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때부터 타고난 정해진 운명, 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숙명'이라고 부른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숙명은 운명이라는 단어를 아우르는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을 읽으며 저는 오랜만에 감동을 느꼈습니다.
단순한 추리소설에서 벗어나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이들의 이야기를
얽히고 설키게 만들어 독자들의 감각을 집중시키는 솜씨가 정말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근래에 읽었던 추리소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었어요.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새로운 사실을 접하게 되고, 그로 인해 밝혀지는 커다른 음모 속 파헤쳐지는 진실!
엄청난 스릴감을 전해 받지는 못했지만, 극적인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깔끔한 이야기 전개로 마음을 뺏어버리는 묘한 매력이 있는 책이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숙명이 오늘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면,
제게 있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은 그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뜻깊은 작품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그만큼,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내려갔거든요.
어서 빨리 읽고 싶은 마음에 순순히 잠들지 못하고 책을 펼쳐들었던 시간이 있었으니 말이죠.
책표지 뒷면에 마지막 문장은 읽지 말라고 되어 있었는데,
요즘은 책을 앞페이지부터 찬찬히 읽는 편이라 모든 페이지를 섭렵한 뒤에 그 글을 본 게 어쩌면 다행이지 싶어요.
위트 있는 마지막 문장에서 희미한 웃음까지 던지고 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에게서 또 한번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를 만나서 즐거웠어요.
추리소설이 또 의외로, 기분 전화에 도움이 돼서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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