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전을 만나고 왔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전시회로 작가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과 글을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답니다. 무엇보다도 오랜만에 전시회를 마주하는 게 가능했어서 매우 설레고 신났던 하루이기도 했어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이라는 타이틀로 이루어지고 있는 전시는 2018년 12월 7일부터 2019년 3월 31일까지 운영되니 이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월 말까지만이니까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는 점을 기억해서 관람을 원한다면 방문을 서둘러 주셔야 하겠지요.
에바 알머슨의 일상 속 사소한 행복과 곁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표현할 줄 아는 화가로, 1969년 사라고사에서 탄생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회화 공부를 한 이후에 세계적인 예술가로 유럽과 미국은 물론이고 아시아를 오가며 활발하게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특징이에요.
특히, 전시의 제목처럼 행복을 그려낼 줄 아는 화가로 에바 알머슨만의 사랑스럽고 다정한 화풍은 볼수록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존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술관 내부의 작품들은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바깥의 전시물들만 카메라에 담았는데, 전부 따뜻함이 녹아들어 바라볼수록 미소를 짓게 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부모님들도 눈에 많이 띄었어요. 어린이들도 부담없이 둘러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된 만큼, 키즈 아틀리에라는 이름의 프로그램도 관심을 가져보면 괜찮을 것 같았어요.
전시장 외부 전체가 포토존과 다름 없어서,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리고 입장 전부터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 기분이 좋았어요. 전시회 입장이 가능한 시간이 오전 11시부터였는데, 이때에 맞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많아 이 점도 흥미로웠답니다. 저 역시도 마찬가지였지만요. 평일이 아닌 주말에 조금 더 느긋한 관람을 위해선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졌어요^^
다만, 평일과 달리 주말에는 도슨트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으니 이 점 또한 잊지 말아주세요. 대신에 오디오 가이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면 대여해서 전시장을 거닐면 된답니다. 친구와 저는 그냥 오디오 가이드 없이, 눈으로 보며 그림의 의미를 익히는데 집중했습니다. 이날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의 입장권은 이렇게 생겼어요. 저는 친구 덕택에 초대권으로 전시를 관람하게 됐는데, 티켓이 예뻐서 소장용으로도 괜찮겠다 싶었답니다. 3월이 얼마 남지 않았어서 시간 맞는 주말에 재빨리 다녀오게 된 건데 잘 됐다 싶었던 하루였습니다.
11시가 조금 넘어 전시장에 발을 들였는데도 많은 이들로 북적여서 줄을 서서 차례대로 그림을 봐야 했어요. 그렇긴 하지만, 에바 알머슨이 정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임을 깨닫게 돼 의미가 없진 않았답니다.
에바 알머슨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은 바로 이 그림이에요. "활짝 핀 꽃"이라는 제목답게 작가의 온 몸에 다양한 종류의 꽃이 그려져 있고, 이로 인해 아름다운 향기와 꽃의 생김새를 만나보게 돼 행복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은 작가의 자화상과 다름 없는데요, 얼굴을 포함한 신체부위가 단순화된 대신에 다른 부분들이 구체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표현돼 섬세한 작업을 하는 화가임을 알게 돼 인상깊었습니다.
아마 작가의 이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에바 알머슨의 그림은 익숙한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만큼, 친숙한 아티스트가 에바 알머슨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요 그림 이외에 "실가닥을 놓지 말아요", "냉철해지고 싶은 때가 있어요", "빛", "오물오물" 등의 제목을 가진 작품들이 한동안 발걸음을 뗄 수 없게 도왔어요. 제목과 더불어 아래쪽에 적어놓은 설명 역시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부분들이 적지 않아서 읽고 또 읽게 됐답니다.
