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청춘시대2가 지난 주 14회를 끝으로 종영했습니다. 벨 에포크에 머무르는 다섯 하메들의 예측 불가능한 삶 속에서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 집중해 보여줌으로써 또다른 재미를 선사했는데요, 사실 허무함과 더불어 아쉬움이 많은 시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즌1보다 2회차가 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머리 속을 가득 채워서 진짜 끝이 난 게 맞나 싶은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단순히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닌, 어두운 면을 부각시켜 정면 승부를 했던 시즌2는 이번에도 생각지 못한 전개를 많은 사람들을 놀라움의 세계로 안내했습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지난 시즌에서 미처 만나볼 수 없었던 송지원의 이야기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었는데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인해 말과 다른 행동을 선보이던 어느 날 자신을 마음에 들어한다는 남자의 손에 이끌려 나가다가 기절하면서 과거의 기억을 찾아나가는 시간은 미스터리 스릴러 못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겪게 된 벨 에포크 하메들 다섯 모두의 위기는 평범한 청춘들이라면 경험하기 힘든 사건이기도 했으므로, 다소 충격적이기도 했어요. 예은의 데이트 폭력도 그렇고, 지원이 연애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도 그렇고 말이죠.
사회적 문제를 드라마에 내세워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은 좋았지만 완벽한 결말이라기엔 너무나도 열린 엔딩이었어서 마지막회를 보고 나서도 고개를 갸우뚱거려야 했다는 사실이 아쉽습니다. 이제 겨우 재판을 시작한 지원이 존재할 뿐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와 함께, 성민은 드디어 지원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렸으나 여전히 큰 진전이 없는 둘의 관계도 답답함을 더하지 않았나 싶어요. 시즌3가 나올 것 같긴 한데 언제쯤 나올런지 모르는 거잖아요. 성민이 아직 군대 안 다녀왔는데......;; 물론 작품 속 성민이는 군대가 면제됐지만 배우 손승원은 그게 아니니까 그 전에 제작돼서 잘 되는 모습이 보고 싶어집니다. 박은빈과 손승원이 보여주는 쏭성민은 청춘시대2 속의 활력소와 같았어요.
시즌2에 새로이 합류한 조은은 어색하지 않게 하메들 사이에 잘 스며들어 흥미로운 캐릭터를 선사했고, 박혜수 대신 유은재로 등장한 뉴페이스 지우 역시 멋진 모습을 보여줬어요. 은재네 과수원으로 사과따기 여행을 떠났을 때 엄마가 성형했냐며 얼굴이 좀 변한 것 같다는 작가의 유머와 더불어 14회 말미에 이전과 많이 변화돼서 놀라지 않았냐는 인사를 남겨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보는 내내 시즌1의 은재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열연을 펼쳐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는 지우의 유은재가 청춘시대에, 그리고 벨 에포크에 머물게 될 테니 마음껏 자신만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면 될 듯 합니다.
시즌1과는 다른, 한결 여유로운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 윤진명 역의 한예리도 정말 좋았어요. 재완 대신, 같은 회사 소속 아이돌 아스가르드 멤버 헤임달과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는 방법을 선물해주며 위로를 전해 역시나 윤선배 답다고 느꼈답니다. 그리고 헤임달 역의 안우연은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곧잘 하더라고요. 아스가르드로 출연한 실제 아이돌 펜타곤과 함께 안무를 보여주는데 진짜로 그 순간 만큼은 같은 멤버 같았어요. 마지막 무대에서 Special Thanks To라는 말과 함께 "윤진명!"를 크게 외쳤을 때 너무나도 좋아하던 진명과 그런 그녀를 가리며 당황스러워하던 재완의 러블리한 모습이 예쁘기도 했어요. 진명이 놀라면서도 밝게 웃어서 저도 괜히 행복해졌는데, 해체하는 것만 아니었다면 완벽한 입덕의 시기였을 거라고 혼자 생각을 했답니다. 하하!
예은 또한 서서히 상처를 이겨나가며 새로운 사랑과 마주했는데, 아직 친구들 사이의 어색함은 해결이 되지 않아 이것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듯 해요. 범인은 언제나 가까이 있고, 친한 사람이라고 해서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점도 깊은 깨달음을 전했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에피소드 자체가 어두운 부분이 많아 연기하는데 있어 엄청난 몰입을 요했을 것 같은데 이로 인해 한층 더 성숙한 연기가 한승연을 보게 된 것 같아 좋았어요. 아, 조은 역의 최아라 역시 오래된 친구와 갈등을 빚은 상태로 남았기에 이에 대한 해결도 기대해 봐야겠네요.
은재는 실연을 통해 한층 더 사랑에 성숙해졌고, 진명은 사회생활을 통해 조금은 덜 버거운 현실을 살아내고 있었으며, 조은은 가족과 남자친구의 존재로 인해 사랑을 주고 받을 줄 알게 되었고, 예은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더 나은 현실을 만들어 나가는 중, 그리고 지원 역시 자신을 향한 문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결정함으로써 청춘이라는 단어의 길이 남을 한 획을 그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문제는, 드라마가 끝난 후 이어지던 에피소드에 대한 의문과 시즌3를 암시하는 떡밥 투성이의 내용 덕택에 끝나도 끝난 것 같지 않다는 기분이 든다는 것. 현재의 전개상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은재의 첫사랑으로 열연했던 윤종열 역의 신현수는 역할을 다한 것 같아 다음 시즌부터는 보이지 않을 듯 하고 굉장히 많은 변화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묘비명 에피소드도 그렇고 말이죠. 물론, 엄마에게 전화가 왔을 때 지원이 "나 안 죽어."라는 명대사를 남겼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청춘시대가 아니라 연애시대의 분위기를 폴폴 풍겼던 점과 더불어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듯한 기분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놓을 수 없었던 청춘시대2였습니다. 시즌3는 떡밥 회수 잘 하고, 다시 돌아와서 하메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려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매 장면마다 지뢰 투성이었는데, 이 모든 게 시즌2의 떡밥이 아니면 대체 뭐란 말이죠?
그러니까 우리, 내년에 시즌3 보게 해줍시다. 내년에도 청춘시대라면서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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