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JTBC 예능으로 매주 일요일 밤에 만나볼 수 있었던 [캠핑클럽]은 1세대 아이돌로 맹활약을 펼쳤던 핑클 멤버 4명이 데뷔 21주년을 기념하며 완전체가 되어 선보인 tv프로그램으로, 기대 이상의 웃음과 재미 사이에서 놀라운 감동 또한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운 방송이었어요.
[캠핑클럽]이라는 타이틀답게 이효리, 옥주현, 이진, 성유리, 네 사람은 잠시 보금자리를 떠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여행지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는데요, 캠핑카를 멤버들이 돌아가며 운전함에 따라 직접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이들의 새로운 면모를 마주하게 돼 재밌었답니다.
이와 함께 핑클의 여행을 위해 특별 제작된 캠핑카인 핑(클)카의 인기도 상당했지요. 넷이 함께 잠이 들고, 여유롭게 오후의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간단한 조리는 물론이고 샤워 및 화장실의 기능까지 갖춘 핑카의 차종은 현대자동차 쏠라티를 바탕으로 개조된 캠핑카였다고 합니다.
요 프로그램 덕택에 캠핑카 타고 여행 떠나고 싶어지는 분들도 많았을 거예요. 자유와 낭만이 살아 숨쉬는 캠핑카의 매력은 여행의 묘미를 한층 더 강화시켜줄 게 분명하니까 말이죠.
그리하여 넷이서 같이 떠난 여행은 이제껏 알지 못했던 대한민국의 멋진 여행지를 통한 감탄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변함없는 핑클 멤버들의 끈끈한 우정으로 시선을 잡아끌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지금도 여전히 개성 넘치고 꾸밈없는 데다가 개그감마저 폭발한 네 사람의 이야기가 진솔함을 더해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없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말이지요.
핑클은 정말이지, 개그돌로도 손색이 없는 1세대 아이돌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돼 이 또한 웃음을 전했습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솔직함과 감각적인 개그 센스가 돋보였던 이효리, 철저한 준비성을 갖춘 멤버임과 동시에 눈물도 가장 많았던 요리담당 옥주현, 소신 있는 털털함이 인상적이었던 이진, 언니들이 지켜주고픈 막내로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느긋한 성격을 드러냈던 성유리가 한데 뭉치니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어 보였습니다.
캠핑 출발 전 1집 앨범 수록곡인 '루비'의 가사에 대한 비판을 아낌없이 쏟아내던 효리, 진, 유리가 캠핑 도중에 열린 핑카 노래방을 통하여 본인들의 노래실력을 반성하며 메인보컬 주현에게 고마음을 전하는 장면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블루투스 마이크와 하나가 되어 핑클 앨범 안에 담긴 노래를 넷이 열창하던 순간도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고요.
의외의 개그 콤비로 멋진 합을 보여준 효리와 진의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데, 효리가 진의 영어 이름을 수잔으로 지어줬을 땐 빵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수(시로) 잔(소리)라 줄여서 수잔인데, 여기에 진의 성까지 붙이면 수(시로) 잔(소) LEE가 되니 그야말로 완벽한 작명 센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리더였으나 멤버들을 잘 챙기지 못했던 미안함을 털어놓던 효리의 진심도 와닿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효리와 진, 효리와 주현의 허심탄회한 대화도 귀기울여 듣게 되었고 말이죠. 아이돌로 데뷔했으나 각자의 길을 걷게 됨에 따라 경험해야 했던 따가운 시선과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며 내뱉던 연예인 특유의 애환이 당사자들 입에서 흘러나오니 안타깝기 그지 없었답니다.
제주도, 뉴욕, 서울로, 멀리 떨어져 살아왔지만 시간을 내서 틈틈이 친목을 다져오다 [캠핑클럽]으로 의기투합한 핑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어요. 1세대 아이돌의 재결합이 최근에 많이 이루어져서 콘서트를 하는 모습을 봐왔는데, 핑클 역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그룹이었기에 반가움이 커졌던 시간이었습니다.
마냥 사이좋았음을 어필하지 않는 대신, 자연스레 서로를 받아들이며 여행을 즐기는 네 사람의 행복한 시간은 바라보는 그 자체로 가치 있었다고 생각해요.
올해가 핑클 데뷔 21주년이라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시간이 벌써 이렇게나 흘렀나 싶어서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요정 못지 않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은 효리, 주현, 진, 유리의 모습에 예전과 다른 연륜이 묻어나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철없던 시절을 지나 나이를 먹으며 새로운 일에 도전해 정상의 자리에 오르고, 결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이들의 인생이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음은 물론이고요. 사발면과 소주, 라면과 쫀드기를 통해 취향을 논하던 장면도 취향의 차이를 맞닥뜨리게 해줘서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가던 효리의 명언도 강렬했어요.
