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한국에 처음 오게 된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여행기를 다룬 프로그램이에요. 그중에서도 시즌1을 통해 한국 생활 3년 차에 접어든 페트리의 세 친구가 보여준 핀란드 편은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저는 작년 추석 연휴에 음식을 만들다가 우연히 보게 됐는데 재밌어서 전부 시청을 마쳤답니다.
핀란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산타 마을이고,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때가 있었기에 더더욱 정이 갔던 것도 사실이에요. 방송 자체도 시작부터 기대 이상이었던지라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어요. 빌레, 빌푸, 사미 3인방의 요절복통 여행의 기록은 단순한 재미를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굉장히 감명 깊었던 것은, 여행 계획을 짜면서 한국의 역사부터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거예요. 이로 인해 첫번째 목적지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선택되었는데 꼼꼼하게 살펴보며 지식을 쌓는 모습이 의미있게 여겨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 덕분에 저 역시 깨달은 바가 많았고, 다시금 이곳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였으니까요. 이와 함께 직지에 대한 자부심 또한 가질 수 있어 뜻깊었다지요. 아름다운 우리나라 국기, 태극기에 대해서도 다시금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했고요. 꼼꼼하게 준비하고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빌푸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핀란드의 다양한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9시 이후로 술 판매가 금지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빌레의 의견은 특히나 공감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여름별장에서 사우나를 즐기거나 버섯 채취를 하는 등,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여유 또한 느껴져 부럽기도 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한국 여행이 흥미롭지 않았나 싶기도 하네요. 덧붙여, 사우나라는 단어가 핀란드에서 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놀라움을 자아냈답니다. 이로 인하여 제대로 찜질방을 만끽하는 순간들도 눈을 사로잡았고 말이지요.
페트리는 감정 표현이 크지 않아 무뚝뚝하다고 소개했으나 그것은 기우였을 뿐이었어요. 다른 두 친구보다 말은 적지만 호불호가 명확했던 사미가 e-sports 경기장에서 만난 게임 캐릭터 앞에서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은 해맑음 그 자체였거든요. 이와 함께 캐릭터 의상을 선호하는 취향도 반전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건축학도지만 돌탑을 무너뜨린 것에 대한 응징은 처절하게, 함무라비 법전의 내용을 인용하던 친구들의 살벌함 역시 웃음을 유발했어요.
빌레는 풍부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맛에 대한 감각과 그것을 풀어내는 표현력이 뛰어나 눈이 가게 만드는 친구였어요. 모든 것이 처음과 같아 신기함을 가득 품었을 때 보여지는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얼굴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와 함께, 핀란드를 떠올리게 만드는 음료를 페트리가 권하자 마셔보고 내뱉던 비유도 압권이었어요. 어쩜 그렇게도 시인과 같을 수 있는지, 그게 참 부러웠답니다. 이것은 배워서 터득한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본능인 것처럼 그렇게 자리잡은 듯 했어요.
빌푸는 리더와 같은 역할 속에서 먹방 요정의 진수를 마주하게 하며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굉장히 느긋하게 식사를 하는 것이 특징으로, 오물오물 맛을 음미하는 동안에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겠다는 신념이 표출돼서 흥미진진했어요.
아무래도 많은 웃음을 줬던 건, 속초 여행에서 버스 시간이 촉박함에도 끊임없이 음식을 입에 집어 넣었던 찰나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는가 싶더니 어정쩡한 상태로 멈춰서서 끝까지 식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 먹방요정 빌푸다웠어요. 남은 대게를 포장해 갈 수 있어 제가 더 다행스럽고 안심이 될 정도로요.
친구들을 위해 기획한 페트리 투어는 터미널에서의 버스 탑승부터 숙소는 물론이고 바다 수영, 설악산, 족욕 공원과 킹크랩 등을 포함해 모든 것이 완벽했고 맞춤 여행의 정석을 보여줬습니다. 핀란드를 떠나와 한국에서 살면서 친구들이 많이 그리웠을텐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잠시나마 함께 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을 듯 해요.
맛있는 음식과 미용실 체험, 야구 경기 관람, 창덕궁 등등, 한국을 마음껏 누린 사미, 빌레, 빌푸 역시 페트리와의 조우와 더불어 한국의 매력을 여실히 알게 돼 짧은 여정을 아쉬워했는데 나 역시 시청자의 입장에서 같은 마음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꼭 한국에 여행 와서 길게 머물다 갔으면 좋겠네요. 좋아하는 김치와 소주, 막걸리도 원없이 흡입하고 페트리와도 더 오래오래 같이 지내다 가기를 바랍니다.
세 친구의 짜임새 있는 여행과 페트리 투어 모두 완벽했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계획성이 철저한 것이 여행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체감하게 해준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어요. 그동안 알지 못했던 핀란드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꽤 많이 습득할 수 있었던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페트리 투어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자 스스로를 토닥이던 페트리도 귀여웠어요. 그리고 사람 자체가 정이 많고 따스해서 절로 눈길이 갔습니다. 야구장에서 깃발을 준 두산 베어스 팬에게 음식을 전해주던 모습에 코끝이 찡해졌어요.
한국에 살고 있는 친구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낯선 땅을 밟아 여행을 시작하는 이들의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경험하게 해준 신선함이 만족스러웠고, 대한민국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선으로 맞닥뜨릴 수 있어 유쾌했습니다. 저도 꼭 시간을 내서 핀란드로 여행을 가고 싶어졌어요! 언젠가는 스스로 '어서와 핀란드는 처음이지?' 여행기를 써내려갈 날을 기약해 봅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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