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가까운 백그라운드는 한남동에서 정갈하게 즐기는 것이 가능한, 불백이 있는 공간을 표방하는 깔끔한 한식집입니다. 화이트 컬러의 모던한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꾸며진 장소가 꽤나 멋스러웠어요.
2인용 테이블이 두 곳으로 나누어진 공간에 마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혼밥하기에도 괜찮아 보였고요. 특히, 곳곳에 설치된 이색적인 조명의 비주얼이 눈을 사로잡았던 곳이었어요.
밥집이지만 카페라고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가 감돌아 마음에 들었고, 김동률의 음악이 울려퍼져 감미로움이 더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메뉴는 생각보다 많지 않지만 불백을 원한다면 와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네요. 저희도 그거 먹으러 온 거거든요. 든든한 식사에는 당연히 밥과 고기 반찬이 필수니까 말이지요.
저희가 맛본 두 종류의 불백 플레이트 외에도 비빔밥을 메인으로 하는 초록밥, 간장 불백 마요 덮밥의 맛을 확인할 수 있는 간장밥이 존재하고 음료와 술 외에 사이드 메뉴가 꽤 존재했습니다. 생각해 보니까 술안주로도 괜찮겠더라고요. 반주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ㅎㅎ
이곳이 반지하임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테이블 옆으로 보여지던 차창 밖의 풍경이 전부였어요. 밤이라 그런지 아늑함을 더해주는 고즈넉한 어둠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함께 간 지인은 고추장 불백 플레이트를 주문했습니다. 메인인 불백과 함께 잡곡밥, 국, 계절에 따른 반찬이 제공되는 1인 플레이트로 딱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움 그 자체였어요.
가격도 8천원으로 비싸지 않고 1인분으로 알맞은 양이 나와 부담없이 한끼를 해결하기에 흡족한 식사 메뉴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메인으로 등장한 고추장 불백은 비주얼로만 따지면 간장 불백과 큰 차이는 없어 보였는데, 맛에 있어 조금 더 매콤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겠으나 자극적이지 않기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에 가까울 것이라는 추측을 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간장 불백 플레이트를 선택했어요. 쌈채소와 함께 나온 쌈장도 참 맛있어서 절로 손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앞서 만난 불백 메뉴와 양념에만 차이가 날 뿐, 그 외에 다른 점은 없었습니다.
가격 역시 동일했고요.
간장 불백은 적당히 짭쪼름한 양념의 맛이 살아 있어 밥과 함께 먹으니 균형이 잘 맞았어요. 양도 꽤 넉넉했고, 고기 위에 곁들여진 깻잎 특유의 향과 식감이 감칠맛을 더해줘서 매력적이었습니다.
쌈채소에 싸 먹어도 좋고, 밥과 함께 고기에 배인 양념을 음미하며 먹기에도 꽤나 만족스러웠답니다.
잡곡밥과 같이 슴슴한 국의 조화도 굿, 쌈채소는 물론이거니와 젓갈, 계란맛살부침, 무절임이 각각 매콤, 부드러움, 새콤함을 뽐내서 조금씩 집어먹기에 금상첨화였습니다.
세 가지 반찬이 전하는 맛의 밸런스도 최고였답니다.
사이드 메뉴로 시킨 계란찜은 양이 많았고, 푸짐하고 보드럽게 쪄낸 계란 속에 채소와 더불어 옥수수 알갱이가 씹혀서 더 매력적이었어요. 다만, 그릇의 바닥 쪽에 가까운 계란찜을 퍼먹는 순간에 소금이 한데 뭉쳐 있었는지 짠 맛이 제대로 응축된 것이 입 안에 오롯이 전해져 왔기에, 이 점만은 아쉬움으로 남을 듯 합니다.
백그라운드 주변 골목에 은근히 식당과 카페가 모여 있어서 근처에서 만날 약속을 정한다면 이곳으로 다시 오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정갈한 불백에 끌린다면 백그라운드와 다시금 함께 해도 좋을 것이라고 다짐해 봅니다. 사람이 많지 않아 복작거리지 않고 식사를 할 수 있었던 점도 장점으로 기억해 놔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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