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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짱이는 노래한다/공연, 전시 한편 어때?2019. 6. 16. 07:40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 가을에 만난 음악 축제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기록해본 이야기

디어 디어 스테이지(DEAR DEER STAGE)


재즈 에비뉴 스테이지(JAZZ AVENUE STAGE)


따뜻한 봄과 가을에는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며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끄는 것이 특징인데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제가 작년 가을에 다녀 온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18년 10월 6일과 7일 이틀 동안 서울숲 공원 곳곳에서 음악 축제의 매력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저는 마지막날 다녀왔어요.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이 재밌었던 건, 공연이 진행되는 무대에 따라서 유료관람과 무료관람으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티켓을 예매하지 않은 이들도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마련된 공원 내 야외무대의 디어 디어 스테이지와 서울숲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만나게 되는 컨테이너 박스 건물, 언더스탠드 에비뉴 속 재즈 에비뉴 스테이지가 바로 그곳이었어요. 위의 사진에 담긴 장소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누구나 무료로 만끽할 수 있어 흥미로웠답니다.


그리고 언더스탠드 에비뉴에 위치한 아트 스탠드에서도 공연이 진행됐는데, 이곳은 티켓을 예매한 관객들만 입장할 수 있는 장소였어요. 하우스 오브 재즈(HOUSE OF JAZZ)라는 타이틀을 걸고 무대가 펼쳐졌으나 저희는 잔디밭에 앉아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느라 실제로 공연을 접하진 못했습니다. 


선셋 포레스트 스테이지(SUNSET FOREST STAGE) 입구


앞서 언급했던 하우스 오브 재즈와 더불어 유료 예매 관객들만 입장할 수 있었던 공간으로는 선셋 포레스트 스테이지가 존재했고, 우리들의 최종 목적지도 바로 여기였습니다. 


팔찌 형식으로 제작된 입장권을 입구에 보여주고 들어가면 됐어요. 



페스티벌 오픈 시간에 맞춰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아예 늦게 간 건 아니었기에 잔디밭으로 구성된 객석에서 원하는 곳에 돗자리를 펼 수 있어 행복했던 주말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축제를 누리기 위한 준비 완료!



참고로, 야외에서 하루종일 놀기 위해 챙겨갔던 필수품 리스트는 이랬습니다. 돗자리와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뜨거운 태양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줄 선크림, 해가 지면 추워질 가능성을 대비해 가지고 간 무릎담요. 여기에 선글라스도 있으면 좋고요. 선글라스 대신 우산이 있어도 괜찮지만 계속 들고 공연을 봐야 하므로 불편한 감이 없지 않으니 기억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핫팩은 매점에서 판매하니, 추위를 많이 탄다면 이곳에서 구매를 하거나 미리 사서 가져가면 됩니다.  


생각보다 준비물이 상당했지만 뮤직 페스티벌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가을 소풍 가는 기분으로 신나게 도착해서 음악 안에서 완벽한 하루를 보냈기에 정말 많이 행복했어요. 



가장 중요한 필수품으로 손꼽히는 먹거리의 경우에는 편의점, 푸드트럭,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서 구입해서 즐겼어요. 4개에 만원짜리 맥주와 간단한 과자 종류를 편의점에서 샀고, 푸드트럭와 언더스탠드 에비뉴에선 든든한 식사거리를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구매했답니다.


이날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메뉴는 바로, 푸드트럭에서 사온 분식이었어요. 매콤달달한 양념이 입맛에 딱 맞았던 떡볶이와 뜨끈한 국물까지 전부 완벽했던 어묵꼬치의 궁합이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 어묵꼬치는, 꼬치에 꽂은 채로 먹기 좋게 잘라주신 센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꼬치에 꽂아줄까 국물에 잘라서 넣어줄까를 물어보셨을 때, 둘 다를 원하는 제 마음을 눈치채시고는 꼬치 사이로 적당히 가위질을 해주셔서 매우 만족스러웠다지요. 


