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로 만나볼 수 있었던 <극주부도>는 오오노 코스케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되었으며, 한 편당 20분이 안 되는 분량이라서 킬링타임용으로 시간 날 때마다 시청하기에 괜찮았어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포스터와 일맥상통하는 이야기가 기상천외하게 펼쳐져서 눈여겨 볼만 했답니다.
참고로, 일본 애니메이션 <극주부도>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한때 불사신 다쓰로 불리며 어둠의 세계를 주름잡았던 전직 야쿠자가 과거를 뒤로 한 채, 전업주부의 길을 걷는 시간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한 스토리 전개가 흥미로웠어요. 그리하여 집에서든 밖에서든 항상 앙증맞은 시바견 캐릭터 앞치마를 착용한 채로 움직이는 다쓰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전직 야쿠자답게 주방칼을 다루는 솜씨도 남달랐는데, 이로 인하여 눈으로 보고 입으로 먹는 재미를 한꺼번에 경험하게 만드는 음식의 향연도 볼거리를 더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직장인으로 바깥일을 하는 아내 미쿠의 도시락을 싸는 것도 다쓰의 기쁨 중 하나였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전직 야쿠자이자 현 전업주부로 변화를 시도한 다쓰는 아내의 내조에 진심인데요, 미쿠 또한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으로 남편의 외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볼수록 환상의 호흡을 지닌 부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미쿠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폴리큐어 덕후로 피규어 수집이 취미입니다.
뿐만 아니라 힘이 세서 때때로 다쓰를 능가하는 파워를 선보일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최고였어요. 다쓰와 미쿠가 함께 하는 모습도 아름답기 그지 없었고 말이죠. 약간의 말썽이 가미된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냈던 것도 사실이랍니다.
전업주부 다쓰의 하루하루는 시끌벅적할 때가 많았습니다. 본인은 조용히 살아가려 애썼지만, 다쓰가 몸 담았던 조직의 후배인 마사를 중심으로 험상궂은 표정을 기본으로 장착한 캐릭터가 곳곳에서 등장하며 요절복통 에피소드를 접하게 해줘서 웃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였어요.
이와 함께 다쓰가 정성스럽게 싼 점심을 놓고 일하러 간 미쿠를 위하여 자전거를 타고 회사로 배달을 하러 가던 상황에서 도시락 가방에 든 물건의 정체를 수상쩍게 여긴 경찰들에게 잡혀 심문을 받는 장면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도시락 가방의 모양새가 아니었으니, 의심해 볼만 하겠다 싶었어요.
할인은 전쟁이라며 주부를 깔보지 말란 소리도 다쓰의 입에서 터져 나오니, 이로 인한 포스가 작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요리는 물론이고 청소를 포함한 집안일을 프로페셔널하게 해내는 것까진 좋았는데, 조직 생활로 몸에 밴 표정과 말투가 때때로 공포감과 웃음을 동시에 자아내서 이로 인한 재미도 상당했다지요.
마트에서 다쓰가 백색가루를 찾는다는 말에 직원의 얼굴이 굳어졌는데, 밀가루를 의미하는 단어임을 알게 되니 입가에서 미소가 새어나오게 됐고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모모타로(복숭아 동자)를 들려줄 땐 조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싹함을 자아내서 역시나 고개를 내두르게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야쿠자 조직의 안주인으로 활약했으나 남편의 죽음 이후로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토리이 히바리와 다쓰의 만남도 재밌었어요. 다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재다능함을 뽐냈지만, 토리이 히바리는 실수 연발이라 이로 인한 코믹함이 보는 내내 전해져 와 인상적이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 <극주부도>는 주부로 생활하는 다쓰를 주인공으로 각양각색의 짤막한 에피소드가 한 회에 여러 개 포진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의 중간 지점에 자리잡은 작품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영상물로, 이에 따른 신선함도 감명깊은 한때를 선사했어요.
만화책을 손으로 한 장씩 넘겨 볼 때 맞닥뜨릴 수 있는 정도의 속도감을 바탕으로 완성된 영상의 묘미가 꽤 괜찮았거든요. 등장인물들이 기존에 봐온 애니메이션처럼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페이지 안에서 공간의 제한을 받아 절제된 동작을 보여주는 순간들이 새로웠습니다.
다만, 이러한 부분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 일으킬 수 있으니 시청할 때 염두해 두시길 바라는 바입니다.
그 와중에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채와 개성적인 작화가 일품이라 감탄이 절로 나왔고요. 코미디에 초점이 맞춰진 병맛 애니메이션다운 유머 코드도 만족스러움을 더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음을 밝혀 봅니다. 다만,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보유한 작품이라는 점 만큼은 잊지 말아 주세요.
부녀회에 입성하여 마사와 함께 생일파티를 즐기던 다쓰의 모습은 귀여웠지만 말이죠.
다쓰는 미쿠와 반려묘 긴을 키우고 있는데요, 그로 인하여 긴의 얘기도 만나볼 수 있어 흡족했습니다. 이외에 주부들과 에어로빅, 요가 등의 취미생활을 함께 누리며 친목을 쌓고 어둠의 조직과 관련된 인물과는 뜻밖의 조우를 통하여 요리 실력을 드러내던 다쓰의 시간이 보기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주부의 길과 야쿠자의 길은 이어져 있다는 한 문장이 넷플릭스 애니 <극주부도>를 관통하는 메시지이자 다쓰를 표현하는 말 그 자체임을 인정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마칩니다. 전업주부가 된 불사신 다쓰의 놀라운 일상을 엿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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