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4일 토요일, 등산 예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가 9회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하여 손호준, 윤은혜, 유이, 오마이걸 효정은 킬리만자로 정상 우후루 피크에 가기 전 등반객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키보 산장에 도착했어요. 다만 해발고도 4,720m에 자리잡은 곳이었으므로, 평지에 비해 공기 중 산소 농도가 절반 뿐이라 휴식을 취하는 동안에는 힘겨워 하는 출연진들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더하고도 남았어요. 당일 밤에 떠나야 해서 숙박 대신 잠시 쉬는 게 전부였거든요.
참고로 이들의 킬리만자로 등반 스케줄은 이랬습니다. 키보산장에서 밤 12시에 출발하여 최정상 우후루 피크를 찍은 뒤 곧바로 키보 산장에 와서 재정비 후 호롬보 산장까지 내려가야 했기에 일정 자체가 만만치 않아 보였다지요. 대략적으로 정상까지 10시간, 하산에 4시간이 소요되므로 최소 14시간 코스가 예정되어 있어 놀랍기 그지 없었습니다.
이에 앞서 은혜, 유이, 효정은 저녁식사를 위하여 식당으로 이동했고, 호준은 밥이 아닌 잠을 선택함으로 말미암아 숙소에 남아 체력을 비축하던 장면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고산병 증세와 추위로 인해 다들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가 더 걱정되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어쨌거나 네 사람은 정해진 시간에 다다라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하여 고산병 예방을 위해 천천히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시간이 흐를수록 몸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함에 따라 호흡곤란, 메스꺼움, 구토감을 경험해야 했던 은혜는 후발대로 천천히 움직이다 결국에는 가이드의 판단을 토대로 하산을 결정하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어떻게든 올라갈 순 있을 것 같은데 내려오는 건 못할 것 같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은혜는 무전을 통하여 자신의 소식을 전하고 해발 5,300m에서 도전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비록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인생 최고의 높이에 도달한 것만으로도 커다란 성과로 보여졌어요. 이날 은혜의 목표는 정상이 아니라 산악회원들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배웅하는 거였다고 하는데 단 한 걸음조차도 뗄 수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와중에 내가 그들을 위해서라도 포기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내려올 힘이 없는데 우겨서 정상에 가면 곁에 있는 포터와 가이드가 고생을 하겠다 싶어 함께하는 이들을 위해서 아쉬움 속에 내린 결정임을 알게 돼 납득이 갔어요. 대신, 간절한 마음으로 동료들의 성공을 기원하는 진심어린 마음이 도드라져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그리하여 호준, 효정, 유이는 은혜의 응원에 힘입어 최정상 우후루 피크를 만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첫번째 목적지인 해발 5,685m의 길만스 포인트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이때 효정이 스마트폰에서 은혜 사진을 찾아 넷이서 같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어요.
이어서 킬리만자로의 분화구를 따라 걸으며 두 번째 목적지인 해발 5,756m의 스텔라 포인트로 향했습니다. 이로써 만나 본 키보 분화구는 킬리만자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분화구라네요. 이렇게 스텔라 포인트를 지나 우후루 피크로 이동하는 동안 세 사람은 각자에게 찾아 온 고산병과 맞서 싸우며 힘을 냈어요.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걷는 길이었기에 힘들긴 해도, 외롭진 않아 보였습니다. 빙하를 배경 삼아 마지막 여정을 떠나던 효정, 유이, 호준의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킬리만자로는 스와힐리어로 빛나는 산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정상에 오른 이들을 맞아주는 만년설의 웅장함이 도드라져 눈길이 절로 갔어요. 다만, 이 빙하가 2040년만 돼도 없어질 수 있다는 얘기를 듣게 돼 조금 슬펐습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산을 오르고 또 올라 해발 5,895m의 킬리만자로 최정상 우후루 피크에 발을 내딛는데 성공했어요. 총 35명의 올플 회원 중에서 단 12명만이 등반을 완료하는 걸 보면서, 킬리만자로의 위엄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도 없지 않았음을 밝혀 봅니다.
여기서 잠깐, 우후루 피크는 자유를 뜻하는 단어라고 해서 이 점도 감명깊게 다가왔어요. 킬리만자로의 정상에 걸맞는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요.
유이, 효정, 호준은 우후루 피크에서 등정 축하 현수막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일 또한 잊지 않았습니다. 전체 인원의 3분의 1 정도가 등정 임무를 완수한 것만으로도 수확이 아닐까 싶어요.
우후루 피크에서의 단체사진과 더불어 단독샷도 잊지 않았던 호준, 유이, 효정이었습니다. 다들 쉽지 않은 일을 해냈음을 잘 알아서 눈이 번쩍 뜨이더군요.
아프리카 최고봉 우후루 피크에서 모두 함께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던 찰나도 잊지 못할 거예요.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이 불가능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호준, 유이, 효정은 우후루 피크에서 키보 산장으로 내려와 은혜와 재회했고요. 다같이 호롬보 산장, 만다라 산장을 지나 킬리만자로 등반의 시작점이었던 마랑구 게이트를 밟으며 5박 6일의 일정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와 함께 포터, 가이드를 포함하여 킬리만자로 등정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던 모습도 멋졌어요.
그 뒤로는 호준, 유이, 효정을 위한 등반 증명서 수여식이 진행됐고요. 은혜에게는 제작진들이 준비한 것으로 보여지는 참가상이 주어져 흐뭇함을 안겨주었습니다. 산에 진심이었던 넷의 찬란한 시간을 마주하게 돼 행복했어요. 산을 오르는데 기운을 북돋아 준 킬리만자로 송이 대미를 장식해서 최고였답니다.
마지막으로 유이, 효정, 은혜, 호준은 예능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를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얻음과 동시에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이 좋았음을 언급하면서도 정말 너무 힘들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아서 웃음이 터져 나올 때가 있었어요. 근데 TV 화면으로만 봐도 진짜 힘들어 보였어서 그 말을 하는 이유를 잘 알겠더라고요.
덧붙여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은혜, 호준, 유이, 효정이 산악회원으로 발탁된 까닭을 제대로 알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예상 외의 조합이었지만 그래서 신선했고, 넷이서 만들어 나가는 케미가 환상적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이들이 선보인 100일간의 여정은 끝이 났지만, 올해 시청한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오래도록 맘에 남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총 9부작으로 제작된 예능 [인생에 한 번쯤, 킬리만자로]가 출연자들과 더불어 시청자들에게도 삶의 원동력을 불어 넣어줬으니, 앞으로도 힘을 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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