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가 네이버TV 생중계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습니다. 공연장에 찾아오지 못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공연 관람의 대안을 제시해 준 방송으로, 앞으로도 여러 작품을 진행할 거라고 하니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 공연은, 입양아 조쉬 코헨이 입양된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알고픈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다가 20년 만에 한국 땅을 찾아와 뿌리를 확인하게 되는 과정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먹고 살기 위해 서울의 한 영어학원에 취직해 일하며 알아보던 그는 미국 음식에 대한 향수로 이태원을 방문했다가 게이 바 딜리댈리를 만나고, 그곳에 사는 게이 할아버지 딜리아와 식구들의 도움으로 자신을 향해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목포에 거주 중인 외삼촌과 엄마를 찾은 조쉬. 그러나 그에게 냉담한 엄마와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가족의 모습이 석연치 않습니다. 결국, 감춰졌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이야기는 절정에 달하며 애절한 감정을 토해냅니다.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자신의 뿌리는 물론이고 정체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공연으로,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하는데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조쉬의 뿌리찾기 여정은 물론이고 딜리아가 살아온 시간 동안 결코 평탄치 않았기에 그로 인해 마주하게 되는 감정은 생각할 거리가 충분히 많지 않았나 싶어요.
적당한 신파와 더불어 절로 미소 짓게 만들며 무릎을 탁 치게 해주는 결말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재치 넘치는 가사와 한 번 들었음에도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로 가득한 음악 또한 이 작품만의 매력이 아닐 수 없고요.
작품의 주인공인 조쉬 코헨은 최재림 배우와 유제윤 배우가 더블 캐스트로 열연 중입니다. 이날 생중계에선 최재림 배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공연을 즐겨 보지 않는 분들도 익숙한 얼굴일 텐데요, '남자의 자격' 합창단 편에서 보컬 코치로 활약했던 것을 떠올리면 될 듯 합니다.
어눌한 한국어와 유창한 영어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함과 동시에 시원한 노래 실력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최재림 배우의 공연은 공연장에서 만나면 감동이 2배로 더해지니 생중계가 마음에 드셨다면, 한번 더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덧붙여 유제윤 배우 역시 또다른 강점을 보유한 만큼, 기대해 주셔도 좋고요. 가릴 것 없는 캐스팅 또한 눈여겨 볼만한 뮤지컬이 바로 에어포트 베이비랍니다.
이 세상의 모든 아기들은 공항에서 태어난다고 믿었다는 조쉬의 귀여운 발상은, 입양아라는 상황에 빗대어 보면 웃어 넘길 수만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상처받을 각오를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한 걸음씩 내딛을 수 있게 도왔던 원동력이었기에 더 인상깊게 남아있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가족을 찾아 나선 입양아 조쉬의 이야기와 함께 추운 겨울을 따뜻한 감동으로 물들여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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