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방영을 시작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겨울부터 봄까지 인기를 이어가며 4월에 20부작으로 성대한 막을 내렸는데요,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던 작품이기에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코멘터리 스페셜을 포함해 총 22회 동안 만나는 것이 가능했던 와이키키 게스트하우스 식구들의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도 올해를 기억하는데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하고도 의미있는 작품이 되었답니다.
동시대의 청춘을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삶의 애환으로 인해 절절한 공감대가 형성됐음은 물론이고, 기상천외한 스토리 전개 속에서 중심을 잡아준 6명 주연 배우의 탄탄한 연기가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와 함께 극단적인 캐릭터의 총집합 속에서 피어나던 로맨스와 꿈을 향한 전력질주는, 요절복통 코미디 속에서 시트콤 드라마의 발견을 도움으로써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한회에 총 2개의 에피소드를 엮어 보여주면서 각기 다른 제목의 이야기를 통해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면면을 드러냈습니다. 매회 진행되는 스토리 라인 속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영화, 드라마, 뮤지컬, 음악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색다르게 선보인 패러디로 유쾌한 웃음과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어요. 특히, 초코파이 CM송으로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순간은 잊지 못할 거예요.
뿐만 아니라 예상을 뒤엎는 스타들의 까메오 출연 또한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지요. 뮤지컬 배우 한지상, 강홍석, 탤런트 이덕화, 전수경, 박성웅, 가수 휘성 등, 역시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캐스팅이 놀라움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대본의 힘과 이것을 구현해내는 연출력과 배우들의 열연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이러한 3요소가 모두 충실하게 지켜진 드라마였기에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바입니다. 오디션을 통해 선별된 6명의 주연 배우가 보여준 순간들이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빛났어요.
높은 인지도가 아닌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배우를 뽑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들에게 그런 의미에서 박수를 보냅니다. 그들의 믿음은 온전히 보상받았다고 봐도 무방하니까요.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었음을, 종영 후에도 계속되는 다음 시즌에 대한 소망이 그것을 말해주는 듯해서 나 역시도 괜히 뿌듯해졌어요. 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으니까요.
덧붙여,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은 이창민 PD의 개그감이 굉장히 돋보여서 흥미로웠습니다. 그의 이전 작품인 맨투맨 역시 한회도 제외하지 않고 시청한 입장에서,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통해 폭발한 웃음 넘치는 유머 센스는 타고난 것임을 확인할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은근하게 맨투맨 영상이나 BGM에 출연 배우(박성웅, 태인호)까지 까메오로 등장시켜서 예전 생각이 많이 났어요.
명대사도 많았는데 와이키키 6인방은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까지 힘을 줬던 준기의 "괜찮아, 괜찮아~"와 동구의 "병풍 뒤에서 향 냄새 맡는거야~"는 오래도록 회자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망해가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CEO 셋. 영화감독을 꿈꾸는 강동구, 생계형 단역 배우에서 명품 배우로 거듭나기를 희망하는 이준기, 자신만의 멋진 시나리오를 써내려가고픈 프리랜서 작가 봉두식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가 첫회부터 엄청난 폭소를 자아내며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전달했던 찰나가 머리 속에 여전히 또렷해요.
시트콤 드라마를 표방하지만 마냥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현실을 반영한 적절한 에피소드로 청춘을 돌아보며 꿈꽈 사랑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전하는 점이 좋았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갑질을 일삼던 진상 손님을 향한 청춘들의 반격도 정말 멋졌답니다.
여섯 배우가 둘씩, 세 커플에 성공했지만 남녀 케미 못지 않게 남남, 여여 케미 역시 두드러지는 작품이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였습니다. 러브라인을 이루는 상대역이 아니더라도 다른 누구와 함께 해도 시너지 효과가 정말 엄청났다죠. 이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준기와 두식의 형제 케미였어요.
환상적인 복식조를 이루며 기쁠때나 슬플때나 화날 때나 곁에 있었던 준기와 두식. 물론, 사랑에 있어서 만큼은 예외였지만 드라마의 웃음을 책임지는 환상의 콤비였기에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만 같아요. 서로를 의지하며 멋진 호흡을 보여준 둘이었답니다.
그리고, 이들과는 다르게 앙숙 케미를 자랑했던 수아와 서진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쳤던 에피소드도 따뜻함을 전달했습니다. 회사 선배에게 꼼짝도 못하고 불려 다니는 서진을 구하기 위한 수아의 작전을 통해 의기투합한 둘의 화기애애함이 보기 좋았어요.
