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겨보던 네이버 웹툰 [용이 산다]가 시즌4로 완결이 났습니다. 드래곤과 인간이 이웃으로 함께 지내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종족의 공존을 유쾌하게 그려낸 판타지 일상물이라서 재밌게 봐왔던 것이 사실인데, 무려 7년 만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초작가 특유의 멋진 그림과 스토리가 볼 때마다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서 완결이 난 이후에도 첫회부터 여러 번 정주행을 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오래도록 기억될 웹툰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제목에 걸맞게 인간보다 용이 더 많이 등장하는 용물인데, 성격과 생김새에 따른 특징이 뚜렷해서 보는 재미가 상당했어요.
참고로 위의 이미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캐릭터는 인간 최우혁을 포함해 푸른 빛을 띄는 김용, 갈색 빛의 김옥분, 톡톡 튀는 핑크빛이 인상적인 마리, 은은한 레몬빛이 감도는 로이입니다.
웹툰 [용이 산다]는 프리랜서 2년차에 독립한 최우혁이 옆집에 사는 김용과 맞닥뜨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사 온 기념으로 옆집에만 시루떡을 전해주러 갔는데 하필이면 빈틈 많은 김용이 현관문을 살짝 열어둔 채로, 인간이 아닌 용의 모습으로 게임을 즐기는 걸 포착하게 됨으로써 절친과 가족을 뛰어넘는 이웃사촌이 돼 추억을 쌓아가며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자연에서 살아가는 용과 인간 사이에 숨어서 그들과 친화적으로 융화돼 살아가는 용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김용은 인간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을 시시탐탐 노리며 로또에 집중, 여기에 컴퓨터 게임을 애정함과 동시에 속물적인 근성이 다분한 용족의 일원이랍니다.
반면에 최우혁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평범한 생활을 누리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 온 20대 청년이에요. 인간 한정으로 사교성이 결여된 대신, 용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 김용으로부터 출발해 다양한 용족 친구들을 갖게 됩니다. 웹툰 속에서 이러한 이유를 뒷받침해주는 득용전설 에피소드도 존재하니 나중에 주의깊게 봐주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참고로 용족들은 인간 세계에서 먹고 살기 위해 각기 다른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김용은 판타지 소설 작가로 과거에 벌어졌던 실제 이야기를 책으로 출시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책 속 주인공들이 웹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차도 다양하니 이로 인한 재미도 놓치지 않기를 바랄게요.
기본적으로 웹툰 [용이 산다]는 최우혁과 김용을 메인으로 펼쳐지는 만화이긴 하지만, 매 시즌마다 타이틀 롤이 되는 용을 새로이 마주하는 것이 가능해서 좋았어요.
그중에서도 김용의 조카로 모습을 드러낸 마리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 웹툰 [용이 산다]의 마스코트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지요. 마리의 부모님이 차린 M디자인 회사의 얘기를 확인할 수 있었던 회차들도 색다른 즐거움을 전해줘서 미소를 지으며 읽어 내려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마리의 가족들이 보여준 에피소드는 따뜻함을 불러 일으키며 감동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닮고 싶은 가족상을 선보였다고 확신해요. 마리의 아버지 얼굴 한쪽에 난 커다란 상처의 내막, 마리가 자동차 타는 걸 두려워하자 고안해 낸 해결책 등이 인상적이었답니다.
그리고 일하고 싶은 회사 사장의 본보기를 보여준 마리 어머니의 카리스마도 멋졌습니다. 넉넉한 연봉은 물론이고 회식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는 카드도 부러움을 자아냈거든요.
이와 함께 마리의 양심통과 관련된 내용도 온기를 전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용은 신성한 생물이라 양심에 거스르는 일을 하면 몸이 아파오는데, 어린 마리 역시 이러한 시기를 거쳐서 조금씩 성장하는 부분들이 감명깊었어요.
