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당일치기 여행의 일환으로 경기도 광주의 관광명소 중 하나로 잘 알려진 화담숲에 다녀왔습니다. 화담숲은 가을단풍과 더불어 봄에 벚꽃 나들이를 즐기기 최적화된 곳으로도 명성이 자자한데요, 이때는 아무래도 예약이 힘든 관계로 조금 한적한 시기와 다름없는 지금에 이르러서야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음을 밝힙니다. 벚꽃은 졌지만, 또다른 봄꽃인 수선화축제가 한창이라 흡족했습니다.
참고로 화담숲은 100% 예약제로 운영됨으로 말미암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예매가 필수이니 미리 인원수대로 결제를 마친 뒤, 연락처로 전달받은 QR코드를 제시하여 입장하시길 바랍니다. 2023년 4월을 기준으로 화담숲의 운영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월요일은 운영되지 않는다고 해요. 그리고 입장료 같은 경우에는 성인 11,000원 / 경로&청소년 9,000원 / 어린이 7,0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며 모노레일은 현장판매로 구입이 가능합니다. 이와 함께 주류, 돗자리, 텐트, 그늘막, 취사도구, 채집도구, 삼각대, 공, 킥보드, 드론 등은 반입금지물품으로 지정되어 있으니 머리 속에 꼭 넣어주세요.
화담숲 입구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위의 사진과 같은 천년화담송이 여행자들을 반겨주니,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일도 잊지 마세요. 포토존으로 유명한가 보더라고요.
덧붙여 화담숲 홈페이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가이드맵은 이렇습니다. 추천 도보코스로는 약 120분 동안 테마원 전체 관람이 가능한 '화'코스(파란색), 분재원과 전통 담장길 등이 제외됨으로 인해 약 90분을 걷는 '담'코스로 구성된 점이 눈여겨 볼만 했습니다. 이날 저희의 선택은 '화'코스였고요. 모노레일을 아예 타지 않고 천천히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만족스러웠답니다.
테마원은 자연생태관, 이끼원, 철쭉·진달래길, 탐매원, 자작나무숲, 양치식물원, 소나무 정원, 분재원, 암석·하경정원, 전통 담장길, 수국원, 색채원, 무궁화 동산, 반딧불이원, 추억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테마원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음료 자판기 및 예쁘게 꾸며진 포토존이 상당하니 여유로운 산책을 만끽하시면 좋겠어요.
천년화담송 다음으로 만날 수 있었던 포토존은 바로 하트 다리입니다. 다리 위로 하트 조형물이 여럿 설치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으면 예쁘더라고요. 그야말로 사랑이 넘치는 화담숲이었다고나 할까요?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와서 촬영하면 금상첨화랍니다.
저희가 화담숲을 거니는 도중에 제일 먼저 눈길을 잡아끌었던 공간은 바로 탐매원이었습니다. 2023년 3월 말부터 4월 말까지 진행되는 수선화축제에 걸맞는 풍경을 자랑함으로써 감탄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과 다름 없었는데요, 발걸음을 내딛는 내내 샛노란 수선화가 만발한 순간을 맞닥뜨리게 돼 짜릿했습니다.
수선화를 이렇게 많이 본 적은 처음이라 더 좋고 설렜던 하루였어요. 매화, 벚꽃, 개나리만 대표적인 봄꽃으로 알고 있었는데 수선화 또한 이에 속하는 식물임을 깨닫게 흐뭇했음은 물론입니다. 게다가 수선화 꽃말로 '고결, 신비, 자기 사랑, 자존심, 사랑에 답하다' 등이 존재한다고 해서 이 점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선화는 영어로 'Daffodil' 또는 'Narcissus'로 불립니다. 특히,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미소년 나르시스(나르키소스)가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하여 물에 빠져 죽음으로 말미암아 탄생된 꽃이라는 하나의 설이 존재하는 점이 관심을 집중시킬 때가 없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수선화가 아래쪽을 바라보는 까닭으로 나르시스가 물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는 형상을 닮은 것이라는 내용이 포착돼 이 점도 재밌었어요.
하얀 수선화와 노란 수선화가 어우러진 탐매원의 광경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곳곳에 다른 종류의 나무들과 꽃도 함께 하니 이에 따른 조화로움이 기대 이상이었음은 말해 무엇할까 싶네요.
수선화는 탐매원에 이어 자작나무숲에서도 모습을 드러냄에 따라 탄성을 내뱉게 도왔습니다. 자작나무숲은 곧게 뻗은 약 2,000여 그루에 해당하는 새하얀 자작나무가 선사하는 정취가 신비로움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대단했어요. 자작나무를 몇 번 접하긴 했으나 자작나무숲은 역시나 초면이었으므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지요.