핑클이 정박지에서 만들어 먹던 음식 중 기억에 남는 건 주현 표 두부김치 짜글이와 효리 표 고사리 오일 파스타였습니다. 두부김치 짜글이의 경우에는 사발면과 함께 먹던 김치가 남아서 주현이 즉석에서 간단히 만든 요리였는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로 맛있어 보였어요.
효리가 제주도에서 직접 재배한 먹고사리를 활용한 고사리 오일 파스타는, 핑클 넷이 힘을 합쳐 맛을 조율하며 완성시키는 걸 바라보는 재미도 엄청났습니다. 고사리를 이용한 오일 파스타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기회가 되면 해 먹어보고 싶을 정도였답니다. 특히, 주현의 조언으로 맛이 살아나서 감탄했어요.
방송을 머리 속에서 회상하다 보니, 유리의 핫케이크와 주현의 바삭한 호박전도 머리 속에 스윽 떠오르네요.
덧붙여, 제가 선택하나 [캠핑클럽] 장면은 바로 이 부분입니다. 캠핑 5일 차에 울진 구산해변에서 넷이 나란히 바다를 바라보며 고사리 오일 파스타를 먹던 순간이 눈부셨어요. 네 사람 다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로 빨간 접시 위에 놓인 파스타를 먹는데 그림이 따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배경이 바다였으니, 이건 뭐 말 다한 거죠+_+
그리고, 요정들의 캠핑음식으로 등장했던 헬로네이처 메뉴들도 눈길을 끌어당겼음을 인정합니다. 전날 밤에 스마트폰으로 재료를 주문하면 다음날 가져다주는 시스템이 획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코코넛 과일 커리와 곤약면 소고기 전골이 메인 메뉴였는데, 저는 곤약면 소고기 전골의 맛이 궁금해졌습니다. 곤약면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더 그래요.
과일은 씻어서 썰어야 했지만 육수 재료도 다 들어있고, 여러모로 간편한 캠핑 요리로 제격인 듯 해서 혹시라도 캠핑 갈 일 생기면 그때 주문해 볼까 합니다. 캠핑을 언제 떠나게 될지 모른다는 게 함정이지만^^;
핑클의 캠핑여행 마지막 사진은 곤약면을 호로록 먹어치우던 효리의 먹방으로 마무리합니다. 음식의 맛을 잘 모르겠다는 말과 달리 곤약면을 맛있게 먹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이와 더불어 [캠핑클럽] 내내 두 종류의 요리를 하는 주현의 배려도 멋졌습니다. 채식을 하는 효리를 위한 메뉴와 주현, 진, 유리가 먹을 메뉴까지 해내는 게 최고였어요.
즐겁고 행복했던 캠핑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이들에게는 아직 남은 일정이 존재했으니, 그것은 바로 팬들을 위한 공연이었어요. 큰 공연장을 빌려 대대적으로 하는 콘서트를 대신해 [캠핑클럽]의 컨셉에 맞춰서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며 게임을 함께 하고 미니 콘서트를 선보이는 방식이 저는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에 앞서, 공연 준비에 박차를 가하며 핑클 당시의 댄서와 매니저를 만나 진심으로 감사와 사과의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보이던 모습도 감동적이었어요.
핑클 앨범에 수록된 명곡과 더불어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남아있는 노래처럼'을 만나게 돼 뜻깊은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블루레인'을 제일 좋아하는데, 다시 들어도 명곡이더라고요.
무대 앞에 옹기종기 모여 핑클의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팬들의 마음도 알 것 같아 가슴이 찡했습니다. 핑클 팬들은 정말 좋겠다 싶어서 부러운 마음도 한가득이었음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네 사람 모두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걷는 와중에 함께 할 수 있는 팬들과 보내는 시간까지 마련돼 모두에게 특별한 순간으로 남을 듯 해요.
그러다 15년 후에 다시 만나자는 효리의 멘트에 빵 터지고 말았는데, 역시나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 핑클의 존재감을 일깨워줘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캠핑 갔으면 좋겠는데요, 저는.
시즌2, 시즌3까지 꾸준히 해서 15년 후에 시즌15로 보는 건 욕심이겠지만, 그래도 그러고 싶다고 말은 해보려고 합니다. 하하!
핑클이기에 가능했던 여행과 공연과 이야기는 이들이 신곡으로 남긴 '남아있는 노래처럼'을 닮아 우리 곁에 머물거예요. [캠핑클럽]을 통해 핑클 완전체를 너무나도 오래간만에 만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네 사람의 행보도 응원합니다. 그러니까, 다음에 또 넷이 같이 방송하는 모습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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