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맹기 작가의 웹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우리에게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단행본으로 출시된 것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되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타고난 외모로 인해 끊임없이 상처를 받았던 미래가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자 성형수술을 받은 이후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데요, 이로 인해 대학생이 된 강미래의 캠퍼스 라이프를 통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화학과 신입생이 된 미래는 같은 과 친구인 현수아가 자연미인으로 인기를 끄는 것과 달리, 성형한 티가 두드러져 강남미인으로 불리며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성형을 통해 예뻐진 얼굴은 자연미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는 편견으로 똘똘 뭉친 이들 때문에 고통받음은 물론, 과거의 소심한 성격으로 인해 다가오는 남자들을 거절하지 못해 곤경에 처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의 외모를 품평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비하를 일삼는 현대의 풍조에 대한 일침을 날리는 작품이었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외모지상주의가 끼치는 악영향에 대해서도 확인하게 만들며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했답니다. 눈에 보이는 비주얼이 전부가 아님에도, 그것만으로 한 인간을 평가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여성들의 경우에는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모 품평의 대상이 되는 일이 다반사이기에 이 작품을 만나는 동안에 절절히 공감하거나 분노할 때가 많았어요. 사이다 발언이 나올 때는 속이 시원해지기도 했지만, 현실에서 과연 몇이나 이러한 말을 내뱉을 수 있을까 싶어 안타깝기도 했답니다.
미래는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받으면 거절 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화장실에 갇히는 일까지 감당해야 했기에 큰 결심을 하고 성형을 한 건데, 그녀의 아픔을 모르면서 더 큰 상처를 주는 이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답답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뻐졌지만 여전히 소심한 성격을 버리지 못한 미래의 마음 또한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런 미래에게 도경석이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지요. 일명 회색 아기고양이로 불렸던 냉미남 도경석은 강미래의 중학교 동창으로, 대학교에서 같은 과 동기가 되면서 사랑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본인이 잘 생긴 줄 모르는 것이 단점이지만 미래의 외면이 아니라 내면을 볼 줄 아는 인물로, 경석이 역시도 미래와 함께 아픈 과거를 치유해 나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깊었답니다.
기맹기 작가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캠퍼스 라이프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랑과 더불어 우정에 대한 이야기 또한 풀어놓으며 흥미로움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비된다고 여겨졌던 수아와 미래의 인생이, 현재가 아닌 과거에는 매우 비슷했다는 점에서 두 친구 사이에 생겨난 갈등이 안쓰러움을 자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서슴없이 거짓말을 일삼았던 수아 또한 참혹한 시간을 보내왔던 지난 날이 존재했다는 걸 알게 되니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었어요. 미래가 수아에게 당하면서도 손을 내밀었던 것 역시 같은 이유임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시각적인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러나 우리가 과연, 남을 평가할 자격이 있는 건지는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래는 향수를 좋아하고, 화학과 역시 조향사가 되기 위해 들어가게 됐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되었습니다. 경석의 과거에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긴 어머니 나혜성이 들려주는 이야기 또한 이와 일맥상통함에 따라 감동을 전하므로, 직접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단행본으로 발매된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드라마 시작 전에 웹툰 완결이 났고, 드라마 방영을 기념해 재연재가 되기도 했었지요. 보는 내내 다른 친구들보다 몇배는 더 고된 캠퍼스 생활을 헤쳐나가야 했던 미래의 앞길로 행복으로 가득하길 소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외모주상주의가 만들어낸 서늘한 현실을 탁월한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낸 기맹기 작가의 작품을 만나게 돼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회가 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 또한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요 작품 아직 못 보신 분들이 있다면 꼭 한 번은 직접 읽어보시기를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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