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iKON)이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 소식을 들었을 때 한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이 머리 속에 떠올랐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아이콘 데뷔 콘서트에 같이 가지 않겠냔 연락을 지인에게서 받았던 사실을 말이죠. 선약이 없었다면 저는 분명히 그곳에 갔을 테고 지금보다 그들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겠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지금에서야 까맣게 추억이 되어버린 시간이 생생하게 살아남에 무척이나 놀랐답니다.
사실 그래서 더 애틋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이 당시만 해도 YG소속 아이돌 중에서 아이콘은 꽤나 낯설 수 밖에 없었거든요. 아마도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일이 잦은 것이 그 이유가 아니었나 싶어요. 저 역시도 '취향저격', '블링블링' 정도만 알고 있었던지라 아이콘 완전체의 예능 나들이가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JTBC에서 6부작으로 방영된 교칙위반 수학여행은 어린 시절부터 오랜 연습기간을 거쳐 연예계 활동을 해옴으로써 쉴 틈없이 일에 매진한 이들에게 재미와 추억을 선사하는 힐링과 우정여행의 컨셉으로 진행되었어요. 아이콘은 양싸고 학생으로, 일본에서 날아 온 동경소녀는 동경여고 학생으로 제주도에서 조우해 알찬 시간을 보냈습니다.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국과 일본 뿐만 아닌 전세계를 타켓으로 YG에서 제작을 맡았고 방송은 JTBC채널을 통해 만날 수 있었는데, 아이콘은 물론이고 동경소녀의 매력까지 확인할 수 있어 재밌게 시청했습니다. 다만, 새벽 12시 20분이라는 방송 시간대 만큼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었다지요.
아이콘 멤버 7명 모두의 개성이 4박 5일 동안 가감없이 드러나 흥미진진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놀랐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오락부장으로 많은 인기를 누림과 동시에 은근슬쩍 튀어나오는 사투리가 친근함을 전했던 비아이, 진짜 제주소년으로 배려와 통역에 힘썼던 김진환, 수줍음 많고 생각을 알 수 없으나 오빠 같은 따뜻함이 돋보였던 바비, 예상치 못했던 뛰어난 요리 실력과 몸에 배인 친절함이 눈을 사로잡았던 송윤형, 요주의 인물로 손꼽혔으나 게임꽝이라는 반전과 활발함이 매력적이었던 구준회, 춤실력이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김동혁, 게임 잘하는 정찬우까지 모두의 개성이 곳곳에서 빛을 발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수학여행의 컨셉을 그대로 이어가는 점도 재밌었어요. 제주도에 도착해 시작된 짐검사에서 하나 둘씩 나오던 술과 놀이용품도 폭소를 터뜨리게 했습니다. 실제로는 미성년자가 아니지만, 담임 조세호의 투철함이 모든 것을 간파해 이로 인한 유쾌함이 관심을 집중시켰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동경소녀 중 카논은 조금 늦게 합류하게 됐는데, 이로 인해 역시나 바쁜 연예계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이들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교칙위반 수학여행에선 선생님의 리드 하에 움직이는 시간보다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만끽하게 해주는 활동이 대부분이라 인상깊었어요. 양싸고와 동경여고의 열네 명이 써내려간 위시리스트에 입각해 조를 나누어 여행을 하고 진심을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첫날 이루어진 장기자랑에서 나오가 보여준 노래에 맞춰 스다레(발)에 변화를 일으켜 모양을 만드는 일본 전통 예능인 난킨타마스다레, 민요를 통한 수상경력을 무대 위에서 입증하며 탁월한 재능을 선보인 막내 히라리의 무대 또한 감명깊었습니다. 아이콘이 보여준 칼군무와 차력도 볼만 했지만, 동경소녀처럼 우리나라의 전통에 관심을 가질만한 특별한 무대 또한 준비되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답니다.
정형돈과 김신영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동경소녀와 소통이 가능한 사유리, 요가 전수를 위해 등장한 이태임의 활약도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혼자서 자리를 지킨 조세호는 칭찬 받아 마땅하고요.
담력 테스트를 위해 직접 분장을 하고 아이들을 기다렸던 모습 또한 멋졌어요. 일본어 실력도 뛰어나서 그 점도 다시금 놀라움을 전하기에 충분했답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귤따기 체험도 필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대결을 통해 화합하며 쌓여가는 우정 역시 아름다웠습니다. 낚시를 좋아하던 아이콘, 철저한 준비로 인해 탄생된 미호투어를 포함하여 각양각색의 여행을 마친 이들에게 4박 5일의 시간은 오래도록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자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네요.
직접 요리를 해 먹으며 감탄하던 순간도 입맛을 돋구게 해주었고, 통역 어플과 통역기 또한 언어의 장벽을 쉽사리 무너뜨리는데 도움을 줘서 새삼 현대 문명의 발달에도 절로 눈길이 갔습니다.
교칙위반 수학여행의 마지막날 아침, 본인들도 연예인이면서 아이돌 아이콘의 뮤직비디오 푹 빠져 헤어나올 줄 모르는 동경소녀 일곱의 모습이 귀여웠어요. 일말의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지요.
수학여행의 대미를 장식하는 촛불의식이 전하던 가족들을 향한 진심과 친구들 사이의 깊은 의리 또한 마음에 남을 듯 합니다. 헤어짐을 앞두고 명찰을 주고 받던 순간에선 저의 지난 학창시절을 생각나 아련함이 가득 몰려왔답니다.
시청률만으로 따져보면 만족스러운 성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없겠으나 컨셉에 맞는 프로그램이 탄생되었고, 방향성 또한 확고했던 만큼 또다른 글로벌 우정 프로젝트를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와 함께 조만간 아이콘의 새로운 앨범이 발매된다고 소식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한 아이콘의 음반은 그야말로 대박이 났었죠. 이로 인하여 막내아들 같아 더 마음이 쓰인다는 양사장의 애틋함이 만족감으로 탈바꿈되었을 거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아이콘과 동경소녀가 함께 했던 4박 5일 제주여행은 끝이 났지만, 그들의 우정은 계속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와 연예계 활동에 임하게 된 열네 사람을 응원합니다!
여행의 욕구와 친구에 대한 갈망 또한 갖게 해준 교칙위반 수학여행. 아이콘에 대해 궁금하다면, 꼭 봐야 할 예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아이콘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동경소녀들의 행보에도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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