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에서 걷기 좋은 길로 산책 코스에 안성맞춤인 곳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홍대역 3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만나볼 수 있는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지하철역에서 내리자마자 눈에 쏙 들어오는 곳이라 접근성이 좋은 것이 장점입니다.
경의선은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복선철도로 일제가 한반도 지배와 대륙 침략을 위하여 1904년부터 1906년까지, 2년 동안 건설함으로써 탄생되었다고 해요. 1906년 4월 3일, 용산에서 신의주 간 518.5km가 개통된 것이 특징이랍니다. 참고로 경의선 숲길은 옛 경의선 철길 중 용산에서 가좌까지 연결되는 용산선 구간(6.3km)이 지화화됨으로 인하여 지상에 만든 공원이에요.
옛 경의선 철길에 대한 기억과 흔적의 이미지로 레일, 쇄석, 침목, 콘크리트 등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잡아 조성되었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 걸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경의선 숲길은 제가 걸었던 연남동 구간 외에도 와우교 구간, 신수동 구간, 염리동 구간, 대흥동 구간 등이 존재하니 원하는 코스를 골라 산책하는 재미도 쏠쏠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사실,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을 자주 방문해서 시작점은 알고 있었는데 매번 친구들과 만나 밥 먹고 디저트 즐기는데 몰두하느라 끝까지 가본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겨울의 막바지에 산책 코스가 어느 정도 되나 문득 궁금해져서 직접 걸어봤는데, 생각보다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가능해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곳곳에 벤치도 여러 개 설치되어 쉬었다 가기에도 안성맞춤이었어요. 그 와중에 벤치가 2개 붙어있는 공간은 거리두기를 위해 비워두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으니, 코로나 상황임을 기억하며 간격을 두고 앉아 계절의 풍경을 즐겨주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특히, 산책로를 잇는 철길의 흔적을 엿볼 수 있어 걷는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사진 찍기 괜찮은 포토존으로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어요. 이와 함께 걷기 운동을 하는 홍대 주민들과 점심시간에 식사를 마치고 여유를 만끽하는 직장인들이 꽤 많아서 흥미로웠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즐기는 분들도 적지 않았어요.
아파트와 주택을 포함한 음식점과 카페 등의 건물이 양쪽에 존재함으로써 그 한가운데 자리잡은 경의선 숲길 연남동 구간의 산책로가 이색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서울로 놀러와서 들르기에도 괜찮은 여행코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쭉쭉 앞으로 난 길을 따라 직진을 이어가다 보니, 귀여운 벽화도 눈에 들어와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 담아 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이름만 들어본 적 있는 밥집과 카페의 외관을 만나게 돼서 반가웠는데, 코로나로 인해 방문을 잠시 미뤄둬야 해서 아쉬웠어요.
하지만 위치를 알아두었으니, 다음에 꼭 가볼 예정이랍니다.
경의선숲길공원 연남동구간은 예상보다 많이 길지 않아서, 적당히 걷기 좋은 산책로였어요. 1.3km코스에 소요시간은 왕복 1시간 정도로 무난했습니다. 여기서 왔던 길을 돌아가지 않고 그대로 쭉 걷다가 횡단보도에서 다리를 건너면 가좌역, 그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움직이면 홍제천으로 갈 수 있어요.
저는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며 주위 풍경을 눈에 담기에 바빴습니다. 겨울의 막바지에서 봄의 시작을 확인하게 해주는 풍경이 예뻐서 천천히 걷게 되더라고요.
홍대를 자주 왔음에도 지금껏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된 기분으로 감회가 새로웠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날은 샛노란 산수유꽃이 나뭇가지에 만발해서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진짜 예뻤어요. 산수유하면 떠오르는 건 전라남도 구례지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구례 산수유 마을에도 가보고 싶어요.
