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막바지에 다다라 계절 특유의 멋진 풍경을 놓치지 않고자 다녀온 곳은 단풍 명소로 유명한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입니다. 주말이었던 데다가 날씨가 화창했던지라 도착하기까지 4시간이 걸려서 깜짝 놀랐어요. 2시간 정도면 될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던 거지요. 참고로 이곳의 입장료는 무료지만 주차비는 소형차 2천원, 대형차 3천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일찌감치 방문한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상황 속에서도 주차장에 차댈 곳이 있어 그나마 다행스러웠어요.
그리하여 오늘은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산책 코스 속 멋드러진 경치와 더불어 함께 만나보면 좋은 야외전시장 몇 군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는 단풍을 보러 온 게 가장 큰 이유였기에 실내 전시관은 따로 둘러보지 않았음을 미리 밝혀 봅니다.
일단 본격적으로 걸어보기 전, 정문 근처에 자리잡은 호두과자집에서 호두과자와 호두튀소빵을 구입하다가 높게 솟아오른 천안 독립기념관의 상징조형물인 겨레의 탑이 포착돼 카메라 셔터를 눌러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아봤어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쳐 지속될 영원 불멸의 민족기상과 더불어 민족의 자주·자립을 향한 의지를 표현한 건축물이라고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멀리서도 한 눈에 쏙 들어옴에 따라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뽐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후에 우리가 선택한 천안 독립기념관 단풍나무숲길 산책 코스는 이렇습니다. 겨레의 탑을 보고 나서 통일 염원의 동산으로 제일 먼저 발걸음을 옮겼어요. 여기는 광복 50주년이 되는 1995년 광복절이 준공된 것이 특징이에요.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의 동산으로 조성됨에 따라 눈에 띄는 조형물이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통일 염원의 동산에 존재하는 상징조형물로는 통일의 탑과 통일의 종을 만나보는 일이 가능했습니다. 통일의 탑은 원뿔형 무지개 모양으로 자리잡은 3날 2쌍의 모양새가 도드라졌고요. 그 아래에 마련된 통일의 종 또한 남다른 위엄을 선보여서 눈여겨 보게 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이로 인한 웅장함이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에요.
통일 염원의 동산을 지나 조금만 걷다 보면 드디어 이날의 목적지였던 단풍나무숲길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곳의 입구에는 '단풍나무숲길'이라는 글자가 조각된 안내판이 존재했는데, 화사한 색감의 꽃화분이 주변을 둘러싼 모양새가 예뻐서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로 북적였어요. 덕분에 가장 인기있는 포토존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답니다.
천안 독립기념관의 단풍나무 숲길은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서 통일염원의 동산 입구까지 약 4km에 달하는 거리에 꾸며진 단풍나무 길이에요. 포장된 길 양옆으로 2,000주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걷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넉넉 잡아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오르막길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평지로 구성돼 느긋하게 걸음을 내딛으며 여유로운 산책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어요.
저희는 통일염원의 동산 입구에서 시작해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으로 내려왔는데,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서 통일염원의 동산으로 이동해도 괜찮습니다.
포토존을 지나자마자 단풍나무 숲길 입구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단풍이 붉게 물든 모습을 맞닥뜨리게 돼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오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주는 공간의 묘미가 기대 이상이었던지라 사람들이 정말 많았던 게 기억이 나네요.
뿐만 아니라 단풍나무 중에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표출하는 장소가 상당해서 걸음을 멈추게 되는 순간도 적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포토존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도 꽤 있었고 말이죠.
앞으로 앞으로 하염없이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자 높이 솟아오른 단풍나무의 빨강, 노랑, 초록빛이 어우러진 가운데서 푸르른 하늘이 빼꼼 존재감을 드러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순간도 상당했습니다.
포장길 좌우의 단풍나무 덕택에 그늘이 만들어져서 보다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 말이죠.