더불어 기존에 본 적 있는 수선화와는 또다른 비주얼을 갖춘 나팔수선화도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일반 수선화보다 크기가 작고 꽃의 노란 색깔이 보다 선명하게 다가와서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되더군요.
분꽃을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분꽃나무의 매력도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4~5월에 분홍색으로 꽃이 펴서 흰색으로 진다고 하던데, 그런 의미에서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에서 진한 분홍빛을 마주할 수 있어 놀라웠어요.
꽃들끼리 모여서 피는 형태를 보유하고 있어서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것이 귀여웠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구경하다 눈에 띈 포토존은 꽤 많은 사람들이 차례를 기다리던 하늘계단이었어요. 다만 4인 이상 올라가선 안 되고, 낙상 및 미끄러움에 주의해야 하는 곳이니 이 부분을 반드시 지켜서 기념촬영을 해주세요.
저는 화담숲에서 만난 테마원 중에서 소나무 정원이 제일 감명깊게 다가왔습니다.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함에 따라 푸르른 소나무의 웅장함 속에서 피톤치드를 경험하는 일이 어렵지 않아 좋았어요. 파란 하늘 아래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는 소나무들의 위엄이 굉장했다니까요.
덕분에 제대로 힐링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화담숲의 규모가 상당함으로 인해 걸어서 한 바퀴를 둘러보는 일이 만만치 않았으나 막상 이동하다 보니, 도보코스를 선택하길 잘했다 싶었어요. 산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던 화담숲은 단순한 정원 이상의 스케일이 반짝반짝 빛난 여행지였습니다.
소나무와 연못이 어우러진 화담숲에선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화담숲의 뜻을 온전히 깨닫게 돼 이 역시도 잊지 못할 거예요. LG상록재단의 설립자로 화담숲을 만들어 가꾼 장본인, 故 구본무 회장의 아호인 '화담(和談)'을 따서 지은 명칭이 바로 화담숲이라고 해요.
덧붙여 화담은 '마음을 터놓고 정담을 나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소중한 이들과 숲 곳곳을 함께 걸으면서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기에 안성맞춤인 곳이었음을 인정해요.
소나무 정원을 지나고 난 뒤 눈에 들어오던 분재원도 대단했어요. 그로 인하여 다채로운 분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뜻깊었습니다.
자주빛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밭도 절경을 이루었음은 말해 뭐해요. 봄꽃이 전부 만개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곳이 많아서 행복했어요.
화담숲을 걷는 동안 모노레일이 이동하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 모노레일이 지나갈 때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도 놓치지 않았고 말이죠.
또다른 포토존에서 눈에 띈 루피너스는 생소한 식물이었는데, 큼직한 모양새로 화려한 색감을 뿜어내서 눈에 쏙 들어올 때가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꽃들도 적지 않아서 살펴보게 되는 매력이 쏠쏠했던 화담숲이었어요.
요기도 꽤 멋있었어요. 독사진과 단체사진을 담아가려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이라서 셔터를 누르기 바빴답니다. 화담숲에 처음 도착했을 땐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가 걱정했는데, 시간이 흐르자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서 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사랑이 넘실거리는 화담숲답게 하트 모양의 포토존이 또다시 눈에 들어와 역시나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23년 4월의 화담숲에선 무궁화 동산, 수국원, 반딧불이원은 아직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으니 이 점을 염두하시고 찾아오는 게 좋을 듯 해요. 앞서 언급한 테마원은 여름에 오면 계절에 걸맞는 역할을 톡톡히 해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화담숲 내부에는 번지 없는 주막과 카페에서 먹거리를 판매 중이었는데, 가격대가 있어서 저희는 밖으로 나와 점심을 먹었습니다. 모노레일 안 타고 걸어서 한 바퀴를 돌아 나왔을 때 소요시간은 이랬습니다. 테마원 전체를 보는 '화'코스를 기준으로 약 3시간 정도가 걸렸어요. 쉬엄쉬엄 걸으며 포토존을 포함하여 예뻐 보이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더라고요. 하지만 많이 힘들진 않았습니다.
벚꽃시즌과 단풍시즌이 아니라서 매진이 아니라 한적함이 전해져 오는 게 나쁘지 않았는데, 그래도 사람이 많긴 했어요. 헌데 이 정도는 감수할 만 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기회가 된다면, 화담숲을 걸어서 한 바퀴, 모노레일을 타고 한 번 더 눈에 담으며 공간의 묘미를 누려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 다른 계절에 한 번 더, 화담숲을 올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경기도 광주 여행 당일치기 코스로 탁월했던 생태수목원, 화담숲에서의 하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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