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해의 성탄절이 눈 앞에 다가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은 집콕이 확정된 지 오래지만, 그래도 기분을 내지 않을 수 없어 이때 보면 좋은 영화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장르는 다소 유치하고 뻔한 로맨틱 코미디지만 아무래도 성탄절인 만큼,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면과 스토리 전개로 인하여 눈길이 절로 가는 작품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 [크리스마스 스위치]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에요.
참고로 총 2편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랍니다. 1편은 [크리스마스 스위치]라는 타이틀로 2018년에, 2편은 [크리스마스 스위치-한 번 더 바꿔?]라는 제목으로 2020년에 공개된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영화예요. 제작도 넷플릭스라지요.
일단, 1편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스테이시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제빵사로 일하던 스테이시가 베이킹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영국의 벨그레이비어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돼요. 베이킹 준비를 위해 방문한 대회장에서 앞치마에 묻은 얼룩을 제거하고자 화장실로 가던 중, 자신과 똑 닮은 마거릿 공작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가 몇일 동안 서로의 역할을 바꾸기로 한 거죠.
평범한 삶을 꿈꾸는 마거릿의 간절함과 케빈의 딸 올리비아의 소원인 왕실 주최 어린이 발레학교 프로그램 참가를 들어주기 위한 스테이시의 조건이 맞아 떨어졌거든요. 그리하여 스테이시는 마거릿의 결혼상대인 에드워드 왕자와 예상치 못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에게 빠져들기 시작했고, 마거릿은 베이킹 대회에 같이 참여한 스테이시의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케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스토리 전개는 왕자와 거지를 모티브한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위기 상황이 찾아올 때마다 이를 헤쳐나가는 주인공들의 기지가 돋보여서 재밌게 잘 봤습니다. 특히, 바네사 허진스가 스테이시이자 마거릿으로 1인 2역을 매우 완벽하게 소화해내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음은 물론입니다.
기품 넘치는 마거릿 공작과 계획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테이시는 정말 다른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했어요. 다만 결말은 앞서 언급한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뻔한 설정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밝혀 봅니다. 그래서 더 마음놓고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바네사 허진스 외에도 에드워드 왕자 역의 샘 팔라디오와 케빈 역의 닉 세이거가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에드워드는 의외로 진부한 왕자가 아니라서 더더욱 눈길이 갔어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할 게 분명한 스테이시를 위해서 1년 후 이날까지도 날 사랑한다면 내년 크리스마스에 결혼해 주겠냐고 프로포즈하던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답니다.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견을 내보이며 에드워드를 리드해 나가는 스테이시의 모습도 눈여겨 볼만 했어요. 국민들을 위하나 왕실로 거듭나는데 있어 스테이시의 역할이 상당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 가지 더 재밌었던 건 스테이시와 마거릿이 아주 가깝진 않지만 조상과 조상과 조상 그 어디쯤까지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연결점이 아예 없진 않은, 같은 가문 사람이었다는 점이었어요. 영화 초반에 이러한 내용을 깔아줌으로써 개연성에 대한 의혹을 잠재워서 꽤나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1편의 흥행으로 탄생된 후속편, 영화 [크리스마스 스위치-한 번 더 바꿔?]에선 바네사 허진스가 무려 1인 3역을 소화하며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전편에선 스테이시와 에드워드의 러브 스토리가 중점을 이루었는데, 이번에는 마거릿과 케빈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하게 도왔답니다. 물론, 역할 바꾸기도 잊지 않았고요.
영화 [크리스마스 스위치] 2편은 왕위를 계승받게 된 마거릿이 케빈과 헤어졌다가 대관식을 앞두고 몬티네로에서 재회하며 펼쳐졌어요. 스테이시와 에드워드 역시 몬티네로에 와 있는 상태였는데, 마거릿의 사촌 피오나가 돈을 노리고 음모를 꾸미면서 또다른 사건사고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 마거릿과 케빈이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진심을 확인하게 돕고자 스테이시가 역할 바꾸기를 자청했고, 그리하여 잠시동안 마거릿이 된 스테이시를 피오나 일행이 납치하며 혼란이 야기됐어요. 그 속에서 바쁜 일정으로 함께 하는 순간이 많지 않았던 스테이시와 에드워드의 사랑은 한층 더 깊어졌고, 마거릿은 그토록 바랐던 평범한 인생 대신 현재의 삶을 받아들이며 위엄있는 여왕으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바네사 허진스가 스테이스와 마거릿이 생각나지 않는 피오나를 제대로 연기해서 역시나 벌어진 입을 다물 수가 없었어요. 더불어 마거릿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도나텔리 부인 역의 수잔 브라운 또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답니다.
1편과 2편 모두 충분히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갔지만, 그래서 더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더 프린세스 스위치(The Princess Switch)인데,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 [크리스마스 스위치]로 이름 붙여진 것도 이질감이 없더라고요.
이와 함께 2편에서 몬티네로 왕궁이 크리스마스 장식과 조명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모습이 예뻐서 눈호강 겸 대리만족을 제대로 하게 돼 즐거웠습니다.
가벼운 킬링타임용으로 크리스마스에 즐기면 더없이 좋은 작품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영화 [크리스마스 스위치]도 성탄절 넷플릭스 시청 목록에 넣는 걸 고민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적당히 유쾌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원한다면 말이죠.
무엇보다도, 바네사 허진스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봐야 할 영화라는 것만은 확신합니다. 바네사 허진스가 선사하는 사랑의 기적이 올해 크리스마스에 온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했으니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며 오늘의 포스팅을 끝마치겠습니다. 우리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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