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게 되는 경우의 꼽을만한 단점이라고 한다면, 책 아래 둘러놓은 띠지가 없다는 것 정도일 거예요. 근데 은근히, 띠지의 역할이 책을 고르는데 있어서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코끼리는 안녕' 도 이렇게 띠지에 감싸인 모습을 보니 시각적으로 더 확 끌리는 느낌이 있고 말이죠.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에 빛나는 '코끼리는 안녕' 은 판타지 로맨스인데요, 드라큘라와 관을 짜는 여자 마리, 마리의 예전 남친 민구, 드라큘라가 사랑한 미라가 주요 인물로 등장해요. 그리고 동물원에는 말하는 코끼리가 산답니다.
시대를 뛰어넘는 사랑과 코끼리의 죽음을 둘러싼 기묘함이 중심이 된 이야기는 독특하면서도 엉뚱했지만 어쩌면 그 모든 것은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로 끝나고 마는 허무함이 공존하기도 했답니다. 호기심에 펼쳤던 이야기는 쉽게 읽혔지만 그만큼 쉽게 머릿 속에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작가가 이것을 노렸다면 성공이라고 알려주고 싶어요~_~
그래서인지 쓸데없는 생각 따위 날려버리고 가볍게 읽기에는 참 좋았어요. 관을 짜는 여자주인공 자체도 특이했고.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은 2편 모두 읽어봤는데, 두 사람의 개성이 뚜렷하더라구요. 지금은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다음 작품도 한 번 기다려 볼까 합니다.
무겁지 않은 가벼움이 가진 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준 작품, 코끼리는 안녕, 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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