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 긴 추석연휴가 시작된 어느 날, 친구와 반갑게 만나 식사를 하러 찾아간 곳은 대학로 토끼정입니다. 맛집으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마침 대학로에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잘됐다 싶어 방문하게 됐어요. 일단,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돼서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1, 2층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저희는 1층에 자리잡았는데 위로 올려다 보이는 풍경과 내부 인테리어 자체가 꽤나 깔끔하고 멋스러워서 눈에 쏙 들어왔답니다.
화이트 앤 브라운 컬러로 이루어져 있으며, 의자가 꽤나 폭신해서 좋았던 토끼정. 벽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식기와 그림, 사진 등도 아기자기하니 꽤나 인상적인 모습을 지녔음을 눈으로 보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식당인데 카페에 와 있는 것 같은 이색적인 기분이 드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요. 저녁 때가 다가와서 사람들이 조금씩 들어차는 모습을 보며 이곳의 인기 또한 실감하게 해주었습니다.
토끼정의 진동벨은 식당의 이름과 함께 이곳을 대표하는 동물인 토끼를 그려넣어 더 귀엽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작은 접시 안에는 물티슈가 담겨 있는데요, 이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릇 속에 물을 부어줘야 해요. 물을 먹고몸집이 커져야만 비로소 진짜 얼굴을 만나는 게 가능해집니다.
저는 예전에 이런 종류의 물티슈를 사용해 봐서 알고 있던 건데, 이에 대한 설명을 따로 해주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쉬웠어요. 티슈가 따로 마련돼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처음 접한 사람들이라면 생소할 게 분명한데 사용법에 대한 안내가 따로 필요해 보였습니다.
기본 반찬으로는 빨간 단무지가 하나 나와요. 매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궈줘서 주문한 메뉴와 같이 먹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날 시킨 음식이 먹다 보면 느끼해지는 종류가 왜 있어서 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토끼정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로는 크림카레우동을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도 그래서 주문해 봤어요. 부드러운 생크림 아래 카레의 맛이 느껴지는 우동이 감춰져 먹는 재미를 더해줬는데요, 사실 친구와 저의 입맛을 만족시키는 맛은 아니었어요.
호기심에 한 번 시켜본 것 뿐, 다음에 방문하면 또 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크림과 카레맛 우동을 따로 먹으면 맛있는데 같이 먹으니까 조금 오묘하더라고요ㅎ_ㅎ;
떠먹는 치즈고로케는 크림카레우동과 달리 으깬 감자 위에 치즈를 곁들임으로써 입맛을 사로잡았던 메뉴였습니다. 감자와 치즈의 조합은 언제나 옳지요. 부드러움이 혀 끝을 맴돌며 기분좋은 맛을 선사했습니다.
다만, 이 메뉴만 먹다 보면 느끼함이 올라올 수 있으니 다른 음식과 번갈아 가며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숯불구이 반반은, 앞서 언급한 음식에 대한 느끼함을 달래주기 충분했던 고기 메뉴였습니다. 얇게 저민 고기를 토끼정만의 비법소스에 버무려서 숯불에 구워낸 거라고 하는데 각기 다른 양념의 두 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았어요.
참고로 네덜란드산 돼지고기(삼겹살), 미국산 소고기(양지)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숯불구이 반반 또한 토끼정을 다녀 온 사람들이 자주 언급한 메뉴인데, 이건 입에 잘 맞았어요.
역시, 고기는 언제나 옳습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음식에 밥이 따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밥 메뉴 중에서 하나를 더 주문하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토끼정에는 토끼밥 메뉴로 다섯 가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저희는 참치마요 토끼밥으로 골랐습니다. 토끼밥이라는 이름답게 양은 그리 많지 않고 가격도 2,700으로 저렴해요.
이미 세 가지 메뉴를 선택한 상태였으므로 부담없이(?) 먹겠다는 일념으로 같이 주문했는데 이름다운 맛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동이 났습니다. 숯불구이 반반과 먹기 좋았어요.
여러가지 메뉴를 시켜놓고 먹기 좋았던 토끼정에서의 시간이었습니다. 밥을 따로 주문해야 했다는 단점이 존재하긴 했지만 그외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맛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어요. 물론, 줄을 서게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요.
저희는 여러 개 시켜서 나눠먹었는데 옆 테이블은 푸짐한 잔칫상을 시켰는지 나오는 비주얼이 장난이 아니라서 관심이 가더라고요. 다음에 방문하게 되면 그렇게도 먹어봐야겠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은근히 맛집이 많아지고 있는 대학로. 다음에는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이날의 토끼정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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