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어바웃 한남점은 골목 사이에 숨어 있다가 대로변으로 확장 이전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된 식당입니다.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쭉 걸어 올라오면 만나는 것이 가능한데,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해 곤란함을 겪는 일이 다반사인 곳이기도 해요. 먼저 가서 식사를 주문한 저도 그랬고, 뒤이어 도착한 친구도 마찬가지였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리 이야기해 둘게요. 라운드어바웃의 입구는 절대로 자동문이 아니며, 왼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기다란 막대기 모양의 은색 손잡이를 밀면 문이 열린다는 사실을요. 한참 헤매고 있다 보면 직원들이 대신 문을 열어주는 모습도 정말 많이 목격하게 되니 밥 먹으로 올 사람들은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이곳의 인테리어가 눈에 쏙 들어왔습니다. 2층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저희는 1층 구석에 자리를 잡았기에 올라가 보진 않았어요. 앉고 싶은 테이블에 편히 착석해 메뉴를 고른 뒤에 주문하면 된답니다.
근데 테이블마다 벨이 설치된 것은 아니라서, 직원이 바라봐 줄 때까지 매의 눈으로 그들을 찾거나 큰 소리로 불러야만 하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졌어요. 구석 테이블은 더더욱.
메뉴판은 테이블 옆 창가쪽에 비치되어 있었어요. 메뉴판을 보고 고민하다가 라운드어바웃의 인기 메뉴로 두 가지를 골라 주문하고 기다렸습니다. 볕이 들어서 따뜻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자리는 마음에 쏙 들었고, 나름대로 구석이라서 전해져 오는 프라이빗함 또한 매력 만점이었어요.
메뉴를 시키니 식전빵으로 맛있게 구워진 마늘빵이 함께 나왔습니다. 따뜻하면서 달콤하고, 적당히 바삭해서 애피타이저로 딱 적당했어요. 생각해 보니 마늘빵을 굉장히 오랜만에 맛보게 된 거였는데, 그래서 더 맛있게 여겨지는 것 같기도 했다지요.
물도 처음부터 한 주전자를 대용량으로 가져다 주셔서 따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되는 점 역시 좋았습니다. 수저를 포함한 식기 세트가 담긴 상자가 생각보다 테이블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했는데, 센스있게 치워주셔서 이 또한 만족스러웠고요.
명란크림우동은 색소와 첨가물이 가미되지 않은 크림소스 베이스의 독특한 음식이에요. 라운드어바웃의 시그니처 메뉴이자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음식이라고 보면 되는데, 분홍빛의 비주얼이 흥미로움을 자극하는 것 또한 특징으로 보여졌습니다.
명란이 가득 들어가서 고소할 뿐만 아니라 크림소스의 느끼함이 고스란히 배어나와 흥미로운 맛을 자아낸답니다. 다만, 명란이 일부분 곁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우동 전체에 고루 퍼져 있기 때문에 명란 자체를 크게 선호하지 않는다면 주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아요. 단순한 호기심은 금물입니다.
소세지 야키 카레는 수제 데리야키와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치즈 100%를 뽐내는 메뉴로 소세지와 구운 토마토, 마늘 바게트가 함께 올라가 있어 눈을 사로잡는 메뉴였어요. 특히, 치즈와 카레의 조화가 맛있었습니다.
식전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생김새의 마늘 바게트는 그냥 먹어도 좋았고, 카레에 찍어 먹으며 즐겨도 괜찮았어요. 소세지의 맛도 훌륭했고, 양도 꽤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치즈 아래쪽으로는 이렇게 카레와 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맛이 나쁘진 않았는데 생각보다 간이 좀 많이 짜서 그 점이 좀 아쉬웠어요. 일본 가정식 카레라고 보기에는 짭짤함이 강했다고나 할까요? 지역이나 입맛에 따른 특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친구와 제 입에는 짰어요.
이러한 이유로 명란크림우동은 먹을수록 느끼함이, 소세지 야키 카레는 먹을수록 강한 짭쪼름함이 서서히 올라오는 메뉴였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음식의 비주얼이 탁월하고 맛도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줄을 서서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확신이 다시금 명확해졌던 순간! 오전 11시 30분 오픈에 거의 맞춰 갔기에 기다림 없이 식사를 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본 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피클은 리필이 되니 먹고 부족하다면 더 달라고 하면 됩니다. 라운드어바웃 한남점은 명란을 좋아한다면 명란크림우동 먹으러 한 번쯤 와봐도 괜찮은 곳이 아닐까 싶네요. 덧붙여 짠 맛이 느껴지긴 했어도 명란크림우동보단 카레에 한표를 던지는 사람이기에, 카레를 좋아한다면 역시나 방문을 권해 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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