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에는 뭐니뭐니해도 따뜻한 국물요리가 최고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주말 아침부터 일찍 외출준비를 하고 점심을 먹기 위해 만두전골로 유명하다는 가게 '하단'을 찾았습니다.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나와요.
수요미식회 만두전골편에 나왔다고 하던데, 저는 방송은 안 봤지만 입소문을 확인하고자 직접 발걸음을 했답니다. 사진에서 봤던 음식점 외관이 금방 눈에 띄어서 찾기는 생각보다 쉬웠어요.
가게는 오후 12시부터 8시까지 영업하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혹시나 주말이기에 오래 기다릴까 싶어서 오픈시간 전에 좀 일찍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1등으로 들어가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하하!
11시 40분쯤 도착한 걸로 기억이 되는데, 11시 50분 넘어서인가 저희 뒤로 한 팀이 줄을 섰어요.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일찍 가서 기다릴 필요는 없을 듯 한데 다른 날도 이런지는 모르겠네요. 딱 시간 맞춰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12시부터 점심 때라서 사람들이 계속 찾아오기는 했어요.
시간 되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건가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안쪽에서 문을 열어 주셔서 지정해 준 자리로 곧바로 들어가서 앉았습니다.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별로 안 컸어요. 그리고 굉장히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내부 구조를 떠올리게 하는 옛스러움이 감돌았고요. 메뉴판은 벽에 눈에 띄는 크기로 붙어 있었습니다.
일단 가게로 들어가서 착석을 한 뒤 메뉴를 시키면 됐는데, 기다렸던 순서대로 주문을 받아서 그 점은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1등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으하핫!
기다리는 동안 기본 세팅이 완성되는데 가장 먼저 숟가락과 젓가락, 물컵, 만두를 찍어먹을 양념장과 요리를 덜어먹을 개인 접시가 운반되어 옵니다.
그 뒤에는 세 가지 종류의 밑반찬이 차례로 테이블에 등장하게 되는데 김치, 깍두기, 장아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반찬 전부 맛있었고 김치와 깍두기는 한번 더 리필해 먹었어요.
하단은 평양만두 전문점이기에 슴슴한 맛이 메인 메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곁들여 먹기 딱 좋은 반찬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삭한 깍두기, 신 김치, 짭쪼름한 장아찌의 조화가 좋았어요.
잠시 후, 만두전골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사진 속에서 봤던 비주얼과 정말 똑같았어요. 테이블마다 배정된 버너 위에 전골 냄비를 올려 주시는데,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곧바로 먹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매우 풍부한 양의 팽이버섯이 전골냄비를 가득 채우고 있었고, 그 위에 양지고기 또한 눈에 띄었습니다. 아래로는 표고버섯의 생김새 또한 확인하는 게 가능해서 기대가 됐답니다. 버섯도 참 좋아하는지라ㅎㅎ
아, 그리고 버섯과 국물 사이로 빼꼼하게 모습을 드러낸 만두의 자태도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듯 합니다. 두근두근!
기본적으로 테이블에는 조리가 다 된 상태로 나오는 것이기에 버섯의 숨이 죽었다 싶으면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해요. 저희가 멀뚱멀뚱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주방에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먹으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고 있었나 봐요. 국물이 점점 더 가열차게 끓어오르고 있더군요!
첫 접시는 살짝 소심하게 만두와 함께 고기, 팽이버섯과 숙주 약간을 담아 봤어요. 국물을 포함한 전골 요리의 색감만 봐도 어떤 맛이 느껴질지 확연히 짐작이 가서 흥미롭기도 했어요.
특히, 손으로 하나하나 빚었다고 하는 만두의 모양이 예뻐서 절로 눈길이 또 갔답니다. 내용물도 푸짐하게 들어있는 게 확인이 되니까 역시나 기대감이 업그레이드 되며 침샘을 폭발시키기에 이르렀습니다.
내부는 두부를 포함한 채소로 이루어져 심심함이 매력적이었어요. 자극적인 맛에서 벗어나 정갈하면서도 깔끔한 따뜻함이 입 안을 돋구워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양념장을 투척하면 그야말로 꿀맛! 만두와 양념장의 조화가 역시나 잘 어우러지는 메뉴였다고 확신합니다. 양이 많지 않다 여겼고, 친구 역시 밥이 없어서 배가 부를까 싶었다는데 그건 큰 착각이었어요. 먹다 보니 자연스레 포만감이 들더라고요.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바로 국물입니다. 물론, 만두도 맛있었지만 만두전골의 핵심은 국물에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듯 해요. 청양고추가 가미됨으로써 적당히 칼칼한 맛이 슴슴함에 은은하게 배어나와 자꾸 떠먹을 수 밖에 없었어요. 국물 최고!
저희는 사실 원했던 음식을 먹고 있었기에 다른 메뉴는 주문을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하단에는 전골보다 더 유명한 시그니처 메뉴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진 속의 메밀냉칼국수입니다. 그런데, 여름 한정메뉴로 겨울에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그러려니 했지요.
하지만, 겨울이라고 해서 메밀냉칼국수를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어요. 알고 봤더니, 만두전골을 시키는 테이블에 한해서 추가로 주문하는 게 가능했습니다. 수요미식회에서 그렇게 방송이 되어 그대로 판매 중이라는 얘기를 다른 손님이 시키는 걸 보고 알게 됐어요.
진작 얘기해 줬으면 미리 시켜놓는 건데,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왕 왔는데 안 먹고 갈 수 없겠다 싶어 저희도 냉큼 메밀냉칼국수 한 그릇을 추가로 주문하게 됐습니다. 사진 속 메뉴가 바로 그것이에요.
하단의 메밀냉칼국수는 직접 반죽하고 숙성해서 뽑아낸 메밀면을 사용한 메뉴라고 해요.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이 음식을 찾는 분들이 정말 많았고, 어떤 테이블은 이걸 먹기 위해 추가로 만두전골을 시키는 느낌이 들어 재밌었어요.
그러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참고로, 나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이 점을 감안해서 미리 주문하시길 추천합니다. 확실히 시간이 좀 걸리긴 하더라고요.
처음 한입 먹었을 때는 쫄깃한 메밀면이구나 라는 감상이 전부였는데, 면과 함께 국물을 호로록 먹는 순간 그 매력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메밀냉칼국수 안에도 청양고추가 들어감으로써 적당한 알싸함이 더해져 국물에 시원함이 더해져 한동안 숟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는 사실!
하단 가시면, 메밀냉칼국수도 꼭 드셔 보시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추우니까 만두전골 시키고 하면 딱이에요. 입맛을 사로잡는 국물의 맛이 자꾸 생각나는 하단에서의 시간, 따뜻한 만두전골과 차가운 메밀냉칼국수의 조화가 멋졌던 하루였습니다.
다만, 추가 메뉴로 시킬 수 있다는 설명은 좀 해주셨으면 좋겠네요. 매출에도 도움이 되고 손님들 역시 두 가지 맛을 동시에 마주하게 돼 일석이조일 테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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