분식과 맥주의 조화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에, 돗자리에 놓고 퍼펙트한 간식 타임을 누렸던 한때였습니다. 완전 최고!  


정기고 퀸텟(JUNGGIGO QUINTET)


돗자리에 편하게 앉아 음악에 빠져들 수 있었던 건, 정기고 퀸텟의 순서부터였습니다. 솔로 가수가 아닌 재즈 밴드 보컬로 변신한 정기고의 모습은 이날 처음 봤는데,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멤버들과의 조화로운 어울림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곡을 했는데 벌써 15분이나 지났다는 소리에는 웃음이 났는데요, 음악 못지 않게 입담 또한 제대로였던 정기고와 함께 페스티벌의 출발선을 끊어서 행복했습니다.



들었던 음악 중에서 쳇 베이커(Chet Baker)의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 커버를 선보였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감미로운 재즈 선율이 스테이지 내부를 아름답게 물들여서 절로 음악에 취해 버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노래하는 정기고는 물론이고 악기를 연주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무대 옆에 설치된 스크린에 보여질 때마다 미소를 지은 채로 즐겁게 공연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줘서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즐기고 있다는 걸 깨닫게 돼서 보는 저까지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더라고요. 그때 앨범도 곧 나온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날 이후에 발매된 앨범을 들었는데 정말 좋았습니다.  


최선배 with Seoul Forest Jazz Orchestra Project


이날 공연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최선배는 대한민국 재즈 1세대 트럼펫 연주가라고 해요.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속에서 맞닥뜨리게 된 멋진 풍경의 황홀함 속에서 서울숲 재즈 오케스트라 프로젝트와 같이 들려준 멋진 연주와 웅장한 목소리의 보컬이 즐거움을 선사했던 순간이었습니다.


때때로 눈을 감고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하며 귀를 기울이게 됐는데, 역시나 좋았어요.



이날 하루도 정말 예뻤어요. 푸른 하늘 아래로 새하얀 구름이 얕게 깔린 것이 가을의 영롱함을 표현하는 것만 같아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워졌습니다.


편의점에서 산 맥주는 한참 전에 동이 난 상태였지만 생각보다 맑은 정신으로 음악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숲으로 둘러싸인 공간이 전하는 상쾌함이 한몫 하지 않았나 싶네요.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었던지라 공기도 깨끗했을 거예요.



밤이 깊어갈수록 무르익는 공연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먹방 역시도 계속되었지요. 다른 건 정말 다 마음에 들었는데, 먹거리를 사기 위해선 공원 내 매점을 제외하고 푸드트럭과 언더스탠드 에비뉴를 오가야 했고 그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렸서 이 점은 단점으로 남았습니다.


푸드트럭에서 판매하는 스테이크를 꼭 먹고 싶었는데 품절이 돼서 먹을 수 없었던 점도 슬펐어요. 대신에 갈릭샤워크림 포테이토를 사서 먹으며 아쉬움을 달랬는데 나쁘지 않았답니다. 감자튀김은 사랑이니까요. 


전진희 Special Guest 박지윤


전진희의 순서가 되었을 땐 스페셜 게스트로 박지윤이 모습을 드러내서 매우 반가웠어요. 아이돌 가수로 데뷔해 엄청난 인기를 모았던 주인공이 이제는 어엿한 뮤지션으로 자리잡아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눈부셨습니다.


이날 불러준 노래도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귀에 쏙쏙 들어왔답니다. 


전진희


전진희는 피아니스트이자 보컬로 좋은 음악을 만날 수 있게 도왔습니다. '물결'이란 노래 속에서 반복되던 파르르, 라는 가사가 특히 인상깊었어요. 그리고 '내 사랑 내 곁에' 커버의 경우에는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렇게 전진희의 피아노 연주와 목소리가 공연장에 가득 울려퍼지던 순간, 세션 중 한분이 스마트폰 손전등(플래시) 불빛을 켜고 좌우로 움직이자 관객들 역시 화답하며 아름다운 반딧불이가 연출돼 아름다웠습니다. 



