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무의도로 도보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일단 여행지까지의 이동은 차를 타고 움직였고요.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는 걸어다니며 이곳저곳을 다 돌아보는 일이 가능해 좋았어요. 그리하여 무의도 가볼만한곳으로 명성이 자자한 하나개 해수욕장과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를 지나 해상관광탐방로까지 돌아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러운 하루였습니다. 참고로 이날 저희의 목표는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였는데, 가는 길에 앞서 언급한 두 곳까지 만나보는 일이 가능해 좋았어요.
무의도는 인천광역시 중구 무의동에 딸린 섬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울근교 나들이를 위한 당일치기 코스로 다녀와도 충분한 곳이라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주차장에 차 댈 곳이 만만치 않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도 결국에는 하나개 해수욕장 근처 주차장에 무사히 차를 댈 수 있었기에 모자와 마스크 착용으로 단단히 준비를 한 후에 길을 나섰습니다. 제일 먼저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진 공간을 따라 걸으며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썰물 때에 맞춰 가서 갯벌체험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어 흥미로웠어요.
하나개 해수욕장의 이름인 하나개는 '큰 개펄'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라고 합니다. 완만한 비탈과 고운 모래를 지녀 가족 단위 피서지로 인기가 상당한 장소라고 하는데, 실제로 아이들과 함께 찾은 방문객들이 적지 않았답니다. 개펄을 개방하는 해수욕장이기도 해서 조개 등을 채취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라는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왔음은 물론이에요.
이와 함께 걷다 보니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 또한 만나볼 수 있어 반가웠어요.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라는 명대사와 더불어 부메랑을 날리던 주인공들의 모습이 선명해서 미소가 절로 지어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2003년 겨울에 방영을 시작해 20부작으로 마무리된 작품의 주연은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가 맡았답니다.
새하얀 건물 외관 곳곳에 드라마 포스터를 포함해 촬영 장면이 부착돼 있어 신기했어요. 내부 출입은 불가능해서 이렇게 바깥에서만 둘러봤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어요. 드라마 세트장을 직접 보는 건 오래간만이라 더더욱이요.
여기에 더해 드라마 [칼잡이 오수정] 세트장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허나 이 작품은 따로 시청한 적이 없어서 고개만 끄덕이며 지나쳐 갔답니다.
그렇게 드라마 세트장을 지나서 하나개 해수욕장을 옆에 두고 해상관광탐방로와 연결되는 길을 향하여 계속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 와중에 푸르른 산의 싱그러움이 포착돼서 기분이 절로 좋아졌어요.
목표한 지점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선은 산에 나 있는 길을 따라 가야 하는데요, 위와 같은 호룡곡산 순환숲길 안내도 옆쪽으로 몇 걸음만 더 움직이면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움직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특히, 여기선 산길과 바다길 중 원하는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금상첨화였습니다.
저희는 예정대로 목재 데크길이 마련되어 있는 해상관광탐방로로 나와줬고요. 이때부터 시원한 봄바람과 같이 자연의 경이로운 풍경을 만끽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하나개 해수욕장에 비해 데크길을 오가는 인파는 많지 않아서 여유로웠답니다.
데크길로 이루어진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진 광경을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이곳의 총 길이는 550m는 긴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느긋한 마음으로 산책을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왼쪽으로는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고, 오른쪽으로는 널따란 개펄이 자리해 산과 바다의 장점을 모아놓은 분위기가 멋스러움을 자아냈음은 물론이에요.
날씨도 꽤 맑았고, 덥지 않은 계절이었던 관계로 적당히 선선한 한때를 누리며 최적의 나들이를 오롯이 즐기게 돼 설렜답니다. 서울근교에 이런 장소가 있다는 걸 알게 돼 흡족했다지요.
밀물 때 오면 썰물 때와는 또다른 경치가 펼쳐진다고 해서 궁금해졌는데, 기회가 되면 다시 또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쯤엔 부디, 코로나가 자취를 감추고 난 뒤였으면 좋겠네요.
데크길을 걸어가던 도중에 각기 다른 모습을 지닌 새 모형이 설치된 모습도 만나볼 수 있어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굉장히 섬세하게 잘 만들어놔서 조금 멀리서 봤을 땐 진짜 새인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새 종류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향하는 곳은 과연 어디일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덧붙여, 기암괴석에 따른 설명이 쓰여진 안내도와 실물을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해서 이 점도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사진 속에 담긴 '자연의 신비'는 바위틈 사이에서 나무뿌리처럼 자라는 듯한 모습의 바위가 하나의 조각품을 보는 것 같다고 적힌 내용이 눈에 띄었어요.
