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에 만들어져 서울역의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던 고가도로가 안전문제로 인하여 철거될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이때 고가도로를 재활용함으로써 지역에 활기를 더하자는 이야기가 제시되며 서울로 7017이 추진돼 지금과 같은, 서울역 일대를 잇는 보행길로 재탄생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준공된 고가도로가 2017년에 다시 태어난 것과 더불어 1970년대의 차량길이 17개의 사람길이 된 17m의 고가라는 의미를 담아내며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역에 방문하면 가볼 만한 곳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저 역시 볼 일이 있어 들른 김에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문화역서울 284를 지나 조금 걷다 보니 목적지가 눈에 띄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어요. 은은한 조명으로 가득한 공간에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한가함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누구나 연주할 수 있도록 곳곳에 피아노를 설치해 놓은 점도 흥미로웠고요.
저마다의 개성으로 채워진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OST를 연주하는 소리가 미소를 짓게 만들었답니다.
서울로 7017 공중정원은 고가도로의 세련된 탈바꿈을 통해 나름대로 공중을 걷고 있는 기분도 만끽하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싱그러운 식물들을 배치해 자연친화적인 풍경을 경험하게 한 점이 좋았어요.
여러 종류의 나무들과 꽃들을 만남과 동시에 대한민국 뮤지션들의 노래 가사가 재미를 더해 걷는 동안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익숙한 이름을 지닌 꽃과 나무도 있었지만, 다소 생소한 식물군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리고 사진 속의 식물은 불두화였는데 처음엔 수국인 줄 알았다지요. 그 정도로 생김새가 매우 비슷했습니다.
멀리서 볼 땐 수국 같았는데 조금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보니 불두화만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와 주의깊게 한참을 보게 됐어요. 거리에 따라 달라 보이는 건 식물들 뿐만이 아닐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조명 속에서 반짝이던 불두화는 아름다웠습니다.
키가 큰 자작나무의 모습도 볼만 했어요. 하얀 줄기가 매력적인 자작나무는 햇살이 저문 어두운 밤에도 강점을 통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답니다.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이고 기차와 공항철도를 포함해 다양한 교통수단이 오고가며 사람들과 더불어 움직이는 장소인 만큼, 서울로 7017 공중정원의 의미와 가치 또한 남다르게 여겨진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길이라는 단어의 따뜻함을 곳곳에서 풍기는 길들의 향연이 나쁘지 않았어요.
엑소의 노래 한 구절은 지친 하루의 끝에 힘을 전해 주었습니다. 뭐든 이겨내겠어! 라는 굳은 다짐을 하며 다시금 내일을 살아가게 하는 용기를 심어주는 듯해서 한참을 들여다 보며 그곳에 머무르게 했어요.
한참을 길이 나 있는대로 걷다가 전망대로 보이는 공간이 눈에 들어와서 계단을 올랐더니 이러한 뷰가 포착됐어요. 공간 자체가 넓은 편은 아니었지만 잠시나마 숨을 돌리며 쉬기 좋았습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경치도 마음에 들었으니 된 거죠^^
열차가 오고 가는 길과 서울역 사이사이에 우뚝 솟은 건물들 또한 나름의 멋을 선사했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빌딩 한곳은 스크린으로 사용되며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영상을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지요.
여기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로 보아 포토존으로 봐도 될 듯 합니다.
알록달록한 꽃들이 화사함을 더해주던 곳은 역시나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시선이 안 갈 수가 없기도 하고 말이지. 꽃과 함께 계절과 잘 어울리는 사진을 담고자 셔터를 누르는 것도 좋은 일이고 말이죠.
바쁘게 오고 가는 도로 위의 차들과 서울역 주변의 사람들이 어둠을 밝히는 빛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 또한 그림이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서울로 7017 공중정원에서 바라다 본 서울역 야경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오기도 했어요. 낮에 오면 조명 대신 자연광으로 채워져 분위기가 꽤나 다를 것으로 기대됩니다. 점점 더워지는 여름 같은 날씨엔 확실히 낮보단 밤이 낫겠지만요.
참고로 제가 이곳을 다녀온 것은 올해 봄이었어요. 날씨가 덥지도 춥지도 않고 딱 좋아서 밤 산책 하기에 완벽했던 장소였습니다.
서울역에 왔다면 잠깐 짬을 내서 걸어보아도 괜찮은 곳. 이날 다 둘러본 것은 아니라서 나중에 또 올 일이 있으면 서울로 7017에 발을 내디디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여유로운 산책과 보기 좋은 야경을 선물받았던 하루라 집에 가는 길이 즐거웠던 5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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