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레이크가 집필한 소설 [애프터 안나]는 딸이 실종된 전후의 상황을 1부와 2부로 나눠 보여주며 이에 따른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냄에 따라 사건을 추적해 나가는 순간들이 흥미로운 스릴러였습니다.
이혼 전문변호사로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나가던 줄리아가 바쁜 스케줄로 인해 30분 늦게 도착했을 때, 학교에 남아 있어야 할 다섯 살 딸 안나가 사라져 버리는 일이 발생합니다. 줄리아는 경찰의 도움으로 유괴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단서를 많지 않은 관계로 야속하게 시간만 흘러가고 말아요. 여기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언론에선 줄리아의 사생활 폭로를 서슴치 않으며 자격 없는 엄마로 몰고 가면서 마녀사냥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이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종된 안나가 돌아오면서, 줄리아는 본격적으로 범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워킹맘으로 일에 치여 아이를 제 시간에 데리러 가지 못한 줄리아의 자책감은 언론들이 몰아가는 부정적 이야기로 말미암아 극대화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란 확신은 거두지 않았죠. 이러한 줄리아의 기다림은 안나의 귀환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했으나 아직 끝이 아니었기에, 숨죽이며 [애프터 안나]의 뒷이야기를 읽어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안나의 실종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줄리아와 주변 인물들의 감정 및 대립을 중점적으로 만나볼 수 있었고, 후반부를 통해선 유괴된 안나의 흐릿한 기억 속에서 딸을 납치한 범인을 밝히려는 줄리아의 노력이 확인하게 해준 놀라운 반전을 경험하게 돼 손에 땀을 쥐고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답니다.
요즘과 같이 SNS가 생활화된 시대에서 이러한 매체가 타깃이 된 인물에게 끼치는 영향 중에서도 특히 부정적인 부분을 마주할 수 있어 안타까웠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무리들의 욕심이 위험하게 느껴져 읽는 동안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의 제목은 [애프터 안나]이지만, 안나가 아닌 안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욕망과 잘못된 선택이 초래한 비극을 중심으로 쓰여졌다는 점에서 많은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스릴러 소설로, 캐릭터의 심리를 세밀하게 글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집중해 잘 읽을 수 있어 인상적이었어요.
참고로, 알렉스 레이크는 영국 소설가로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아서 베일에 싸인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합니다. 검색을 해보니까 국내에 출시된 소설이 [애프터 안나] 외에 몇 권 더 존재한다고 나오네요. 그러니 일단은 좀 더 읽어보면서 작가 특유의 개성에 푹 빠져봐야겠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글로 말을 하는 사람이니, 앞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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