제가 나름대로 비슷한 모양의 바위를 찍긴 했는데, 정확하게 잘 캐치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안내도의 사진에 걸맞는 기암괴석을 발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부처바위는 돌출된 암벽에 외롭게 서 있는 모양새가 말없이 참선을 하는 모습을 닮아 있어 붙여진 명칭이라고 해요.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해 준다는 부처바위는 조금 더 쉽게 찾아내는 게 가능했는데, 관광안내도 사진보다 물이 훨씬 더 많이 빠진 상태인 데다가 사진 각도의 차이가 많이 나니 집중해서 관찰을 하는 일이 필요하겠습니다.
기암괴석을 군데군데 살펴보는 동안 이름을 참 잘 지었다 싶은 바위들이 많았어요. 덕분에 무작정 걷는 길이 전부가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기암괴석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기암괴석이 정말 많아서 쉽사리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찰나가 연달아 펼쳐졌습니다. 이중에서도 저는 점박이 물범과 물개바위가 굉장히 귀엽게 여겨졌습니다. 다만, 관광안내도의 사진은 그럴 듯 했으나 실물은 꽤나 상이해서 눈으로 찾아내는 게 어려웠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아무래도 사진 촬영 후에 시간이 많이 흘렀을 테니,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그러려니 하며, 고개를 끄덕이면서 전진 또 전진했습니다.
한참을 걷다 뒤돌아 보니까 이 또한 장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데크길이 드넓은 개펄과 기암괴석 한가운데에 위치함으로 인해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찰나를 맞닥뜨리게 돼 기뻤답니다. 하나개 해수욕장의 자랑인 개펄과 호룡곡산 순환숲길이 동반된 절벽과 그 속의 기암괴석의 풍경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였어요.
그런 의미에서 마음 편히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많은 분들이 시간 내서 꼭 한 번 방문해 보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길이는 짧지만 그래서 더 강렬한 순간을 선사하는 곳이 바로,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임을 기억해 주세요.
잠시 후, 데크길로 이루어진 계단을 내려오니 역시나 개펄 뿐인 바다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여기도 역시나 한산함 그 자체였는데요, 물 빠진 바닷길을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여겨 볼만 했어요.
그리고, 어디서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돌탑도 많더라고요. 누군가가 쌓아놓은 돌 위에 돌 하나를 올리고 소원을 빌며 완성시키는 돌탑의 자태가 익숙함을 선사했습니다.
온 김에 원하는 마음 속에 품었던 소원 하나 빌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커다란 돌덩이 사이를 걸으며 지금까지 걸어 온 데크길의 모습도 사진 한 장으로 남겨봤습니다. 꽤나 웅장한 비주얼이 훌륭했어요.
그 뒤에는 데크길로 되돌아가지 않고, 이곳에 설치된 계단을 올라 산길을 통해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아직 나뭇가지에 초록잎이 무성할 때가 아니었던지라 그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 데크길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좋았어요.
이렇게 봐도 꽤 멋지더군요.
호룡곡산으로 나아가는 길도 존재했지만, 이날은 무리하지 않고 하나개 해수욕장으로 다시 돌아와서 모래사장을 조금 걷다 집으로 갔어요. 물이 많진 않았으나 바다와 산까지 동시에 마주할 기회가 생겨서 신났답니다.
해수욕장의 모래를 밟으며 걸은 것도 오랜만이라 흡족했고 말지요.
마지막으로, 벚꽃이 반겨줘서 꽃놀이까지 제대로 했던 4월의 봄이었습니다. 여기 뿐만 아니라 무의도 오는 동안에도 만개한 벚꽃길이 가득해서 탄성을 내뱉으며 왔답니다.
완벽한 봄나들이를 했던 셈이에요.
무의도 해상관광탐방로를 보러 와서 하나개 해수욕장과 드라마 [천국의 계단] 촬영지, 호룡곡산 순환숲길까지 잠깐 걸으며 힐링할 수 있어 만족스러움을 일깨워준 유익한 도보여행이었습니다. 등산과 해수욕, 갯벌체험을 계획한 게 아니라면 반나절 코스로도 탁월함을 뽐내니 한 번쯤 와보셔도 괜찮을 거예요.
산책하듯 걸으며 여행하는 걸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임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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