반짝이는 햇빛을 머금은 채로 바람에 살랑이던 단풍잎의 모습도 최고였어요. 가을을 맞이하여 단풍놀이하러 나온 게 정말 오랜만이었어서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천안 독립기념관의 단풍나무숲길을 걸어갈 때 그 앞쪽으로 흑성산의 모습이 보여서 이 또한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안 그래도 단풍나무 숲길을 걸어가던 도중에 흑성산으로 오를 수 있게끔 안내해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는데요, 숲길 산책과 산길을 통한 등산을 동시에 할 수 있어 금상첨화로 보여졌습니다.
이와 함께 흑성산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어서 길을 걷는 동안 하늘 위를 날며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작게나마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한 번에 5개의 패러글라이더가 눈에 들어왔던 순간도 나름대로 장관이었어요.
한 그루가 아닌 여러 그루가 만들어낸 알록달록한 단풍나무의 매력적인 그라데이션도 환상적이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가을마다 단풍구경을 나오는구나 싶을 만큼, 눈 앞에 펼쳐진 자연의 경이로움이 놀라움을 선사했던 순간을 잊지 못할 거예요.
마스크 착용만 잘하면 자유로운 탐방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주말여행을 통한 힐링을 경험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최적의 장소였답니다. 입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으나 길을 따라 걸을수록 적당한 고요함이 가득해서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반대쪽으로 무사히 내려오자 여기에도 단풍나무숲길 포토존이 설치된 게 보여 역시나 사진으로 남겨봤습니다. 두 군데의 포토존이 조금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으니 이 점을 기억하며 기념촬영을 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울긋불긋한 단풍 사이로 보이는 흑성산까지 한 컷에 담아낼 수 있어 흡족했던 순간도 기념으로 남겨 봅니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게 훨씬 예쁘지만, 사진으로 보며 그날의 시간을 추억하는 것도 좋아요.
뿐만 아니라 단풍나무 숲길 아래로 펼쳐진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을 둘러보는 일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1995년에 광복 50주년을 맞이해서 식민 잔재의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을 도모하려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한 뒤 각계의 의견 수렴을 통하여 철거 부재를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 지금의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이라고 합니다.
특히, 첨탑을 지하 5m 깊이에 반 매장하여 최대한 홀대하는 방식으로 배치한 것이 포인트랍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립기념관의 주 건물인 겨레의 집 서쪽, 해가 지는 위치에 조성해서 일제 식민통치의 몰락과 식민잔재 극복 및 청산을 강조한 전시공간이라고 하니 온 김에 꼭 만나보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 옆으로도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울창하니 겸사겸사 들러보셔요.
조선총독부 건물 꼭대기에 설치되었던 부재들을 땅 속에 매장하여 서쪽에 전시한 점이 여러모로 강렬하게 와닿아 한참을 바라보게 되던 공간이었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며 관람할 수 있어 이 또한 의미가 남달랐음을 인정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날 발을 들인 천안 독립기념관 관람 코스는 이와 같았습니다. 겨레의 탑을 보는 것에서부터 통일염원의 동산을 지나 단풍나무 숲길을 걸어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을 둘러보는 걸로 마무리가 됐어요. 그 속에서 통일염원의 동산보다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에서 단풍나무 숲길로 향하는 경로로 향하는 사람들이 훨씬 적었으니 이 점을 참고해서 방문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근데 저는 제가 다녀 온 산책 코스가 더 좋긴 했어요.
목적지로 가는 길이 예상에 비해 오래 걸리긴 했지만 가을에 꼭 가볼만한 곳이 분명해 보였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가을보단 다른 계절에 사람들이 덜할 것 같아서 봄이나 여름에 다시 와보고 싶어졌어요. 덧붙여 독립기념관 내부에 캠핑장도 있으니 예약 후 가족 및 지인들과 캠핑존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까지 만나보시면 일석이조일 거예요!
서울근교 가을여행지로도 제격이었던 천안 독립기념관이었어요. 다만 하루만에 이곳을 전부 다 만나볼 수 없었으므로, 다음에 재방문해서 곳곳을 좀 더 꼼꼼하게 둘러볼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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