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에서 12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다 눈에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오면 마주하는 것이 가능한 이곳은 심세정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심세정(心洗亭)은 마음을 씻고 편히 머물다 가는 정자라는 의미를 지녔는데 직접 방문해 본 결과, 가게 이름에 걸맞는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어 친구와 내가 모두 만족하며 행복함을 만끽했던 공간이기도 하해요.
점심을 먹고 디저트를 먹기 위해 들렀는데 첫 만남부터 매우 즐겁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앞으로 신당역을 자주 찾게 될 이유를 새롭게 발견하게 돼서 기분이 매우 설렜던 것 또한 사실이고 말이죠!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가지런히 늘어선 테이블 위로 다양한 맛을 보유한 빵들이 반겨주는 것을 만나게 됩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부터지만 빵 나오는 시간은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사이로, 때마다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가 각기 다르니 현장에서 카페의 벽면에 설치된 설명서를 참고하길 바랍니다. 사정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도 다분하니까요.
사진으로 담은 것이 전부는 아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종류가 많은 편이라고 볼 수는 없었고, 이와중에 모습을 맞닥뜨리지 못한 빵의 모습은 이름만 바라봐야 했어요. 그럼에도, 밥을 먼저 먹은 터라서 원하는 메뉴 몇 가지를 고를 선택권은 존재했던 것이 천만다행! 덧붙여, 정해진 시간마다 등장하는 베이커리 외에 티라미수 등의 케이크도 몇 종류 접할 수 있으니 이 점도 염두해 두면 좋을 듯 합니다.
카운터와 이어지는 베이커리 테이블의 전체 비주얼은 이랬어요. 햇살이 투명한 유리로 비춰들어서 추운 겨울을 조금이나마 잊게 해주는 인테리어도 따뜻함을 더해 주었습니다.
점심 때를 조금 지난 시간이라서 모든 자리가 가득 채워진 건 아니었으나 빵만 사 가는 손님들이 많아서 시간을 잘못 맞춘다면 빈 손으로 가거나 많이 기다려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답니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한 베이커리라는 뜻이겠지요.
심세정 베이커리 카페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층의 좌석은 위와 같았어요. 아담한 테이블에 개성 넘치는 색상의 의자가 배치되어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2인석과 4인석으로 구분된 것이 특징이었어요. 날이 추울 때는 카페 한켠에 나란히 자리잡은 담요를 꺼내 덮어주면 도움이 된답니다.
저와 친구는 계단을 올라와 2층에 자리를 잡았어요. 2층은 빈백이 의자의 역할을 대신하므로, 앉아도 되고 편하게 누워서 수다를 떨거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음식을 먹고 마실 때를 제외하면 우리는 거의 눕다시피 한 채로 이야기꽃을 피우며 신나게 여유를 부렸어요.
의자가 아닌 빈백이 처음에는 어색함을 전했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두 사람 모두 그 말이 진실임을 증명해내며 곧바로 릴렉스의 절정을 맞닥뜨렸기 때문이었어요. 빈백이 이렇게 편한 줄은 미처 몰랐거든요. 집에 하나 사두고 싶을 정도로 완벽함을 뽐냈던 심세정 베이커리 카페 2층의 빈백 존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다만, 계단 왼쪽으로 준비된 2인석은 완전한 빈백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줘야 할 듯 해요. 좁은 공간을 좌석으로 활용했기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노트북 사용 및 독서를 위한 1, 2인용 공간으로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다른 빈백 존에 비해서 프라이버시가 조금 더 지켜지는 장점도 기억해 둘만 하겠고요.
2층은 주문한 음식을 갖고 올라오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천장이 낮아 이동할 때 머리를 조심해야 하는 점을 제외한다면 최적의 공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다시 또 가고 싶어져요+_+
친구가 주문한 아인슈패너(비엔나 커피)는 역시나 커피 위에 올려진 크림이 맛있었어요. 메뉴를 주문할 때 티라미수 케이크도 하나 먹으려고 했는데, 아인슈패너와 같은 종류의 크림이 올라간다고 알려주셔서 고르지 않았던 기억이 남아서 이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크림이 맛있긴 했지만 티라미수까지 먹었다면 느끼하지 않았을까 생각돼요. 그래서 더더욱 직원들이 보여준 친절함과 상냥함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최고였어요!