안 그래도 tvN 금요일 예능 <윤스테이>의 촬영지가 구례 쌍산재라서, 구례에 가보고픈 마음이 더 깊어졌던 것도 인정합니다. 산수유 막걸리도 그곳에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고 말이죠. 하지만 올해는 이렇게 홍대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에서 산수유를 마주하게 된 것으로 만족합니다.
홍대역 3번 출구를 향해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던 도중에 기차가 달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이 또한 좋았어요. 나름대로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멋짐을 뽐내서 기분이 더 즐거워졌다죠.
뿐만 아니라 기차여행의 설렘을 떠올리게 해주는 순간이기도 했거든요.
그리고, 세교실개천 이야기도 안내판을 통하여 맞닥뜨릴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이 위치한 지역의 옛 지명이 세교리, 잔다리 등이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돼서요. 이 지역에 작은 물길이 여러 갈래로 지났던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공원을 만들면서 작은 실개천을 구축해 이름도 옛 지명의 의미를 되새기려 세교실개천이라고 명명했다고 하니 이 부분도 알고 넘어가시면 좋겠네요. 이러한 이유로 실개천은 경의선 철도(용산~문산 감) 및 공항철도 지하 유출수를 이용해 시간당 150톤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덧붙여, 홍대 경의선숲길공원 연남동 구간에는 물길이 군데군데 포착되었으나 현재는 물 대신에 바닥이 드러나는 모습이 전부였답니다. 위의 사진이 바로 작은 실개천에 존재하는 돌다리인데, 아직은 물이 흐르는 걸 볼 수 없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어요.
이때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하늘 위로 뻗어있을 시기라 고즈넉한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어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날씨가 풀리지 않아서 인적이 덜한 관계로 적당히 거리를 두며 산책하기에 딱이었으니까요. 특히, 이 구간이 정말 멋졌어요.
연트럴파크로 명성이 자자한 경의선숲길공원 연남동 구간을 3월 넷째 주에 방문하자 봄꽃들이 예전보다 더 많이 반겨줘서 설렜습니다. 자목련과 백목련이 하늘 높이 꽃망울 드리우던 비주얼이 최고였어요.
4월에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벚꽃도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확실히, 작년보다는 벚꽃이 만발하는 순간을 더 빠르게 마주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3월인데 벌써 벚꽃이라니!
놀라움도 잠시, 예쁘게 피어나는 벚꽃이 시선을 사로잡아 행복했습니다.
이 꽃의 이름은 뭔지 모르겠지만, 무리지어 피어나는 모양이 아름다워서 담아봤어요. 이제 곧 계절에 맞는 옷을 입게 될 홍대 경의선숲길공원 연남동 구간의 모습이 기대가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주에는 홍제천을 수놓은 개나리 구경까지 하고 왔지요. 앞서 설명했던 대로, 연남동 구간을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갔더니 홍제천(홍은사거리)의 모습이 펼쳐져서 여기도 걷게 되었어요.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환상적인 개나리꽃길이 눈 앞에 나타나 감탄을 자아냈답니다.
홍지문까지 6km라는 팻말을 봤는데, 저는 적당히 걷다가 다시 돌아갔어요. 봄이 오면 매화, 벚꽃은 자주 보러 갔는데 개나리가 이렇게 흐드러지게 핀 모습은 정말 오래간만이라 최고였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걷기 좋은 길로 홍대입구역 3번 출구의 경의선숲길 연남동 구간에 이어 홍제천까지 걸어보기를 추천합니다. 멀리 떠날 필요없이, 지하철 타고 가까운 곳에서 봄꽃 나들이 누리며 신나는 산책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홍제천도 쭉쭉 걸어보고파요.
각양각색의 꽃과 푸르른 나무들로 가득 채워질 봄이 오면, 다시금 이곳으로 걸음을 옮겨봐야겠어요. 몸도 마음도 가볍게 오갈 수 있는 서울 산책로를 원한다면, 홍대입구역에서부터 출발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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