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극한직업]은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맞닥뜨리게 된 고반장 고상기(류승룡)이 팀원인 장형사 장연수(이하늬), 마형사(진선규), 영호(이동휘), 재훈(공명)과 함께 잠복 수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총 5명으로 구성된 마약반은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하여 실적이 부진해서 해체 위기에 직면하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24시간 감시를 실행하게 됩니다.
그런데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에 자리잡은 치킨집에서의 잠복이 어쩌다 보니 가게 인수로 이어지며 예상치 못한 위장 취업이 시작되었고, 수원 갈비집 아들로 절대미각을 보유한 마봉팔 형사가 갈비 양념에 버무린 치킨을 내놓음으로써 맛집으로 소문이 나기에 이르지요. 그리하여 수사는 뒷전이고 치킨 장사로 분주해진 마약반은 이대로 치킨집 운영에 집중하며 닭을 잡을 것인가, 경찰의 본분을 다하며 범인을 잡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에 빠집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5명 모두 경찰이 아닌 장사에 소질이 더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충분히 고심해 볼만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와중에 수원에서 30년 전통의 왕갈비집을 했어도 이만큼 유명해진 적이 없다는 봉팔의 한탄을 듣고 나니 시기와 아이디어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왕갈비 양념을 활용한 통닭은 이름만 들어도 맛있어 보이지만 흔한 음식은 아니었으므로 사랑 받는 게 어찌 보면 당연했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고반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마약반 팀원들 개개인의 무술 실력 만큼은 출중하나 작전 수행 능력에 있어 정교함이 떨어졌기에, 이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느낌이 영화를 볼수록 강하게 와닿았습니다. 똘기 또한 충만하지만 아직은 좀 더 실력을 갈고 닦아야겠다 싶었지요.
그리하여, 다섯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로 말미암아 작품에 걸맞는 캐릭터의 개성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은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맛깔나는 대사와 시선을 사로잡은 연출이 생생하게 살아난 이유 또한 여기에서 찾는 게 가능했으니까요.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액션 코미디 장르는 익숙한 게 사실이지만, 영화 [극한직업]은 조금 달랐습니다. 경찰수사에 치킨집을 접목시킴에 따라 신선한 소재가 빛을 발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영화 속 대사를 패러디해 저의 관람평을 이야기해 보자면 아마도 이거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이것은 액션 코미디 영화인가, 음식영화인가?', 그 정도로 치킨과 치킨집이 많이 나왔답니다. 실제로 영화에 사용된 치킨이 463마리라고 하니 말 다한 거죠.
영화 [극한직업] 덕택에 수원 통닭거리가 흥했고, 수원왕갈비통닭을 개발한 남문통닭에서 판매가 재개된지 괘 됐다고 해서 저도 그 맛이 궁금해집니다. 처음 수원왕갈비통닭이 출시됐을 때 판매가 저조해서 메뉴에서 사라졌다가 다시 생긴거라고 하니, 먹어볼 기회는 지금이 맞는 거겠지요.
액션 코미디인데 치킨 얘기만 해서 음식영화라는 착각이 들게 만드는 [극한직업]은 마약반 멤버들의 가게가 잘 되면서 본격적으로 장르의 반전을 꿈꾸게 됩니다. 이로 인해 악역 이무배(신하균), 테드 창(오정세)의 존재감도 잘 살아나니 관심있게 지켜봐 주셔도 좋겠네요.
영화를 보면서 놀랐던 점은 액션씬이 꽤나 본격적이었다는 사실이에요. 그리하여 초반에는 코미디, 막판에는 액션의 묘미를 만나보게 해주는 작품이라고 봐도 좋겠습니다.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장난을 이용한 언어유희도 곳곳에서 마주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제 기준에서는 여기서 멈춰도 되겠다 싶은 선을 넘는 때가 많아서 좀 아쉬웠어요. 이로 인한 호불호도 상당히 갈리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액션씬 중에서는 장연수 형사 역의 이하늬와 이무배의 보디가드로 엄청난 활약을 경험하게 해준 장진희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보여졌습니다. 웃음기 쫙 빼고 액션에 초점을 맞춘 명장면이었어요. 이외에 고반장의 좀비설 목격, 야구부 출신 재훈의 맷집 확인, 유일하게 경찰이라는 본분을 자각했다가 서서히 치킨집 장사에 빠져들던 영호의 변화 역시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이들이 마약반에 투입된 이유가 공개되는데, 덕분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해를 제대로 시켜주는 개연성, 인정!
보는 내내 가장 눈에 들어왔던 주인공은, 마형사 역의 진선규 배우였습니다. 절대미각에 요리도 잘하고, 유도 국가대표 출신에 중국어마저 능숙하게 구사함에 따라 다재다능한 캐릭터로 팔색조의 면모를 선보여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다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인해 사고뭉치에 가까웠다는 점이 너무나도 큰 약점이었답니다. 역시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는 게 맞는 듯 해요.
마형사는 영화 [극한직업]을 음식영화, 액션영화, 코미디영화로 변화시키는 엄청난 캐릭터로 배우 진선규를 관객들에게 각인시키기에도 충분했다고 봅니다. 물론, 다른 작품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은 게 먼저이긴 하지만 말이죠. 아, 여기에 장르를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하는 걸 깜빡했네요. 이름하여, 로맨틱 코미디!
감칠맛 나는 열연으로 존재감을 표출한 진선규의 계속되는 행보를 그런 의미에서 응원합니다+_+
여러모로 킬링타임용 무비로 가볍게 보기 괜찮았지만, 딱히 취향은 아니었던 영화 [극한직업]이었습니다. 저는 극장에서 개봉했을 때 안 보고 올해 설 특선영화 덕택에 마주하게 됐는데 그게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보고 나면 치킨이 먹고 싶어지는 액션 코미디 정도로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그래도, 영화 [극한직업]의 명대사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 통닭인가?" 이거요. 고반장의 능청스러운 전화받기에 감탄하며 웃음을 터뜨렸던 장면이라 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거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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