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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소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21.11.03 후루타 덴 [거짓의 봄] : 미스터리 연작 단편소설의 촘촘한 짜임새가 인상적인 책
  2. 2021.05.07 히가시고 게이고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 가볍게 읽기 좋은 작가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
  3. 2013.03.16 D의 복합, 지도 속에 답이 있다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1. 11. 3. 11:28

후루타 덴 [거짓의 봄] : 미스터리 연작 단편소설의 촘촘한 짜임새가 인상적인 책

오래간만에 접한 단편소설집이 흥미로운 시간으로 안내했던 한때였습니다. 후루타 덴의 미스터리 연작 단편으로 구성된 [거짓의 봄]에는 총 다섯 가지 에피소드가 담겨 있었는데, 범인의 시점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스토리 전개가 놀라움을 선사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어린 여자아이를 감금한 용의자의 사연을 다룬 '봉인된 빨강', 보이스 피싱 사기 그룹의 리더 미쓰요를 둘러싼 사건을 파고든 '거짓의 봄', 도둑을 직업으로 삼은 남자와 장미 원예가로 살아가는 여자의 삶을 만나 볼 수 있었던 '이름 없는 장미', 미대생 미호의 오해로 인해 발생한 얘기를 토대로 벌어진 '낯선 친구', 아들과 아버지의 범죄를 추적하는 시간 속에서 전직 경찰 가노의 과거를 확인하는 일이 가능했던 '살로메의 유언'이 각기 다른 개성을 뽐냈기에 읽는 내내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답니다.

 

특히, 과거에 자백 전문가로 명성이 자자했던 경찰 가노 라이타가 현재는 가미쿠라의 작은 파출소 순경으로 일하며 날카로운 추리력을 발휘해 범인을 밝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5가지 단편의 연결고리와 다름 없는 가노의 존재감이 눈부셔서 이로 인한 호기심이 극대화됐던 것도 사실이에요.

 

참고로 이 작품은 등장인물의 내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심리적인 묘사와 디테일에 치중한 미스터리라는 점이 흥미로움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범인의 정체를 감추지 않고 처음부터 드러낸 뒤에 경찰이 이들을 뒤쫓는 방식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선보여서 색다른 매력을 맞닥뜨릴 수 있었던 것도 만족스러웠답니다. 

 

그리고 네 번째 이야기인 '낯선 친구'와 다섯 번째 이야기로 자리잡은 '살로메의 유언'은 연속성을 보유한 내용으로 한층 더 심도있게 사건 속 인물들을 파헤침에 따라 이로 인한 여운이 상당했어요. 뿐만 아니라 가노에 대해서도 상세히 파악이 가능해 흡족했음을 밝힙니다. 

 

 

이와 함께 하기노 에이와 아유카와 소가 후루타 덴이라는 공동 필명으로 한 팀이 되어 집필한 소설이 [거짓의 봄]이라고 해서 이 또한 감명깊었습니다. 저는 다섯 편의 이야기 중에서 책의 타이틀로 선정된 '거짓의 봄'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데요, 사기단으로 함께 활동하던 멤버 두 사람이 돈을 들고 사라진 후 미쓰요에게 도착한 의문의 협박장이 불러 일으킨 비극 속에서 의지할 가족 없이 혼자인 그녀에게 위안을 주던 옆집 꼬마 하루토의 모습이 마음에 콕 박히고도 남았습니다. 사기꾼으로 살아 온 시간에 대한 죄값은 당연히 치르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안타까운 인생을 살아 온 미쓰요의 지난 날을 알게 되니 묘하게 마음이 쓰이긴 하더라고요. 

 

덧붙여 첫 번째로 만나보게 된 '봉인된 빨강'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반전으로 말미암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긋난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었던, 성인이 된 아이의 트라우마가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어요. 

 

그리고, 다섯 개의 단편 중에서 표제작 '거짓의 봄'이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음을 밝혀 봅니다. 충분히 상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스토리였어요. 마지막으로, 가노 라이타를 토대로 집필한 장편소설을 후속작으로 발표할 거라고 하니 이 점도 기대를 해보려고 합니다.  

 

단편소설이라 시간 날 때마다 한 편씩 읽으며 내용을 음미하기에도 그만이었습니다. 미스터리 단편소설집에 관심이 있다면, 그런 의미에서 후루타 덴이 써내려간 [거짓의 봄]을 은근슬쩍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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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21. 5. 7. 12:57

히가시고 게이고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 가볍게 읽기 좋은 작가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하나야 보석점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스터리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참고로 주인공 교코는 부자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가진 인물로써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때마다 고객들을 안내하고 도움을 주는 컴패니언을 직업으로 가진 것이 특징이랍니다.

 

그리하여 교코가 컴패니언으로 참여했던 하나야 보석점 고객 감사파티가 끝나고 난 뒤, 직장동료 에리가 호텔 밀실에서 죽은 채 발견됨에 따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때 교코는 자신이 마음에 둔 부동산회사 전무 다카미가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고, 옆집으로 이사 온 담당 형사 시바타를 통해 얻게 된 정보로 가까운 사이로 나아가려 애써요. 

 

 

화려한 파티의 밤에 발생한 호텔 밀실 사건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던 진실이 정체를 드러낼수록 놀라움을 자아냈고, 교코와 다카미의 합동 수사로 인해 펼쳐지는 러브 라인도 적당히 흥미로웠어요. 그러나 1980년대에 집필한 작가의 초기 소설이었던 만큼, 최근에 발매된 다른 작품에 비해 몰입감은 좀 떨어졌습니다. 

 

스토리 라인 안에 설정된 캐릭터 역시도 진부한 감이 없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책표지에서 복고 미스터리라는 단어의 의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이 아니기에 붙여진 타이틀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김이 빠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와 함께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는 책 제목마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지요. 요즘 한창 유행하는 말을 가져다 썼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어서 아쉬웠어요. 

 

참고로, 이 책의 원제는 처음 출판되었을 당시에는 [교코의 꿈 : 컴패니언 살인사건]이었다가 [윙크로 건배]라는 타이틀로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국판은 [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라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느낌이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덧붙여, 책표지 디자인도 마찬가지였음을 밝힙니다.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만나볼 수 있었기에 그것만은 참 좋았어요.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는 점에서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에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킬링타임용 도서로 남게 된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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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베짱이는 노래한다/book store2013. 3. 16. 10:30

D의 복합, 지도 속에 답이 있다

 

 

 

한 명의 작가가 쓴 책을 계속해서 읽어나가다 보면 그 사람의 개성이 도드라져 보일 수 밖에 없는데,

마스모토 세이초의 소설은 그중에서도 짜임새에 깊이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D의 복합은 무명 소설가와 월간지 편집부 차장이 함께 전설을 찾아가는 여행을 취재한 뒤 글을 쓰는 것을 줄기로

내세우면서, 그들이 도착한 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시작합니다.

 

지역마다 섬기는 신이 다르듯, 전설 역시 차이가 있는데 그로 인해 호기심이 발동하고

미스터리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풍기면서 결말은 의외의 반전 속에서 드러나게 되는 것이

마쓰모토 세이초 작품의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지리에도 약하고 숫자에도 약해서 차례대로 읽어내려가는 게 전부였지만

지도를 제대로 볼 줄 아시는 분들이 이 책을 접하신다면 상당히 흥미로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심도 있는 내용을 통해 독자의 추리적 상상력을 성장시키는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쉽진 않지만, 꽤 재밌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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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베짱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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