설치된 무대 위, 한 줄로 나란히 선 8명의 배우가 뮤지컬 [렌트]의 넘버인 'Seasons Of Love'를 합창하면서 시작된 얘기는 밖으로 나아가 뉴욕 곳곳을 비추며 예술가들의 고뇌와 가난,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며 눈부시게 피어나는 사랑을 매력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작품 자체가 꽤나 오랜 과거에 만들어진 데다가 문화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차이가 나는 부분이 상당해서 이로 인한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지만, 한 번쯤 볼만한 영화인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던 동성애, 마약, 에이즈 등을 소재로 내세워 무거운 감이 있긴 하나 그 속에서도 어둠을 뚫고 나오는 눈부신 빛이 존재 마련이었으니까요. 여기에 아름다운 음악과 그에 어우러진 예술가들의 인생이 색다른 재미를 확인하게 했음은 물론입니다.
이와 함께, 아무래도 동명의 뮤지컬이 원작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넘버의 매력이 귀를 사로잡아서 자꾸 듣고 싶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에서도 여러 번 감상이 가능한 'Seasons Of Love'는 멜로디와 가사의 조화가 완벽해서 정말 최고였어요. 다른 음악들도 좋았지만, 이 노래에 대한 언급은 빼놓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뮤지컬 영화라는 특성으로 인해 대사보단 노래와 춤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니 이 점도 참고해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주역으로 모습을 드러낸 8명의 배우 모두 멋진 활약을 선보여서 보는 즐거움이 기대 이상이었던 뮤지컬 영화 [렌트]였습니다. 덧붙여, 이중에서 유일하게 모린 존슨 역의 이디나 멘젤을 알고 있어 반가움이 더해졌던 사실을 밝힙니다. 모린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소화하기 쉽지 않아 보였는데, 찰지게 열연해줘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뮤지컬 [위키드]의 엘파바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1, 2편의 엘사로 지금도 여전히 존재감을 뽐내는 이디나 멘젤의 과거 모습을 만나볼 수 있어 흥미진지했습니다.
뉴욕 이스트빌리지의 청춘들이 선사하는 삶과 예술을 만나게 해줬던 뮤지컬 영화 [렌트]는 음악적으로 풍성함을 전해주는 작품이라 이로 인한 여운이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덧붙여 2020년 6월 13일부터 8월 23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렌트]가 공연된다는 점도 머리 속에 저장해 두시면 좋지 않을까 싶네요.
영화와 또다른, 무대에서 만나는 뮤지컬 [렌트]의 생생한 현장감이 궁금하다면 공연 기간 내에 디큐브아트센터를 방문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저도 우리말로 연기하고 노래하는 [렌트]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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