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라고 오늘은 하루종일 끝도 없이 비가 내리네요.
이제 그만, 맑은 햇사라 보며 광합성을 하고 싶은데 언제쯤 비가 그칠지 모르겠습니다.
햇빛을 보지 않으니 우울한 마음은 더 깊어져 가는데, 그러다 보니까 고독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슬프지만, 때로는 이 고독을 즐겨 보려고 노력중입니다.
그 와중에 제가 읽은 책은 물탱크 정류장인데요,
이야기 속에 담긴 내용 속에 고독의 깊이가 묻어나는 것 같아서 기분은 더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독특한 소재와 설정으로 결말이 궁금해져서 속도를 내서 읽어내려간 책이기도 합니다.
물탱크 정류장을 알게 된 것은 극장에서 연극으로 올라간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였어요.
줄거리를 대충 훑어봤는데 맘에 들어서 공연을 보러 갈까 고민하던 찰나에
원작이 소설이라는 사실을 접하고는 공연장이 아닌 도서관에 달려갔었더랬지요.
내용이 참 심오하고, 또 심오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었어요.
물탱크 정류장은 옥탑방에 살고 있던 한세종이 물탱크 속에 사는 남자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어요.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들어온 물탱크를 꼼꼼히 살피다가 어느 날, 물탱크 남자를 만나게 되고,
물탱크 남자와 한세종의 입장이 바뀌면서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한세종은 물탱크 남자가 되고, 물탱크 남자는 한세종이 되는 거죠.
이렇게만 이야기하면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실 거예요.
직접 책을 통해 두 남자의 뒤바뀐 운명을 확인하시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놀라운 소재를 심오하게 풀어낸 물탱크 정류장.
정류장은 사실,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잠시 머무는 곳이잖아요.
그러나 물탱크 정류장은 잠깐 머물다 가기에는 아쉬운 곳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오래 머물 곳은 못 되지만요.
대신, 혼자 지내는 법을 깨닫게 해주는 데는 물탱크만한 장소도 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인생을 살아가는데 진짜 필요한 것은 혼자 지내는 법을 아는 것이니까요.
뭔가 말이 많아진 것은 그만큼 소설이 전해준 이야기가 많았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직접 책을 읽어보세요.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 했어도, 작가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어서
삶에 도움이 될 거예요. 제 생각엔 말이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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