게스트하우스의 세 CEO를 능가하는 개성을 지닌 투숙객으로 싱글맘 한윤아와 동구의 동생 강서진, 동구의 전여친이자 쇼핑몰 사장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민수아의 모습도 흥미진진했어요. 딸 솔이와 함께 불시착한 윤아를 받아들이고 수아 역시 장기 투숙객으로 합류하자 와이키키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1의 꿈이었던 랩퍼에서 제2의 꿈인 파티쉐로 나아가던 윤아의 변화와 취업은 물론이고 사랑에 있었서도 사이다의 면모를 보여준 서진, 겉으로 보이는 비주얼과 다른 성격이 의외의 사건사고를 만들어내는 수아의 다채로움 역시 볼만 했고요.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는 서진이었어요. 하루만 면도를 안 해도 코 밑과 턱에 수염이 자라나 츄바카로 불렸는데, 지금까지 마주한 적이 없는 캐릭터였어서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상대역인 준기와 연기함에 따라 더 많은 웃음을 전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코믹 커플의 위대함을 알게 해주어서 흡족했답니다.
그리고, 솔이. 윤아의 딸로 다재다능한 연기를 뽐내서 출연할 때마다 절로 빠져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환하게 웃어줄 때마다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느낌이었거든요. 드라마가 끝나서 솔이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하는 점도 많이 아쉬웠어요. 이렇게나마 사진으로 가끔 보며 드라마를 회상해야 함이 시원섭섭하기도 하네요.
시트콤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좋은 기억이 많지만 무조건적으로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후속 드라마가 하반기 편성으로 미뤄짐으로써 코멘터리 스페셜과 더불어 연장을 통해 회차가 추가됐는데, 이로 인해 스토리상의 산만함이 곳곳에서 표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전의 쫀쫀함이 줄어들어 긴장감이 덜해짐으로써 안타까워지는 순간이 존재했음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보다 많은 에피소드를 볼 수 있어 좋았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마저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 생겼던 점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네요. 또한, 민폐 캐릭터의 평면성이 초반에 도드라져서 이 점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지요.
그러나 다행히도, 회를 거듭할수록 성장함으로써 입체적인 캐릭터가 탄생돼 단점을 장점으로 극복한 케이스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이와 더불어, 극의 흐름 속에서 여성 캐릭터의 주체성이 나날이 드러나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계속되는 변신과 도전이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만의 컨셉을 공고히 해서 무릎을 탁 치게 될 때가 많았답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청춘 군상들이 한곳에 모여 보여주는 희로애락 속에서 저 역시도 같은 감정을 가지며 함께 하루하루를 버텨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매주 월요일, 화요일이 기다려졌고 밤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조용히, 그러나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킬킬댔고 또 가만히 흘러내리는 눈물에 몸을 맡기기도 했어요.
그리고 결국에는 마침내 최종회가 다가왔는데, 딱 [으라차차 와이키키]다운 결말로 끝을 맺어줘서 고맙더라고요.
드라마의 마지막에 다다라 공식 포스터와 같은 포즈로 촬영에 임한 일곱 배우들의 사진도 훈훈했습니다. 달라진 의상과 곁에 있는 인물들의 관계에 따른 변화가 훨씬 더 편안한 표정과 미소를 짓게 만든 것이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이로 인하여 작품이 끝나기도 전부터 시즌2에 대한 시청자들의 염원이 컸습니다. 그렇기에,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시즌1을 뛰어넘는 이야기로 6명의 배우 모두를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 시즌2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희망하게 되었어요. 솔이의 성장기도 확인할 수 있다면 더더욱 좋겠고요.
시즌1 배우 6명 전부의 출연을 희망했고 이때 가장 걸리는 건 손승원의 군대 문제 뿐이었는데 이제는 현실 커플이었던 정인선과 이이경의 결별, 김정현의 건강 이상까지 겹쳐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시즌2에 대한 기사도 더 이상 마주할 수 없게 돼 슬픕니다, 흑흑.
김정현, 정인선, 이이경, 고원희, 손승원, 이주우. 6명의 배우와 캐릭터, 그리고 아기 한여름과 시트콤 드라마의 발견을 맞닥뜨리게 한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끝이 났지만 여운은 생각보다 더 오래갈 듯 해요.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질척거리고 있는 사람 나야, 나! 바로 저예요.
그래도 이 작품 이후에 모든 배우들이 차기작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서 다행스러웠어요. 앞으로도 멋진 행보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드라마가 끝나는 찰나에 아주 조금 울었어요. 이 작품에 제가 행할 수 있었던 최고의 찬사는 그것이 전부였지만, 배우 김정현이 언급한 것처럼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작품으로 남을 것임을 알기에 마냥 슬퍼할 필요가 없어 보여 그랬던 거라고 믿어 봅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울지 않고 때때로 생각하며 즐거우려고 합니다 .
그러니까 당신도, 나도, 우리들 모두 으라차차! 신나게 살아보도록 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꼭 시즌2를 만나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갑시다! 가보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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