실제로 반딧불이가 연출된 장면은 이렇게 무대 옆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었는데 진짜 어여뻤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까만 밤의 반짝이는 불빛들은 도시의 반딧불이가 되어 공연의 절정을 화려하게 수놓았음은 물론입니다. 이와 더불어 전진희의 '취했네' 역시도 마음을 울렸던 곡이라 이렇게 글로나마 기록해 봅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손길과 목소리의 울림이 귀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던 한때였습니다. 


존박(JOHN PARK)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 선셋 포레스트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는 존박이 차지했습니다. 존박은 이날의 헤드라이너로 멋진 모습을 보여줬는데 노래만 들어봤지, 실제로 라이브 공연을 보는 건 처음이라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그에 앞서 밴드 리허설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존박은 따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호기심을 자아냈는데 리허설 없이 등장해서 노래를 부르자마자 모든 것을 잊고 순식간에 반해버리고야 말았다고 합니다.


존박의 무대는 은근히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보컬이 라이브 무대를 통해 찬란하게 빛나며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환호성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고, 저 역시도 금방 빠져들었기에 같은 마음이었음을 밝혀 봅니다. 하하!


제일 듣고 싶었던 'Falling'을 불러줘서 좋았고, 알앤비 외에도 다채로운 장르의 음악을 매력적으로 소화함에 따라 다시금 존박의 실력을 확인하게 돼 기뻤던 날이었습니다. 'DND' 가사 속 "커피 두 잔의 여유"는 생각만으로도 쌉쌀함을 경험하게 했지만 한껏 게으름을 부리기에 완벽한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속에 저장해 두었습니다. 



밴드 소개와 함께 신나는 곡을 열창할 때 리듬 타는 모습도 정말 귀여운 존박이었습니다. 미처 공연이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정리하고 떠나는 사람들에게 안녕히 가시라며 예의 바른 인사를 전하던 쿨함도 미소를 짓게 만들었음은 물론입니다. 페스티벌상 마지막 시간대였던지라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그들 대신 비어있는 앞자리로 와 존박을 가까이 보려는 관객들도 존재해 여전히 붐볐던 메인스테이지였어요.


저는 이날 공연 후에 존박의 앨범을 자주 감상하게 됐는데, 페스티벌에서 라이브로 만났던 'Too Late'가 가장 깊은 여운을 남겨서 가사까지 곱씹으며 듣게 되었어요. 언젠가 기회되면 콘서트도 가보고 싶어졌답니다. 



이 사진은 파노라마 모드로 찍어 본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2018의 마지막 시간입니다. 그리하여 무대 위엔 존박이, 잔디 한가운데엔 우리들이 있었던 그날의 반짝였던 한때를 추억하게 해주는 한 장이 되었습니다. 서로 마주보면서 음악과 하나되어 밤의 찰나를 같이 걸으며 숲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줬기에,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설렜답니다.


추위도 잊게 만들었던 음악의 힘에 매료되었던 하루였어요. 무대가 끝나고 모두가 자리를 떠날 때가 되어서야 온 몸에 냉기가 스며들었으니 말 다한 거죠. 


SEOUL FOREST JAZZ FESTIVAL 2018


재즈 음악을 주제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아티스트를 한자리에서 만나게 돼 흡족했던 축제였습니다. 2017년이 1회였고, 2018년이 2회였다고 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되더라고요. 


가을은 음악과 축제의 계절이 분명한 만큼, 다양한 페스티벌이 사람들을 반기는데 서울숲 재즈페스티벌 역시도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는 공연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숲에 둘러싸여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짜릿했던 그날의 시간을 힐링 삼아,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지친 하루를 버텨 봅니다. 올 가을에도 괜찮은 페스티벌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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