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스티안 피체크의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은 독일에서 탄생된 스릴러로써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내는 소설이었습니다. 8N8 사이트에 10유로를 지불하면 죽이고 싶은 사람의 이름을 입력해 추천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선정된 주인공을 12시간 안에 죽이는데 성공하면 1천만 유로의 상금이 주어지는 위험천만한 게임을 만나보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에요.
8월 8일 밤 8시 8뷴부터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인간 사냥에 노출된 인물은 심리학과 대학생 아레추였지만 추가후보자에 이름을 올린 벤 역시도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습니다. 게임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돌아갈 것을 대비해 둘 중 한 사람을 죽여도 상관없는 것이 룰이었으니까요.
이로 인하여 두 사람의 신상 정보가 낱낱이 SNS에 공개됨에 따라 상황은 점점 극으로 치닫게 됩니다. 이 게임을 멈추기 위해선 8N8의 개발자 오즈를 찾아야 했기에 아레추와 벤의 목숨을 건 필사적인 사투가 펼쳐지기 시작하는데요, 그 속에서 아레추가 감춰두었던 비밀과 더불어 벤의 가족에 얽힌 사연을 만날 수 있어 안타까움이 더해졌답니다.
법의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는 12시간 동안 벌어진 사건사고가 예상을 뛰어넘었기에 읽는 것만으로도 괴로움이 밀려왔던 시간이었습니다. SNS 전성시대가 한창인 요즘, SNS의 폐해를 드러내는 작품이었어서 이로 인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것도 사실이에요. 다양한 사람들과 빠르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쉽게 정보가 노출되고 진실과 거짓에 상관없는 악의적 소문에 피해를 보는 이들도 많아졌으므로, SNS의 신중한 사용이 필요해진 현재에 경종을 울리는 스릴러였음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 속에서 제목에 걸맞는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맞닥뜨리게 되는 의외의 반전도 기대 이상의 메시지와 깨달음을 전하니 책을 읽으며 직접 확인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내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에서 살아나는 방법을 마주하게 해주는 스릴러 소설,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내가 죽어야 하는 밤]이었습니다. 섬뜩한 타이틀이 모든 걸 말해주는 작품이기도 한데, 거꾸로 생각해 볼 수록 의미있는 책이라서 줄거리와 더불어 책의 제목이 오래도록 머리 속에 기억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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