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체크 히어로]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룬,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소년 알렉스와 무사인형인 체크 히어로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에 앞서 마주하는 것이 가능했던 영화의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장면이 보여져서 깜짝 놀랐답니다.
태국의 장난감공장은 어린이들의 노동력 착취를 통해 무사인형이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일하던 한 아이가 실수로 통역과 함께 방문한 사장의 체크무늬 목도리를 봉제인형의 옷으로 만들어버렸고, 이날 내리친 강력한 번개로 인하여 체크무늬 무사인형에 전설의 무사로 알려진 다크 히어로의 영혼이 깃들게 됨에 따라 체크 히어로의 존재가 탄생합니다.
그렇게 태국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체크 히어로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 의붓형과 함께 살아가는 소심한 덴마크 소년 알렉스의 품에 선장 삼촌이 주는 생일선물로 품에 안기게 돼요. 알렉스는 학교에서 불량 학생들이고 치이고 좋아하는 소녀 제시카에게 말 한 마디 붙이지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체크 히어로의 도움을 받아 학교의 인기인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조건은, 알렉스 역시 체크 히어로를 도와줘야 한다는 거였어요.
꼭 수행해야 할 임무가 있는 히어로지만 영혼을 제외하면 육체는 인형과 다를 바 없기에 알렉스와 의기투합해서 적을 무찔러 나가는 일이 그에게는 꼭 필요했습니다. 기존에 만나왔던 영웅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귀여운 비주얼은 눈을 사로잡았고, 이에 반해 몸으로 실천하는 행동력은 거칠어서 반전 매력이 존재했던 캐릭터로 봐도 무방했어요.
다만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은 어린이들이 이해하기에는 좀 어렵고, 어른들이 설명을 해주기에는 곤란한 부분들이 많아서 전체 관람가라는 등급에는 맞지 않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알렉스의 삼촌이 여성 친척들에게 반가움을 표하는 행동은 무례하기 그지 없었고, 아동 노동력 착취과 밀수 등의 사회문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인 것은 맞으나 무게감이 상당해서 동글동글 깜찍한 그림체로도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참고로 덴마크 애니메이션인 [체크 히어로]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창작되었으며 인기가 엄청나서 시즌2 또한 만나볼 수 있을 거라고 하던데, 그래서 조금 두려워졌습니다. 어떤 줄거리를 가지고 돌아올지 예상이 불가능해서요.
그치만, 후속편이 개봉한다면 한 번쯤은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사회에 만연한 문제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소년과 작은 인형 히어로가 합심해 선보인 해결책이 나름의 통쾌함과 짜릿함을 선사했으니까요. 과격한 체크 히어로를 달래 정의를 구현한 알렉스의 선택도 탁월했음은 물론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영화 [체크 히어로] 속 알렉스와 체크 히어로의 케미가 환상적이라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이와 함께 귀를 사로잡는 음악도 애니메이션의 강점이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덧붙여, 2019년에 진행된 21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 장편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라는 사실도 알게 돼서 흥미진진했습니다.
마냥 재밌진 않았지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관계로 그냥저냥 볼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 [체크 히어로]였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세상에 없던 영웅이었던 것만은 맞다고 보여집니다. 이로 인해 체크 히어로와 더불어 알렉스 또한 한뼘 더 성장했으니 이 또한 훈훈한 결말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기자기한 내용의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을 때 권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니, 이 점은 꼭 참고해서 봐주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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