그리고 전시장 내부에 그림을 담아놓은 액자 외에도 입체적인 조형물을 많이 설치해 놔서 보는 재미가 남달랐어요. 강아지를 포함한 에바 알머슨의 가족들이 그려진 모습과 배경 또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와 함께 서울을 주제로 한 작품 또한 마주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만, 고층 빌딩들로 둘러싸인 풍경들이 많았다는 점은 좀 아쉬웠고 한정식을 즐기는 그림 속 다채로운 음식의 향연은 호기심을 자아냈다는 점을 밝혀 봅니다. 앞서 언급한 "오물오물" 역시 음식을 먹는 모습을 그림에 녹여낸 작품이었으니, 여기 방문하시면 직접 만나보시길 바랄게요. 능숙하게 젓가락을 활용하는 순간 역시도 눈여겨 볼만 했어요. 그림이긴 했지만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의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전에서는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담겨진 동화책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니 이 또한 놓치지 말아주셨으면 해요. 작은 방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스크린 위에 펼쳐지는 "엄마는 해녀입니다"는 글과 그림이 움직이며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효과까지 연출됨으로써 동화책을 읽어내려가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았거든요.
제주도에서 직접 만나 본 해녀를 중심으로 구성된 동화책으로, 해녀 삼대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니 꼭 보고 넘어가시면 좋겠습니다. 저도 잘 알지 못했던 해녀와 관련된 얘기들이 펼쳐져서 집중하며 보게 됐답니다. 정말 재밌었어요. 실제로 출시된 동화책이기도 하다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전시장 곳곳을 꼬꼬마 캡션이라고 불리는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다 보니 출구 밖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관람 소요 시간은 1시간 남짓이었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발걸음을 이동하는 게 아쉬울 때가 많았답니다.
그냥 액자 걸린 그림이 다가 아니라 입체적인 조형물들과 벽 전체를 액자로 생각해 제작된 그림, 그리고 액자를 초월해 뻗어나가던 작품의 모습 역시도 감명깊었던 시간이라 즐거움이 가득했던 한때였습니다.
전시장 바깥에서도 에바 알머슨의 그림을 이렇게나 확인할 수 있는데, 역시 다시 봐도 사랑스럽고 따뜻해서 마음이 녹아드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하여, 엠디샵도 전시장 내부 못지 않게 북적거리는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산, 컵받침, 자석, 노트, 에코백, 컵 등등 다양한 엠디가 판매 중이니 들르셔서 원하는 제품으로 골라보셔도 괜찮겠어요. 엽서도 예뻤답니다.
그림을 보다 보니까 느낀 건데, 사람의 얼굴은 굉장히 단순화 되어 있는 것과 달리 동물이나 꽃을 포함한 생명체는 디테일한 표현이 생생하게 보여져 이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이로 인한 작가만의 개성이 돋보여서 그림 보는 재미가 더 극대화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림의 제목도 이해하기 쉬웠고 말이죠. 그림 내부에 화가 본인의 이름과 제목을 스페인어로 기입한 것도 특징 중의 하나로 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 첫 전시회 관람은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전으로 시작하게 됐으니, 앞으로는 자주 전시회 정보를 찾아 발을 옮겨 봐야겠습니다. 한동안 전시 관람의 묘미를 잊고 지냈는데 다시 깨닫게 된 만큼 게을러지지 말아야겠어요.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전시, 에바 알머슨전을 아직 관람하지 못하셨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답니다. 단, 주말에는 관람 자체가 여유롭지 못할 수 있으니 입장 시간을 공략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처럼요!
'베짱이는 노래한다 > 공연, 전시 한편 어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 가을에 만난 음악 축제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기록해본 이야기 (0) | 2019.06.16 |
---|---|
뮤지컬 [더캐슬] :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의 내면을 확인하게 해준 공연 (0) | 2019.05.23 |
뮤지컬 [마리 퀴리] : 라듐을 발견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만나다 (0) | 2018.12.27 |
뮤지컬 [뱀파이어 아더] : 감각적인 조명과 아름다운 음악 속에 감춰진 반전의 묘미 (0) | 2018.12.14 |
뮤지컬 [외솔] : 572돌 기념 한글날 경축식에서 만난 특별공연 (0) | 2018.1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