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첫회부터 챙겨봤던 팬텀싱어2가 13회를 끝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시즌1 이후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시즌2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로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열렬한 반응이 큰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봅니다. 저 역시, 크로스오버라는 새로운 장르를 알게 됨으로써 음악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으니 더 말해 무엇할까 싶네요.
이번에도 역시나 엄청난 실력자들의 등장으로 귀가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던 금요일 밤이었어요. 그러나, 이전 시즌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방송이었음을 인정해야만 하겠습니다. 개개인의 역량은 훌륭했을지 모르나 방송의 취지에 맞는 하모니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비춰지는 음악적인 부분에서의 감동은 덜했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선곡입니다. 단순히 노래 실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춘 재원을 선발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보물같은 음악의 발견을 많이 기대했는데, 그것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갈증 속에서 마주하게 된 조민규와의 만남은 정말로 한줄기 빛과 다름 없었어요. 경연 내내 메모를 해나가며 끊임없는 분석과 결론을 도출해냄으로써 전략적인 면모를 선보였던 그의 모습은 팬텀싱어2의 구원과도 같았으니까요.
독특한 보이스를 지닌 테너일 뿐만 아니라 철저한 자기 관리까지 완벽했던 인물로, 그를 주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 정도였거든요. 팬텀싱어 초대 우승을 거머쥔 포르테 디 콰트로의 고훈정이 시즌1의 전략가였다면, 조민규는 그 뒤를 잇는 완벽한 시즌2의 전략가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탄생된 포레스텔라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도 했고요.
팬텀싱어2의 절정은 결승1, 2차전이었고 생방송 결승 파이널로 모든 것이 결정되었으나 사실, 1차전의 결과가 승리를 확정짓는데 엄청난 역할을 한다고 보지 않을 수는 없을 거예요. 단 1점 차이라고 해도 말이죠. 이번에는 사실 1위와 2위는 단 1점, 1위와 3위 역시 5점 차이밖에 안 나서 좀 더 치열한 접전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뻔했습니다.
그러나 도전정신을 컨셉으로 삼은 방송에 맞는 팀이 탄생했기에, 이로 인한 감동은 확실히 컸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밸런스적인 면에서 유리함을 갖추고 있었던 에델 라인클랑. 조형균, 이충주의 뮤지컬 배우 2명과 안세권, 김동현의 성악가가 탄탄한 소리와 완숙미를 선보이며 결승에 진출한 세 팀 중에서는 기본기에 가장 충실하면서 정통적인 음악적 면모를 드러냈어요.
다만 실험적인 도전보다는 안정감 있는 선곡을 우선시 했고 이로 인해 다른 팀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개성이 부족한 편이었기에, 순위를 결정짓는데 가장 큰 점수를 차지하는 대국민 문자 투표를 통한 어필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여겨집니다.
정필립, 김주택, 박강현, 한태인으로 구성된 미라클라스. 울보 넷이 함께 함으로써 감성적인 면과 더불어 유쾌한 모습들이 연습 내내 보여져 절로 미소를 지어지게 했던 팀으로 가장 의외의 조합이었지만 이로 인한 시너지가 상당했던 팀이었습니다.
조민규와는 또다른 실험정신으로 똘똘 뭉친 김주택의 지휘 아래 마음 맞는 세 사람이 함께 이루어낸 최종 2위의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봐도 될 듯 해요. 특히, 파이널 무대에서의 마지막 곡은 심금을 울리며 그들의 마음은 물론이고 관객들에게까지 공감을 불러 일으켰고, 프로듀서들의 기립박수까지 받을 정도였다지요.
팀 이름처럼 기적을 선사했기에, 그들의 도전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여운을 전해줄 듯 합니다.
포레스텔라는 조민규의 지휘 아래 베이스 성악가 고우림, 뮤지컬 배우 배두훈과 화학회사 연구원이라는 독특한 이력과 카운터 테너로 기대 이상의 카리스마를 선보인 강형호가 합세해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습니다. 매번 경연이 이루어질 때마다 예측이 불가능한 선곡으로 귀를 즐겁게 해줬던 만큼, 우승을 거머쥔 것이 그리 놀랍지 않았어요.
목소리의 조화로움과 더불어 탁월한 전략적 면모가 과감없이 발휘됨으로써 결승 파이널에서도 시선을 집중시킨 팀이었습니다.
우승팀이 발표되고 나서 포레스텔라를 이끌어 온 조민규가 흘린 눈물은, 그래서 더 값졌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에 써내려가며 냉철한 분석을 통해 무대에 임했던 그의 노력이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어져서 뿌듯했어요.
시간이 꽤 많이 흘렀지만,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포레스텔라는 올해 1집 앨범을 발매했고, 다양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승팀에 대한 지원이 확실해서 이 점이 마음에 쏙 드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포렐스텔라가 멋진 음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앞으로의 선전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만나게 될 팬텀싱어3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도 은근슬쩍 내비치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시즌 1, 2를 뛰어넘는 전략가를 만나게 될 날이 머지 않았기를 바라면서요. 새로운 시즌 역시도 전략가의 우승을 점쳐 보며 조민규와 포레스텔라를 응원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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