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는 그야말로 불쾌지수가 높아지지 않을 수 없는, 짜증날 정도로 더운 시간을 만끽하게 해주는 그런 시간이 맞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누가 건드리면 날카로운 말들이 사정없이 상대방을 향해 날아갈 것 같은,
열대의 나날들을 우리는 보내고 있는 거죠.
이런 계절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음악은 가시 돋힌 사과라 불리는 쏜애플의 2집 앨범, 이상기후가 아닐까 싶어요.
이상기후 속 타이틀곡인 낯선 열대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말해 무엇하겠나 싶고 말이죠.
1집 발매 이후에 정말 오랜 시간을 거쳐 발매된 2집인 만큼,
그 속에서 느껴지는 그들의 열정이 반갑지 않을 수 없었어요.
가시 돋힌 사과, 독사과,
동그랗고 빨간 사과를 둘러싸고 있는 가시에서 배어 나오는 검은 독의 입김이
검붉은 피를 뿜어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밴드의 이름과
기괴함을 자아내는 이상기후의 앨범 재킷이 묘한 동질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나요?
가사집 속에 등장하는 사진들 속에서 빨갛게 물든 풍경이 아닌 이상기후로 인해 파랗게 변해버린
낯선 열대를 확인해 보면 그들의 음악이 전해주려는 바가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갈 겁니다.
2집 앨범의 모든 수록곡을 좋아하지만 요즘엔 뭐니뭐니 해도 타이틀곡 낯선 열대가 대세가 아닌가 싶어요.
낯선 열대라는 제목 속에 많은 것을 포함하고 있는 이 곡은, 더위 뿐만 아니라
점점 변해가는 사람들을 통해 삶과 죽음을 이야기함으로써 철학성을 가미하고 있어
쏜애플의 심오함까지 만나볼 수 있는 의미깊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특히 보컬 윤성현의 섹시한 보이스를 좋아해요.
악기 연주에 어우러지는 날선 목소리가 잘 어울려 오묘함을 이끌어내는 쏜애플.
콘서트에서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은근히 상남자던데,
노래할 때 만큼은 섹시함 그 자체라서 이런 반전 매력이 또 없었더라는//ㅁ//
오늘 만큼은 낯선 열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서,
쏜애플의 낯선 열대에 발을 담그고 가만히 눈을 감은 채로 귀기울고 싶은 시간입니다.
짜증은 저 멀리 던져버리고,
기분 좋은 생각만 하고 싶은 그런 날.
쏜애플의 음악이 힐링을 전해주길 간절히 바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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