그린티 라떼는 달콤쌉쌀한 그린티와 우유의 조화가 완벽하게 입맛을 사로잡은 음료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찻잔 세트 또한 예뻐서 절로 눈길이 갔어요. 베이커리가 대표적인 카페이긴 하나 그렇다고 드링크가 맛이 없는 건 아니라서 이 점도 기억해 둬야 할 것 같네요.
아인슈패너를 다 마신 친구가 추가로 주문한 블랙티 라떼도 달지 않고 괜찮은 맛을 자랑했어요. 은은하게 퍼지는 향과 맛을 함께 음미할 수 있어 이 또한 좋았습니다. 따뜻하게 퍼지는 차의 온도가 딱 알맞았더라고요.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저희들이 먹은 빵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합니다. 첫 번째 주자는 세가지 향 헤페촙프. 꽈배기만큼은 아니지만 은근하게 꼬여져 있는 생김새가 신기해서 선택했어요. 헤페는 '이스트', 촙프는 '땋다'라는 뜻을 의미해 땋은머리 빵으로 불린다고 해요.
세 가지 향은 각각 플레인, 초코, 홍차를 뜻하며 그에 따른 색깔의 차이가 눈을 사로잡았어요. 색깔에 비해 맛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고 이름처럼 향만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빵 위에 올려진 것은 단 맛이 많이 나는 것이 설탕 같았어요.
브래드 푸딩은 먹기 좋게 커팅된 조각 사이로 진득한 초코 크림이 녹아나와서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빵의 풍미해 달콤함을 더해주는 것이 특징이었어요. 생긴 모양이 독특해서 고른 거였는데 맛도 좋아서 역시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빵은 심세정의 시그니처 메뉴로 유명한 버터앙금프레즐입니다. 일명, 앙버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데다가 많은 가게에서 판매 중인 제품이지만 저는 여기에서 처음 맛을 보게 됐어요. 버터와 팥 앙금이 프레즐 안에 곁들여져 달콤함과 고소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메뉴였답니다.
최초의 한 입을 먹었을 때는 프레즐이 굉장히 딱딱하게 생각돼서 그냥 그랬는데, 먹다 보니까 중독성이 굉장히 강했고 또 맛있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어요. 시그니처 메뉴인 이유를 충분히 알겠더라고요. 빵과 속재료의 환상적인 궁합이 정말 최고였습니다. 짭짤한 프레즐과 앙버터의 단맛이 단짠의 확고한 강점을 입으로 전달해 주니 절로 손이 갔어요. 결론적으로, 이날 먹었던 빵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고 확신합니다.
원하는 메뉴를 골라 계산하고 나면, 빵을 데워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주는데 이로 인한 플레이팅도 예술이었습니다. 맛있는 빵과 음료를 포함, 공간의 삼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져 황홀했던 심세정에서의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흘러 카페를 나오는 것이 그래서 더 아쉬웠답니다.
그리고 참고로 저희가 심세정을 방문했던 것이 올해 2월인데, 지금 가게 되면 빈백 존을 더 이상 만나볼 수 없다고 해요. 평범하게 테이블과 의자가 놓인 형태로 리모델링이 되었다고 하니 이 점을 기억하고 찾아주시면 좋겠습니다. 빈백이 사라져서 좀 섭섭하게 됐지만 할 수 없죠, 뭐ㅠㅠ
그래도 다음에 또 방문할 생각이 없지 않습니다. 계절에 따른 한정메뉴도 아직 못 먹어봤으니 먹으러 가야 해요. 뿐만 아니라 신당역의 괜찮은 카페를 제대로 찾았으니 근처에 갈 일 생기면 여기서 약속을 잡아야겠다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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