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른의 나이가 되어버린 저에게 누군가가 "마법을 믿습니까?" 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없다고 믿지도 않지만 있다고 믿지도 않는다' 가 질문에 대한 답으로 가장 가까울 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네요.
그 정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는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으니까 안타까워하진 말아요...라고 썼지만
안타까워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는 게 함정이겠죠;;;
소설 '고양이 호텔' 속 주인공 고요다가 나와 같은 나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아 몸부림 좀 쳐봤습니다, 하아...
이제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면,
고양이 호텔은 이미 다른 소설로 제게 따뜻함을 선사했던 김희진의 독특한 작품이에요.
즉, 고양이 호텔은 저에게 있어서 그녀의 첫번째 소설은 아니라는 소리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이 모두 색다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어 매력적이었다는 사실만은 인정합니다.
부모님의 남겨주신 커다란 집에서 수많은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고요다는 '뒤꿈치'라는 소설이 공모전에 당선되어
신예 작가로 유명세를 타지만 세상에 나오려 하지 않고, 그런 그녀를 인터뷰하기 위해 기자 강인한이 그녀의 저택에 잠입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흥미로운 판타지 미스터리 소설이 바로 고양이 호텔이에요.
세상으로부터 단절된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고요다의 삶을 파헤치는 강인한과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연쇄 실종 사건이 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이야기는 끝을 향해 치달을수록 판타지적인 면모를 들어내게 됩니다.
그동안 견뎌내야 했던 아픔을 치유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마법처럼 스며든 곳에서 말이죠.
마법을 믿는 고요다와 하나둘씩 늘어가는 고양이, 그리고 강인한!
처음에는 그저 세상에 섞여 살 수 없는 한 여자가 고양이와 함께 피신하듯 살아가는 이야기를 닮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사라지고, 고요다의 믿음과 진실 사이에서 방황할 수 밖에 없는 강인한을 보며 저 역시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 밖에 없더라구요.
엉뚱해 보이지만 그것 밖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있다면 여러분은 그 사실을 믿을 수 있나요?
저는 믿습니다. 인생에 필요한 판타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면 저는 무조건 믿을 거예요.
빡빡한 스케줄에 치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믿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는 순간일지도 모르니까요.
마법같은 시간이 선물하는 삶의 또다른 순간을 경험하고 싶다면, 고양이 호텔에 사는 고요다를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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