김용과 최우혁 못지 않게 남다른 케미를 자랑했던 차차(차찬희)와 하미(함이슬)의 이야기도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용과 인간, 언니와 동생을 뛰어넘는 사랑을 선보이며 한없이 빠져들게 만들었다지요. 하미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잠이 들자 차차가 메이크업 클렌징을 대신해 주는 모습에서 애정이 느껴져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앞서 언급한 내용을 포함, 하미가 계속해서 차차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이유를 수긍하게 도와주는 에피소드가 다수 포진되어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며 보게 됐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쉽게 해주지 못할 일을 척척 해내는 차차와 10년이 지나서야 자신이 용임을 밝힌 언니를 변함없이 아끼는 하미의 에피소드는 볼수록 아름다웠습니다.
둘 다 외롭게 살아 온 시간이 적지 않고 그래서 더 많이 의지해 왔기에, 어디든 같이 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순간들도 울컥함을 경험하게 했어요. 차차와 하미가 함께라면 정말로, 그곳이 어디라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아 부러움의 극치를 경험하게 해준 둘이었습니다.
덧붙여서, 위기에 빠진 사람이 가까이 있는데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촬영에만 집중하며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을 향한 차차의 마음 속 외침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웹툰의 장르가 판타지 일상물이지만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에 판타지를 한 스푼, 반대로 판타지에 현실 양념을 적절히 섞어 탄생시킨 에피소드가 깨달음을 전해주는 시간도 다수였음을 밝혀 봅니다.
하미와 차차의 행복한 한때를 완벽하게 표현해 냈다고 생각되는 이 장면도, 잊고 싶지 않아 넣어봤습니다. 매회 명장면과 명대사가 눈을 즐겁게 해서 자꾸 보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웹툰 [용이 산다]였습니다.
인간과 인간, 용과 용보다 오히려 인간과 용! 같은 종족보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와의 만남은 인생에 있어 더 특별한 찰나로 기억되겠지요. 처음에는 분명히 놀라움을 가져다 주긴 하겠지만, 그래도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아니, 왜 저만 용 친구 없지요? 흑흑.
셀린느는 김용이 집필하는 판타지 소설의 주인공인데 이렇게 새로운 인물로 만나게 돼 우혁 못지 않게 저 또한 영광이었습니다. 그로 인해 셀린느 님이라고 칭하는 우혁을 보며 질투하는 김용도 귀여웠어요.
김용 할머니 카야는 인간을 기피하는 용으로 셀린느의 천적이지만, 오래 묵혀 둔 원한에 대한 진실 또한 웹툰에서 밝혀지니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얽히고 설켜 생성해 내는 관계의 짜임새가 촘촘해서 재밌던 웹툰 [용이 산다]였습니다. 김용의 누나 김옥분과 이영수의 러브 스토리 역시도 마찬가지였고 말이죠.
태어난 이후 계속 머물렀던 네스트를 벗어나 부모의 명령에 따라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적성을 찾아가던 로이와 수희의 우정도 최고였습니다. 로이와 마리가 함께 하며 싸우고, 그렇게 정들어가던 시간도 매력적이었고요.
우리 모두는 결국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종족의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웹툰이 바로 [용이 산다]였습니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결론적으로 행복하다면, 그걸로 된 거죠. 어느새 맞닥뜨렸던 이야기의 시작처럼, 이야기의 끝 역시도 담담하지만 여운 넘치게 마무리가 돼서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정말 잘 봤어요.
7년 동안 연재에 임한 초작가에게 감사하며, 이 시간 동안 잊지 않고 이 웹툰 정주행을 무사히 마친 저에게도 칭찬의 손길을 스스로 건네봅니다. 하나의 웹툰을 이렇게 오래 즐긴 제 자신이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그만큼 작품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의미에서 초작가의 차기작 연재를 기다리며, 저는 웹툰 [용이 산다]의 여운에 조금만 더 몸을 맡겨 보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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